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서경대학교 물류유통학과 특임교수
최근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고있다. 미국의 관세 여파로 수출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 부진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이지만 중국의 전기차 비야디(BYD)는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신차 판매량은 427만2000대(승용차 기준)로 1년 전(302만4000대)보다 41% 증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르면 2년 안에 한 번 충전으로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도 선보일 계획이다. 반면 테슬라는 179만대를 팔았다. 다양한 모델과 생산능력에서 뒤처진 이후 BYD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인 '이구환신(노후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 시 보조금 지급)'과 미·중 무역분쟁 속에 '궈차오(애국소비)' 열풍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더 큰 산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비야디는 올해 1~4월 전 세계 누적 판매량 실적이 138만대로 현대차(135만대)를 사상 처음 넘어섰다. 그리고 한국 시장에도 진입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우리나라로 밀어낼 가능성 또한 높다. 한국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중저가 우수 인기모델을 중심으로 온 오프라인 병행 판매를 하면서 국내 보조금 소진 속도를 감안, 온라인으로 빠르게 안착하는 전략까지 세우고 있다. 인프라 확충도 전시장, 체험센터 중심으로 수도권 충전망 확대 계획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이 풍전등화 격이 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전기차 사정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세계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있다. 얼마든지 기술 격차를 보일 수 있는데 세계 1위를 BYD에 내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 정책도 환경부는 충전요금 인상이 전기차 보급을 저해한다며 2022년부터 3년째 요금을 동결했지만 그 기간 기대와 다르게 전기차 판매는 역성장했다. 소비자의 최대 우려는 충전시설 부족이다. 충전요금도 기름값의 30~40% 수준이다. 전기차 보급 걸림돌은 '얼마에 충전하느냐'가 아니라 '언제든지 충전할 수 있느냐'이다.
최근 LG와 한화가 전기차 충전사업에서 철수했고 SK도 사업을 매각한다는 소문이다. 민간 사업자에 대한 환경부의 요금 상한 통제 등 정부 개입의 부작용이 민간 투자 심리를 위축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 왜곡은 충전 인프라부족 체감과 서비스 품질 저하, 전기차 수요 부진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정답은 정부는 충전 사각지대 해소 등 공공 영역에 집중하고 민간이 '적재적소'에 충전소를 설치·운영할 수 있는 시장 환경 보장이다. 충전요금 자율성을 보장해 주고 민간이 거둔 이익을 충전 인프라 확대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상황은 녹록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의 일부 완성차 업체가 내연기관에 더 힘을 주고 있고 전기차 캐즘현상 장기화로 먹구름이 덮여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과감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전기차 시장 활성화는 충전 인프라에 달려있다. 주변을 보면 아파트는 양호한 편이지만 단독주택과 빌라는 무방비 상태다. 전기차는 친환경과 에너지 절감 등을 고려하면 미래 대안일 수밖에 없다. 국내시장만이라도 외국산 전기차에 내주지 말자. 배터리 세계최고 기술력을 갖고 있으므로 편리한 인프라만 확충하면 된다. 최근 관세문제로 철수 운운하고 있는 부평GM에 친환경차 전환기회를 만들어 주자. 인천에서 충전인프라 확충에 과감하고 통 큰 지원정책을 추진하여 한국 전기차 시장 생존의 골드타임을 지켜 낸 모범도시가 되도록 인천시의 분발을 촉구한다.
/김광석 서경대학교 물류유통학과 특임교수
<원문출처>
인천일보 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94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