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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창작물'에 거부감 생길 수 있어
AI임을 미리 알리고, 인간 창의성 더 높여야

박재항 서경대 광고홍보영상학과 교수

[박재항의 소소한 통찰].jpg

지난달 4일 별세한 데이비드 코프 미국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인공지능(AI) 음악의 대부이자 개척자로 불린다. 일찍이 1990년대에 컴퓨터에 눈을 뜬 그는 알고리듬을 이용해 작곡한 곡들을 선보였다. 음악 애호가인 한 화학 전공 교수가 컴퓨터 음악 관련 설명회에서 이 곡들을 듣자 혹독한 감상평을 풀었다.

“꽤 좋은 음악이기는 하지만 듣자마자 컴퓨터로 작곡한 곡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죠. 이 작품에는 감정도 영혼도 깊이도 없어요.”

사실 같은 곡을 그 교수는 6개월 전에 들었다. 코프 교수는 컴퓨터로 만든 곡들의 작곡가는 ‘에밀리 하웰’이라고 소개했고, 에밀리 하웰은 가상의 인물이란 사실을 꼭 밝혔다. 샌타크루즈의 한 연주회 소개책자에 ‘에밀리 하웰은 인간이 아니다’라는 말을 빠뜨렸는데, 그때 그 화학 교수가 와서 곡을 들었다. 같은 곡인데 그때는 “하웰이 지은 곡을 들은 이 연주회가 음악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최근 한 제약회사에서 AI로 만들었다는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 노래 작곡, 캐릭터 창출, 캐릭터의 노래 연주와 가창, 성우의 목소리까지 모두 AI의 작품이라고 했다. AI에 대한 언급 없이 광고를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귀엽다’ ‘재미있다’ 등의 좋은 평이 나왔다. 한 학생이 “인위적 느낌이 나는데요”라고 하자 바로 “거북하다” “부자연스럽다”는 부정적 평이 이어졌다. AI로 제작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앞서 긍정적 평가를 내린 학생들까지 ‘그런 것 같았다’는 식으로 돌아섰다.

AI로 광고를 만들었다고 자랑처럼 알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몇몇 기업은 AI를 활용했다고 하면 트렌드의 첨단을 걷는 것처럼 느껴지는 양 큰소리로 외친다. 실상은 다르다. 필자의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처럼 특정 창작물을 AI로 만들었다고 하면 부정적 방향의 평가가 우세하다. 그래서인지 아예 자막과 성우의 목소리로 ‘AI로 만든 영상이 아닙니다’라고 고지하는 광고도 나왔다. 이제 광고물을 제작할 때 AI를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런 현실에서 기업은 AI를 이용했음을 알려야 할까.

광고물에 직접 표시하지 않더라도 AI를 사용했음을 알려주는 게 좋다. 이번 대선 개표 방송에서는 카운트다운 예고 영상부터 AI로 새로운 기법을 도입했다고 홍보했다. 단순한 AI 사용 여부만 고지하기보다는 구체적 부분을 들어주면 더 좋다. 캐릭터 작명, 노래 작곡, 연주 등 특정 부분이 AI가 한 것임을 알려주면 수용자가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AI의 한계도 확실히 알아야 한다. 광고물을 만들기 위한 최초 정보 입력과 조건 설정은 사람이 해야 한다. 완성도에서도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방망이 깎는 노인’과 같은 인간의 섬세한 마무리 손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더욱 창의적으로 날을 세우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광고물에서 AI가 양(量)이라면 인간은 질(質)로 나가야 한다.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깜짝 놀라게 할 수준의 작품이 나올 확률은 줄어든다. 절감된 시간과 비용을 창의성을 높이는 데 적극 투자해야 한다.

<원문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1339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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