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2025 통합형 공연예술 창의융합인재 양성 프로그램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2025학년도 1학기 모델연기 워크숍 연극 ‘체홉 단막극장’ 성황리에 올려져··· 각·연출 박인지 학우 인터뷰
조회 수 149 추천 수 0 2025.04.30 10:18:37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2025 통합형 공연예술 창의융합인재 양성 프로그램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2025학년도 1학기 모델연기 워크숍 연극 ‘체홉 단막극장’이 4월 23일(수)부터 4월 26일(토)까지 사흘간 평일 오후 7시, 주말 오후 4시에 교내 북악관 8층 스튜디오 810호에서 성황리에 무대에 올려졌다.
‘체홉 단막극장’은 1988년 한국, 체홉 단마 공연을 앞둔 극단이 극장에선 안톤 체홉의 <곰>과 <청혼>을 올리기 위한 리허설이 한창이다. 그런데 그 때, <곰>의 스미르노프 역을 맡은 경식이 연습이 두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배우의 부재에 배우들과 스탭들은 혼란에 빠진다. 경식의 여자친구 미란과 그녀의 선배 영수는 경식의 부재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하다. 단막 극단은 무사히 공연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별도의 쉬는 시간 없이 90분간 진행되었으며, 박인지 학우가 각색/연출을 담당했고, 배우진은 성민설, 김건희, 이채은, 문일송, 정성훈, 오예준, 최희주가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연극 ‘체홉 단막극장’의 각연출을 맡았던 공연예술학부 연출전공 박인지 학우를 만나 작품에 대한 내용과 준비과정, 소감 등을 들어보았다.
□ ‘체홉 단막극장’ 각연출 담당 연출전공 박인지 학우 인터뷰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공연예술학부 연출전공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인지라고 합니다! 2025학년도 모델연기전공 워크숍에서 안톤체홉의 <곰>과 <청혼>을 각색해 <체홉 단막극장>을 쓰고, 연출했습니다.
- 우선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작하고 싶습니다. ‘체홉 단막극장’은 어떤 작품인가요? 작품의 배경과 줄거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체홉 단막극장>은 1988년 한국, 안톤 체홉의 단막 <곰>과 <청혼> 공연을 준비 중인 극단을 배경으로 합니다. 안톤 체홉의 <곰>과 <청혼>의 각색을 시작하면서, 남녀 사이의 갈등이 마법처럼 풀리고 사랑의 결실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희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론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미디극 속의 사랑은 이런 모습인데, 과연 현실적인 우리의 사랑은 어떨까?’에 대한 고민에서 각색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희극공연을 만들어나가는 극단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결국 연극이란 것은 현실을 완전히 반영할 수 없기에, 관객들로부터 연극으로서의 거리감을 주기 위해 시대적 배경을 40년 전으로 앞당겼습니다.
극의 사건은 <곰>의 ‘스미르노프’ 역을 맡은 ‘경식’이, <곰>의 ‘뽀뽀바’역을 맡은 그의 여자친구 ‘미란’과 극단 선배 ‘영수’와의 관계에 깊은 질투심을 느껴 공연 이틀 전 연습에 갑자기 불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경식의 부재로 인해 급하게 이어진 <청혼>의 연습 장면에서는 ‘나탈리야’를 맡은 ‘은영’과, ‘로모프’를 맡은 그녀의 남자친구 ‘영수’ 사이에서 벌어지는 연기에 대한 자존심 싸움, 그리고 ‘영수’의 인정욕구에서 비롯된 갈등도 드러납니다. 결국 두시간이 넘게 지나 극장에 도착한 ‘경식’은 ‘영수’와 ‘미란’의 모습을 보며 더욱 깊은 오해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어리석었던 오해는 ‘미란’이 ‘영수’에게 준 쪽지를 ‘경식’이 가져와 모두의 앞에서 공개적으로 읽으며 해학적으로 풀리게 됩니다.
- 특히 이번 공연을 직접 각·연출을 하시면서 애정도가 상당히 높으실 것 같은데, 공연을 준비하며 특히 신경썼던 부분이 있었나요?
이번 공연을 만들면서 계속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으로는 각색 과정, 무대 위 백스테이지 활용 과정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각색 과정에서는 <곰>과 <청혼>의 남녀 주인공의 우스꽝스러운 갈등 모습이 각 작품의 배우 커플의 관계와 미묘하게 닮을 수 있도록 만들어보았습니다. 또한, 미란–경식 커플에서는 미란이 경식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결국 ‘사랑하겠다.’라는 의지를 갖고 결심을 하는 결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영수-은영 커플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사랑을 갈등으로 이끌지만, 결국 그것조차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을 그려보았습니다. 이렇듯 단순히 <곰>과 <청혼>을 잇는 장치적인 외피가 아닌, 구조적으로 인물들이 깊이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각색 과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저희 공연의 무대 디자인은 백스테이지와 온스테이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극 중 인물들이 백스테이지에서 어떻게 각 캐릭터의 특성을 살린 재밌는 액팅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특히 갑자기 추부꼬프로서 배우로 무대에 서야 하는 상황이 된 조연출 ‘성민’이 백스테이지에서 급하게 대사를 외우면서 연습을 하고, 선배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몰래 쉬는 모습 등을 보여줬습니다.
