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서>
“그들은 변동성과 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재정절벽, 브렉시트, 중국 침체, 유가 급락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라면 무조건 좋다.
소위 전문가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우리는 공포에 휩쓸린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투자를 꺼리게 된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매년 조정이 있을 거라고 미리 예측하는 것이다.
이번이 특별한 게 아니라 매년 있는 일과성 이벤트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1900년 이후 매년 주가 조정은 있었으며, 평균적으로 54일, 13.5% 조정이 발생했다.”
- Unshakable(흔들리지 않는 돈의 법칙), 토니 로빈스, 2017
우리는 왜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가?
“아니 작년 11월에 금리가 올랐잖아?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린다며? 그런데 예금과 적금 금리는 조금씩 올리고 대출 금리는 잘도 올리더니만…. 우리 같은 월급쟁이는 도대체 어떻게 목돈을 만드냐고!”
“그러게. ‘묵묵히 돈을 모은다’라는 표현이 이제는 ‘나 바보예요’라고 하더군요.”
30대 직장인인 하한가(가명)씨와 조단타(가명)씨의 대화내용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열풍과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껴 이러한 푸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누구는 비트코인으로 수십 배의 수익을 냈다고 하지만 24시간 눈이 충혈되도록 지켜볼 수 도 없고 또 상승도 하지만 하락하는 모습을 보니 도저히 자신 있게 투자를 할 수도 없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32평형 아파트가 십 몇 억 한다느니 20억을 훌쩍 넘었다고 하는데 대출받기도 가뜩이나 점점 어려워지면서 섣불리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최근 금리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마뜩치 않은 이자율에 15.4%의 이자 소득세를 부담하면서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묵묵히 월급을 모으면 무슨 수가 나오겠는가?
최근에 모 신문기사에 직장인들이 월급을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길게는 25년까지 걸린다는 기사가 있었을 정도로 직장인들의 투자나 자산관리 방법에 대한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아무리 한국은행에서 최근 1년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저금리 시대는 끝났다고 하지만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는 것도 부담스럽고 소폭씩 올린다면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희석효과로 실제 직장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
투자법칙 ‘72’
‘72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복리를 전제로 기본 자산이 두 배로 늘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72를 해당 수익률로 나눌 경우 대략적으로 원금의 2배가 되는 기간이 산출된다. 그리고 72를 기간으로 나눌 때에는 그 기간 동안에 원금이 2배가 되는 수익률이 산출된다. 예를 들어 복리가 5%일 경우 투자자산이 2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72/5로 계산하게 되는데 14.4년이 걸리는 셈이다.
만약에 금리가 4%대라면 원금이 2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72/4로 18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 반대로 계산해서 10년 안에 원금을 2배로 늘리고 싶다면 72/10으로 계산하면 7.2%의 목표 수익률이 나온다.
지금의 시장금리로는 쉽게 달성할 수 없는 수익률이고 다른 포트폴리오나 투자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직장인들이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아래의 그래프는 1981년 1월부터 2023년 1월 6일 종가까지의 코스피지수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물론 42년간 코스피 지수는 크게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스피지수에 투자가 가능한 ETF(상장지수펀드)나 인덱스 펀드가 40여 년 전부터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시장에만 투자해도 상당한 수익을 냈을 것이다. 많은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코스피지수 등 시장과 우량주식에 대한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의미가 여기에서 나온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과연 40여년을 주식에 묻어둘 수 있는 인내와 끈기의 소유자가 몇 명이나 될까? 한 사람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직장에 취업을 해서 정식으로 정년퇴직할 때까지의 기간도 30년이면 대단하다고 주변에서 찬사가 쏟아진다. 그런데 40년을 주식이나 코스피 지수에 투자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40년은 바라지도 않는다. 20년을 봐도 취업을 20대 중후반에 한다고 해도 그 사이 결혼은 안하는가? 자녀는 태어나지 않는가? 내 집 마련은 안할 건가? 목돈이 필요한 재무적인 이벤트가 분명히 다가온다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이벤트를 감안해서 별도로 안정적인 자산에 운용하고 일부 소액으로 20년 이상 묻어둔다면 모르겠다.
▲ 표1) 약 42년간 코스피지수 흐름
하지만 최근 20년을 되돌아봐도 중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폭락장이 있었고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초기의 하락장을 견뎌야 했다. 이러한 고난과 역경을 견딘다고 해도 최근 5년간의 코스피지수 흐름을 살펴보면 2021년의 상승장 외에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5년간 수익률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1년은 어떠한가? 누구나 알고 있듯이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발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양한 악재가 발생하면서 코스피지수 3,000포인트 초반에서 2,200포인트도 불안한 모습을 보일 정도로 하락한 한해였다.
