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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국가 중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최근 자산가들이 미국 뉴욕이나 맨해튼 등에 있는 아파트나 상가·빌딩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목적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상속, 증여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한국의 엄청난 상속·증여세를 피해 미국 부동산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세법에선 원칙적으로 증여를 받은 사람(수증자)이 세금을 내야 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 주면 자식이 세금을 낸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부모(증여자)가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근본적인 차이다. 또 부모와 자녀의 국적에 따라서도 세금 납부 방식과 금액이 달라진다. 따라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를 할 때는 부모와 자녀의 국적, 부동산이 어디에 있는지(미국에 있는 부동산인지, 한국에 있는 부동산인지)를 잘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미국에 부동산을 구입한다고 해서 한국보다 유리하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황에 따른 세금 납부 방식을 살펴보겠다.


증여세 일러스트.jpg


첫 번째, 한국 국적의 부모가 미국에 있는 재산을 한국 국적의 자녀에게 물려주는 경우다. 이 경우 미국에 있는 자산에 대해 미국 세법에 따라 증여자인 부모가 비거주자의 지위로 미국 연방국세청에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두 번째, 한국 국적을 가진 부모가 한국에 있는 자산을 미국 국적을 가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다. 이 경우 자녀는 한국 세법상 비 거주자로서 한국 국세청에 증여세를 신고해야 하고, 세금도 한국 국세청에 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통상적인 증여세 공제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세법에서 상속·증여 때 부부간 6억원, 직계존비속간 5000만원 등의 공제혜택을 주는데, 이 공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증여자(부모) 역시 미국 연방증여세법에 따라 비거주자로서 미국 연방국세청에 증여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세 번째, 한국 국적의 부모가 미국에 있는 자산을 미국 국적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다. 자녀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미국 직장에 다니며 미국 국적을 취득할 때 이런 사례가 많다. 이 때는 증여자인 부모가 모두 증여세를 부담한다. 왜냐하면, 한국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21조는 2017년부터 해외에 소재한 자산을 증여하는 경우 증여세 신고와 납부의무를 증여를 하는 한국 거주자 부모에게 부담시킨다. 게다가 미국 연방증여세법또한 증여자인 한국 국적 부모의 증여세 신고와 납부의무를 부과한다. 이때 한국에서 이미 납부한 증여세는 미국의 증여세 신고 시점에 외국납부세액 공제를 통해 이중과세를 일부 피할 수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jpg

전 세계 부자들이 몰려드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고층 건물들.


이 경우, 한국 국적의 부모는 미국에서 매년 주어지는 증여세 면제한도인 15000달러(2019년 기준)의 공제를 통한 면세혜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국 국적의 부모가 미국에 있는 100만 달러짜리 아파트를 미국 국적의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부부 합산으로 최대 3만 달러까지는 면세 혜택을 받고, 나머지 97만 달러에 대하여는 금액 구간별로 18~40%의 누진적인 증여세율이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한국 국적의 부모가 이민을 통해 미국 영주권을 취득을 한 이후에 미국 국적의 자녀에게 증여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개정 세법으로 상향 조정된 평생 상속·증여세 통합공제한도인 1140만 달러 (2019년 기준, 부부 합산 2280만 달러)의 적용혜택 받을 수 있어 절세 효과가 크다. 위의 과세 대상이었던 97만 달러 부분까지 면세 혜택을 통해 납부할 증여 세액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투자이민 설명회에 한국의 자산가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때도 미국의 자녀는 미국이나 한국 정부 어디에도 증여와 관련한 세금을 낼 필요는 없지만, 향후 해당 증여 재산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관련한 소득세는 내야 한다.

 

조정근 조교수.jpg


/조정근 서경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Sellymon.com 자문 미국세무사


<원문 출처>

조선일보 http://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1/20191111027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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