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漢字, 세상을 말하다

진세근 교수 칼럼.jpg 

육기(陸機)는 중국 서진(西晉)의 시인이다. 그는 『오등론(五等論)』에서 “군주는 구차한 마음이 없어야 하고, 신하는 굳건하게 올바름을 지켜야 한다(爲上無苟且之心, 群下知膠固之義)”고 썼다. 구차는 눈앞의 이익만 챙기고 본심과 도덕에 어긋나고, 법을 어기는 일을 행한다는 뜻이다.   


원래 구(苟)는 경솔하다는 뜻이다. 차(且)는 남성의 생식기를 표현한 상형문자다. 그래서 구차지사(苟且之事)는 부적절한 성행위를 의미한다. ‘눈앞의 이익’이 당초에는 부덕한 정욕을 가리켰지만 후에 비루한 행위로 의미가 확장된 셈이다. 

송(宋)대 왕안석(王安石)은 상소를 통해 “한(漢), 당(唐), 오대(五代)의 패망을 살피시고, 진(晉), 무제(武帝), 사마염(司馬炎)의 ‘구차인순(苟且因循)의 재난’을 참고하소서”라고 간했다. 사마염은 조조(曹操)가 세운 위(魏)나라를 멸망시키고 진(晉)을 세운 인물이다. 초기에는 영민했으나 말년에 우유부단하고 정세를 살피지 못해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인물이기도 하다. 인순은 ‘느슨하고 해이하다’는 말이다. 구차인순은 따라서 ‘옛것만 답습하고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것’을 가리킨다. 

순자(荀子)는 『영욕(榮辱)』에서 “살기에 급급할 뿐 앞날의 재앙을 알지 못하는 자들은 자기가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인지도 모른다(今夫偸生淺知之屬, 曾比而不知也)”고 한탄했다. 여기에서 구차투생(苟且偸生)이란 말이 나왔다. 

국빈으로 한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박만 한다고 설왕설래가 요란하다. 그렇다고 일본만 예뻐하냐고 구차하게 구걸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세세하게 따져 얻을 것과 내줄 것을 정밀하게 구분하려면 구차인순에 빠져선 곤란하다. 

보다 두려운 일은 내일 무슨 화가 미칠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무사히 넘기는 일이다. 대통령과 여야 모두 이런 구차투생을 넘어 굳건하게 의로움을 지킬 것을 기원한다. 그래야 백성이 편안해진다.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초빙교수

<원문 출처>

중앙SUNDAY http://news.joins.com/article/22060111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1279

서경대 등 서울 동북지역 10개 대학, 공동 '잡페스티벌' 개최 file

40개 중견기업 현장 채용·상담 진행 서경대 등 서울 동북지역 10개 대학이 11월 7일(화) 취업 페스티벌을 공동 개최한다. 페스티벌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덕성여대 하나누리관에서 열린다. 학생 2,000여 명과 40여...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제8회 여성공학인대상 시상...교육부문 강선미 서경대 전자공학부 교수 수상 file

사단법인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이하 한여공)는 2일 오후 6시 반포 원 하모니홀에서 ‘2017 제8회 여성공학인대상 시상식 및 연차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후원하는 ‘여성공학인대상’은 올해 8번...

‘서경대 사람들’ 인터뷰: ‘2017 성북진경페스티벌’에 기획자와 스태프로 참가한 문화콘텐츠학과의 김은지(2년) 학생, 김유석(2년) 학생 file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학생 23명 전공수업의 일환으로 ‘2017 성북진경페스티벌’ 참여…지역문화의 가치와 의미 찾고 알리는 과제 수행 ‘2017 성북진경페스티벌’에 참여한 문화콘텐츠학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

서경대학교, 성북구청과 함께하는 「현직 멘토와의 잡(job) 생각」 개최 file

11월 6일(월) 오전 10시 서경대 본관 8층 컨벤션홀서 유수 기업 현직 전문가 멘토로 참여, 재학·졸업생, 청년에게‘취업 비법’전수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성북구청(구청장 김영배)과 공동으로 11월 6일(월) 오전 10시 서경...

서경대학교 뷰티테라피 & 메이크업학과, 세계 화장품업계의 이단아 러쉬코리아(LUSH KOREA)관계자 초청 브랜드 가치 커뮤니케이션 및 취업 특강 개최 file

10월 31일(화) 오전 10시 교내 유담관 1408호서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뷰티테라피 & 메이크업학과(학과장 이인희)는 친환경제품으로 승부하는 세계 화장품업계의 이단아 러쉬코리아(LUSH KOREA)관계자를 초청, 10월 31일(화) ...

국제비즈니스어학부 노어전공 교환학생 료샤 알렉세이 인터뷰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요.” file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요.” 료샤 알렉세이 소유진 학생기자: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료샤 알렉세이: 안녕하세요. 러시아에서 온 료샤 알렉세이입니다. komsomolsk-on-amur state technical university에서 기...

[issue&] 스타학과·명품교육 인기 … 수시 경쟁률 68대 1 file

서경대 예대는 실무 현장과 동일한 프로덕션 시스템을 교육과정에 도입해 운영하며 현장 전문가를 교수로 영입해 가르치고 있다. 사진은 서경레코딩 스튜디오. 서경대학교 예술대학이 2018학년도 수시모집 결과, 68대 1의 경쟁률을...

‘602대 1의 비밀’ file

서경대학교 실용음악학과는 올해 2018학년도 4년제 대학 수시 원서접수에서 경쟁률이 602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실용음악학과도 444대 1로, 서경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전문대학의 경우도 수시 1차...

[진세근 교수 기고] 苟且<구차> file

漢字, 세상을 말하다 육기(陸機)는 중국 서진(西晉)의 시인이다. 그는 『오등론(五等論)』에서 “군주는 구차한 마음이 없어야 하고, 신하는 굳건하게 올바름을 지켜야 한다(爲上無苟且之心, 群下知膠固之義)”고 썼다. 구차는 눈앞의 이...

[반성택 서경대 교수 시론] 평가지표와 선거제도 file

반성택(본지 논설위원 / 서경대 철학과 교수) 스마트폰 사용은 편한데 그 이외는 너무나 불편하다. 빵집보다 많아 보이는 대리점을 거리에서 보며 전화기를 사러 어디로 갈지가 우선 망설여진다. 마침내 골라 들어가도 사실 몇...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