서경대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GKS사업단 영월 탐방기 ②
지난 19~20일 양일간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운영위원장 방미영 교수)과 서경대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이하 GKS(Global Korea Scholarship):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 주관 사업), 서경대 GKS사업단(단장 박정아 교수)이 강원도 영월군을 찾았다.
영월은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묘인 장릉, 계유정난 이후 단종이 유배된 청령포 등과 더불어 사육신과 생육신, 그리고 충신들을 모시고 학업을 다졌던 창절서원과 오늘날의 국립대학격인 영월향교 등 다양한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또한 국내 최초의 공립 사진 박물관으로 국내외 유명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동강사진박물관과 자연과 예술 작품, 그리고 관람객이 하나가 되어 '인생샷'을 남기며 미술의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영월 젊은달 와이파크를 비롯해 김삿갓문학관, 라디오스타박물관 등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조용하지만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옥수수와 어수리나물의 향긋하고 달콤한 맛까지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있을 것은 다 있는' 곳이 강원도 영월이다.
서경대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은 문화현장 탐방, 사회공헌 프로젝트 기획 및 실행 등 다양한 활동을 청년이 주도적으로 실행하면서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을 발전시키고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놓은 역할을 13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이번 문화탐방은 청년들, 그리고 한국을 배우고 있는 유학생들이 한국의 전통 교육기관인 향교와 서원의 역할과 중요성, 단종 임금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릉과 귀촌 마을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삼돌이마을'의 성공사례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내외방송은 서경대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 GKS사업단과 함께 이번 문화탐방에 참여해 영월의 역사와 변화를 함께 체험했다. 본지는 그 체험의 현장을 4회에 걸쳐 독자들에게 전하려 한다.
이번 탐방은 영월향교가 주최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성균관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이 후원했고 동부건설(주)이 협찬을 했다.
동강사진박물관.
사진 관람.
영월향교의 기억을 안고 참가자들은 동강사진박물관을 찾았다. 2005년 7월 개관한 이 곳은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사진박물관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대표작품들을 비롯해 '동강사진상' 수상 작가들로부터 기증받은 작품, 영월군민의 기증 사진 등과 다양한 클래식 카메라가 전시되어 있다.
앞서 2001년 영월군은 "때묻지 않은 자연과 활기찬 삶의 모습을 나라 안팎으로 떨쳐 보이고, 사진의 힘을 통하여 세계를 동강의 품 안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전통을 만들어 나가려 한다"면서 전국 최초로 '동강사진마을'을 선언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02년 제1회 동강사진축제를 개최했고 동강사진박물관이 건립된 후 2009년부터 '동강국제사진제'로 명칭을 바꾸어 국제적인 사진 문화도시로 발돋움하려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지난 11일부터 제23회 동강국제사진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가 열리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사진들이 박물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합성 기술이 발전하면서 합성을 통한 사진 예술이 구현되고 있었다. 사진도 그렇게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위적인 손길, 기술의 손길이 사진에 닿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역시 하나의 흐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누군가는 합성이 아닌, 정말 꾸미지 않은 풍경이 담긴 사진을 좋아할테니 말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구본창 작가의 백자 사진.
구본창, 엘리엣 어윗, 가브리엘레 바질리코 등 국내외 사진 역사를 만들어 낸 대표 작가들의 작품과 올해 동강사진상을 수상한 원성원 작가의 수상자전, 영월에 거주하는 사진작가들이 담아낸 영월 군민들의 생활상, 지난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故 손홍주 작가가 찍은 인물사진들과 옛날 영화관의 풍경들, 그리고 초등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쓴 '사진일기'까지 동강사진박물관은 사진의 멋과 아름다움을 전하는 동시에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은 작품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전체적인 전시 설명 또한 어려운 말들로 구성되어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서울의 여러 미술관에서도 종종 느끼는 것이지만 꼭 작품을 설명하면서 어려운 단어, 추상적인 글을 써야하는 지 궁금하다. 쉽게 설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이 전시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보는 사람들이 자기 나름대로 작품을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관람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일종의 '어드바이스'를 하는 쉬운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박물관, 미술관의 격이 더 높아질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영월 젊은달 와이파크의 정문 역할을 하는 최옥영 조각가의 '붉은 대나무'.
작품이 관람객들의 포토존 역할을 한다.
다음에 간 곳은 '영월 젊은달 와이파크'다. "여기에 오시면 모두 카메라를 들고 '인생샷'을 찍을 수 있습니다"라는 설명에 호기심이 생긴다. 이 곳의 주소지는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술 주(酒)에 샘 천(泉), 즉 술이 나오는 샘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우리나라 지명 중 유일하게 술 주(酒)자가 들어간 곳이라고 한다.
이 곳에는 본래 '술샘'이라는 이름에서 모티브를 얻은 술박물관 '술샘박물관'이 있었다. 하지만 이 곳이 지역에서 운영되지 못하고 방치되자 2019년 박물관을 재생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바로 젊은달 와이파크다. 최옥영 조각가는 이 곳의 공간디자이너를 맡아 자신의 시그니처인 빨간색을 이용해 정문 격인 <붉은 대나무>를 만들고 미술관의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고 새롭게 공간을 만들면서 지금의 젊은달 와이파크를 만들었다.
'스파이더 웹 스파이스'.
용감하게 '스파이더 웹 스파이스' 안으로 들어간 학생들. '겁 없는 젊음'이 멋있다.
이 곳의 가장 큰 장점은 미술을 눈으로 보는 작품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미술을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붉은 대나무>는 미술관의 정문 역할을 하면서 와이파크가 보여줄 넘치는 에너지를 표현하고 있다. <목성>의 공간은 그야말로 신비로움을 주는데 특히 스마트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 인물 사진을 찍으면 환상적인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정말 여기에 오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낼 수밖에 없다.
작품은 미술 작품이 되면서 동시에 포토존이 되기도 한다. 커플들이, 엄마와 자녀가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이 하나의 훌륭한 작품이 된다. 붉은색 우주를 연상시키는 <붉은 파빌리온>은 아래가 보이는 구조 때문에 은근히 긴장감을 주고 그물로 만들어진 거대한 거미 모양의 설치미술인 <스파이더 웹 스파이스>는 관람객들이 직접 그물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 높은 곳에 설치되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은데 과감하게 여학생들이 그물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역시 '겁 없는 젊음'은 멋있다.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이 또 하나의 작품이 된다. 이 체험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목성'에서 찍은 파노라마 사진. 스마트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하면 환상적인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작품들은 관람객을 통해 생명을 얻게 되고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관람객은 작품을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의 작품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영월은 그렇게 젊은 학생들에게 문화로 새로운 활력과 재미를 주고 있었다. 새로운 '인생샷'을 찍기 위해서라도 영월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은근히 하게 되었다.
미술이, 사진이, 문화가 주는 새로운 즐거움. 영월이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도약할 날이 다가오는 듯하다. 그 징조일까? 이제 날이 완전히 개었다.
<원문출처>
NWN내외방송 http://www.nwt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3066#google_vigne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