투자와 관련된 도서는 항상 시기성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보면 의미 없는 자료와 내용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필자가 굳이 이렇게 40여년, 5년, 1년간의 자료를 통해서 강조하려는 것은 무조건 10년 이상 장기투자나 묻어둔다는 느낌의 투자의 현실을 알려주고픈 마음에서이다. 따라서 본도서는 몇 년이 지나서 읽어도 충분히 강조하고 싶은 투자의 원칙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물론 5년이나 10년 만에 수 십 배의 상승을 보인 종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신도 아니고 그러한 종목을 콕 짚어 투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언급을 했다.
“그렇다면 교수님이 강조하시려는 투자방법은 도대체 무엇이지요?”
이렇게 질문을 하고 싶으시리라 생각하며 결론을 언급하면 주기적으로 자신의 목표수익률을 정해서 수익실현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되 종목분석과 선정은 다음 장에 정리하는 내용을 참고하면 그만이다.
브런치의 매거진 ‘주린이를 위한 경제용어’에 손주부 작가의 좋은 글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제목은 ‘우량주에 10년간 장기투자하면 벌어지는 일’이라는 글이다. 투자의 전문가들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면 돈을 번다고 하는데 과연 10년 전에 우량주를 매입해서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계산해 보았다. 투자원금은 총 1억원이고, 2011년 코스피 시가총액 1위부터 10위까지의 종목별로 1000만원씩 분산 투자를 했다고 가정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삼성전자에 투자한 1000만원은 2787만원1)이 되었지만, 현대중공업에 투자한 1000만원은 315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LG화학, 한국전력의 주가만 올랐고 나머지 7개 기업의 주가는 하락했다. 한국전력은 10년간 100원이 올랐지만 그 기간 동안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자면 오히려 마이너스 투자와 다름없다.
1) 하지만 이마저 2022년 하락세가 이어지며 5만원대로 주가가 하락해서 2023년 1월 기준 실질 수익률은 크게 낮아진 상태이다. 본 글이 작성된 2021년 9월초까지의 기준임을 명심하도록 하자. 이러한 수익률 하락은 다른 종목들도 같다고 보면 된다.
최종 투자결과는 원금 1억원이 1억 225만원이 되었고 10년간 2.2% 정도 증가한 것인데 연평균 수익률로 계산해보면 0.25%밖에 안 되는 결과이다.
본 글이 작성된 날짜가 2021년 9월 3일로 되어 있다. 위에 삼성전자의 각주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글이 작성된 이후 2022년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2023년 1월 6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59000원, 현대차 15만 9500원, 포스코홀딩스 28만 6000원, 현대모비스 21만 4000원, 기아 61500원, LG화학 59만 4000원, 현대중공업 10만 4000원, 신한지주 40600원, 한국전략 19500원, 삼성생명 72400원으로 절반 정도의 종목이 추가 하락했고 나머지 종목들도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해서 2011년 시가총액 1위~10위까지의 종목을 2023년 1월까지 11년간 투자했어도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우량종목들을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투자를 하더라도 본인만의 수익률 구간을 정해서 일정한 시기마다 수익률 실현을 통해서 전체적인 기간 수익률을 쌓아 나가는 전략을 세우자는 것이다. 막연하게 우량종목을 장기로 묻어두고 배당수익을 고려해서 보유하는 것도 투자의 하나의 전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너무나 많은 투자자들이 ‘설마 망하겠어?’, ‘언젠가는 회복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장상황이나 기본적인 투자가치 분석도 안하고 덥석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을 우려해서 강조한 것이다.
주식투자 어떻게 덤벼야 할까?
지금부터 필자와 같이 주식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본적 분석, 기술적 분석을 통해서 단기, 중기, 장기로 ‘투자+보유’할 종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전체적인 자산운용의 30~50%가량은 주식 및 주식과 관련된 상품이나 투자를 하는 것이 남들보다 나은 수익률을 거두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고 계속적으로 관심과 공부를 해보도록 하자.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프로필]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현)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현)서울시민대학 사회경제분야 자문교수
(전)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
<원문출처>
조세금융신문 https://www.tfmedia.co.kr/news/article.html?no=162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