- 이번 공연의 전반적인 준비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무대 위 양측 백스테이지와 실제 스튜디오 810의 백스테이지를 구분하기 위해 연습실에서부터 연출부, 배우들과 SM팀이 다 함께 온스테이지/백스테이지/실제 백스테이지의 블로킹 및 등퇴장에 관해 정말 많은 생각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1980년대의 복장과 <곰>, <청혼>의 시대극 복장을 체인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했기에 장면 사이사이에 인물별로 메인 스테이지에서 연습을 하고 있지 않을 때 무엇을 하고 있을지에 대해 상상하고 실제 등퇴장과 의상 체인지 순간을 정해보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 외피를 만들게 되면서, {안톤 체홉 단막 (곰, 청혼)} ⊂ {1988년 체홉 단막극장} ⊂ {서경대학교 모델연기 워크샵 <체홉 단막극장>}의 세 단계의 구조를 가진 메타 씨어터극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형식 속에서 어떤 식으로 컨셉을 잡아 홍보해야 할 지 기획팀과 많은 고민과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다양한 고민들 사이에서 ‘1980년대의 이미지를 살린 서경대학교 모델연기 워크숍’으로서의 정체성으로 방향성을 잡았고, 기획팀의 멋있는 아이디어들로 좋은 게시물들과 홍보물들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의 인물들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의상이 중요했는데, 의상팀의 협업으로 모든 인물들이 시대 속에 완벽하게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 체홉 단막극장을 돌이켜보면, 러시아 복장의 멋있는 배우들의 모습과 더불어 1980년대의 옷을 입은 현실 캐릭터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벅차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테크 과정에서는, 극 중에선 연습이라 하더라도 <곰>과 <청혼>의 굉장히 멋있는 색감의 조명 디자인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연출가 ‘정숙’이 등장할 땐 극장 전체를 쓰기 위해 객석등을 켜는 등의 시도도 했습니다. 음향으로는 1988년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환 음악과 러시아 극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을 사용했는데, 음향디자이너의 센스로 분위기를 제대로 잡아주는 음악들이 많이 셀렉되었습니다.
- 공연을 준비하시면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연습실에선 사랑에 대한 생각의 차이로 인해 배우들과 분석 과정에서부터 고민이 있었습니다. 블로킹 때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지점이 있어 걱정이 많았습니다. 결국 모두가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것, 그것 자체가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이 생각을 기반으로 연기적으로 방향성을 잡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들을 선택해야 하는 연출이라는 자리가 늘 감사했지만, 가끔은 벅차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3월 말, 이미 수많은 회의를 거친 뒤에 막바지 회의를 하던 쯤에는 ‘이제는.. 그만 선택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습이 끝나고 집에 가면 스탭 파트 사이에서 제가 진짜 마지막으로 선택해야 할 것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보면, 예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매일같이 나에게 온다는 것 자체가 늘 감사한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공연 이후 연출가님의 계획이 궁금한데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이번 공연이 저의 첫 연출이었는데, 처음에 긴장하며 두려워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다음 학기도 연출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연습을 하느라 못 즐겼던 예술적인 새로운 경험들도 쌓고, 또 다른 작품을 써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 각·연출가님에게 연극 ‘체홉 단막극장’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요?
제가 겪었던 그 어떤 프로덕션보다 사랑이 가득했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희의 공연 파이팅 콜이 추부꼬프와 로모프의 대사인 “키스를 하라구! / 네? 누구한테요? / 00이 한테!/ (뽀뽀해주기)” 였는데, 이 파이팅 콜처럼,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어색해 하는 상황 하나 없이, 서로를 걱정하고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던 기억만이 가득한 프로덕션이었습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했던 기억들 뿐이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공연을 함께한 배우, 스텝, 교수님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배우들과 스텝들 모두 절 한 사람으로서 많이 사랑해주었습니다. 그것을 정말 많이 느낀 프로덕션이었습니다. 특히 연습실 내에서 저에게 힘든 내색 하나 하지 않고,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늘 성숙한 모습으로 고민이 있으면 차분히 전화를 걸거나 이야기를 해준 우리 배우들에게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만든 저조차도 이 극중 인물들이 쉽지 않았는데, 배우들이 표현해준 고민과, 저를 향한 믿음은 무엇보다 저에게 감사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래 친구로서 의지하고 있던 3년 지기 무대기술전공 동기들이 파트의 스텝 헤드 및 어시를 맡게 되었는데, 이 경험은 다시 오지 않을 걸 알기에 존재 자체로서 더욱 소중하고 뜻깊었습니다. 친구 박인지가 아닌 연출 박인지로서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프로덕션 전 과정에서 절 붙잡아준 무대감독 정임이에게 큰 감사를 느낍니다. 또한 다른 스텝분들께도 저의 상상 속에서 나온 이 작품을 안톤 체홉의 작품과 동일선상에서 놓은 채로 각자의 소중한 노력과 재능을 사용해주신 점에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흔들릴 때마다 제 걱정을 덜어주시고 시원시원하게 해결책을 제시해 주신 영환교수님께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프로덕션을 하면서 정말 큰 감동을 주신 교수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이 프로덕션의 모두를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홍보실=장유빈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