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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준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학과장), 안보전략연구소장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칼럼 러-우 전쟁이 깨닫게 하는 6·25의 교훈과 역사적 진실.jpg
↑↑ 채성준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학과장), 안보전략연구소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3년이 넘으면서 두 나라 모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국민들이 지쳐 있다. 우크라이나는 사망, 탈출, 영토 손실로 줄어든 인구가 800만에서 천만 명 정도나 되고, 전 국토가 초토화되다시피 하면서 재건 비용만 600조 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 한다. 

러시아 또한 사상자와 탈출자를 비롯해 국토 피해가 만만치 않다. 이른바 ‘전시 경제’로 버티고 있을 뿐, 천문학적 전쟁 비용과 서방의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가 과연 승자이고 패자인지 의문스럽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1차대전이 끝난 후에 따져보니, 주요 참전국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싸움을 통해 지키려던 걸 상실한 결과가 초래되었다는 역사가들의 평가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패전국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해체되고, 전쟁을 일으킨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는 축출되었다. 승전국도 다를 바 없다.

러시아 제국은 볼셰비키 혁명으로 무너지고, 프랑스는 심각한 국토 피해와 정치적 혼란을 겪었으며, 영국도 산업 혁명 이래 쌓아온 막대한 부와 많은 젊은이들을 잃고 말았다. 

취임하면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러-우 전쟁을 종전시키고자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당사국 간 이해관계가 달라 어느 한쪽도 쉽게 물러서려 하지 않고 복잡한 국제관계까지 얽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를 지켜보면서 우리 민족의 비극인 6·25 전쟁도 통일을 염원하던 한국은 배제된 채, UN군과 중공군 및 북한군 간에 종전이 아닌 정전협정으로 마무리되었던 아픔이 새삼스레 떠올려진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러-우 전쟁 초반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에서 러시아는 침략자, 우크라이나는 피해자라는 식의 선악 구도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 전쟁의 책임 소재보다는 종전 협상 타결이 최우선으로 전략적 기조가 바뀌면서, 우크라이나 역시 무리하게 NATO 가입을 밀어붙이는 등 러시아를 자극해 전쟁의 빌미를 주었다는 양비론적 시각이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다. 

전쟁은 결국 사람이 일으키고, 심지어 한두 사람의 정치인 또는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이나 정복욕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쟁이 발생하는 원인은 단일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동기와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어나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다. 러-우 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푸틴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정치세력이나 국제관계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해도 전쟁은 궁극적으로 교전국 쌍방에서 만들어지며, 많은 경우 개전 책임을 상대편에 전가 시킬 목적으로 미묘하고 교활하게 감추어서 식별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그중 어느 한쪽이 먼저 침공함으로써 발생한다. 러-우 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우크라이나를 선제공격했다는 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6·25 전쟁도 마찬가지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에 북한군이 전면 기습 남침하였다는 게 비극의 서막이다. 한때 전쟁의 원인을 두고 스탈린 주도설, 이승만 주도 한미 공모설, 내란 확장설 등 온갖 가설이 제기되었지만, 냉전이 끝난 후에 구(舊)소련의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전적으로 김일성의 의지에 따라 전쟁이 시작되었음이 증명되었다. 우리 군(軍)이 국제정치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한국전쟁’(Korea War) 대신 ‘6·25 전쟁’을 고집하는 건 이 때문이다. 

러-우 전쟁도 언젠간 끝날 것이고 그때쯤엔 누가 더 많은 것을 얻고 잃었는지가 판가름 날 테지만, 러시아가 먼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게 역사의 정의다. 6·25 75주년을 앞두고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이 이 땅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 못지않게,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결코 잊어서 안 된다는 걸 다시금 되새겨 본다.

<원문출처>
경상매일신문 https://www.ksmnews.co.kr/news/view.php?idx=54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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