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진세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jpg

진세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고 불평할지 모른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의 초식동물 입장에서는 말이다. 누구는 맹수로 태어나 쫓으면서 살고, 누구는 초식동물로 태어나 평생 쫓기면서 살아야 하는가, 라고 한탄할 수 있을 게다.

 

그러나 생존율만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쫓는 사자의 평균 생존율은 15% 정도지만 쫓기는 초식동물은 35%나 된다. 사냥의 성공률이 그만큼 낮은 탓이다.

 

사자가 가젤을 노린다고 하자. 그는 최대한 가깝게 접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각될 수도 있다. 근접에 성공해도 100~200m 거리라는 부담을 안은 채 출발해야 한다. 불리함은 또 있다. 사자는 300m 이상을 전력 질주하면 뇌혈관이 터져 사망할 수 있다. 짧은 시간에 결판을 내야 한다. 마지막 승부는 10~20cm의 사소한 차이로 결정된다. 그래서 이 사소함은 사소하지 않다. 극복하려면 목숨을 건 마지막 끈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성현들도 사소함을 크게 봤다. ‘작은 것은 작지 않다. 작은 것 안에서 큰 것을 볼 수 있다(小事不小 小中可以見大)’는 정신이다. 노자(老子)큰일은 세밀함에서 시작해야 한다(大事必作于細)’고 가르쳤다. 결국 사소함은 디테일로 개념이 확장된다. 작지만 중요하다는 점에서.

 

영국 민요는 노래한다. “못 하나 떨구니 말발굽 떨어지고, 말발굽 떨어지니 말 한 마리 넘어지고, 말 한 마리 넘어지니 왕이 전사하고, 왕이 사라지니 나라가 망했네

 

디테일에 관한 한 거미도 만만치 않다. 거미는 두 축이 연결되면 부지런히 오가며 씨줄과 날줄을 엮는다. 이게 다가 아니다. 네트워크의 모든 지점에서 발생하는 움직임을 즉각 감지하려면 느슨해선 안 된다. 씨줄과 날줄의 간격 또한 규칙적으로 배열돼야 한다. 디테일의 극치다. 네트워크가 완성되면 거미는 중앙에 특별 감지선을 설치한 뒤 그 줄을 달고 잠복한다. 먹잇감이 걸리는 즉시 튀어나갈 수 있는 이유다.

 

거미에게 디테일만 있는 건 아니다. 새벽 산행 길을 막고 있는 거대한 거미줄을 본 적이 있는가? 길 양편으로 꽤 떨어져 있는 두 나무를, 거미는 어떻게 연결했을까?

 

비결은 끈기다. 한쪽 나무에 줄을 걸고 거미는 바람이 불기를 기다린다. 바람이 불면 줄을 그네 삼아 거미는 목표 나무로의 진자 운동을 시작한다. 바람이 원하는 대로 불어준다는 보장은 없다. 거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그럼에도 거미는 끈기 있게 진자운동을 계속한다. 제대로 된 바람이 불어 마침내 목표에 안착할 때까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으로 세상이 소란하다. 대구·경북 지역은 물론, 충청권에서도 그들만의 특별법을 발의하겠다는 소리가 들린다.

 

편승은 피하자. 중요한 건 사자와 거미의 디테일과 끈기다. 특별법의 조문을 샅샅이 살피는 데는 디테일이, 찾아낸 핵심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데는 끈기가 필요하다.

 

특별법엔 몇 가지 희망이 있다. 우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규정을 담았으나 강제 조항은 아니다.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사전타당성조사도 마찬가지다. 절차 간소화만 규정했을 뿐 건너뛰라고 하지는 않았다. 심의 마지막에 추가된 환경영향평가도 따져볼 대목이다. 이런 걸 찾아내는 게 디테일의 힘이고, 이를 붙들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건 끈기의 몫이다.

 

디테일 혹은 끈기로는 부족하다. ‘디테일 그리고 끈기여야 한다. 그래야 내 집과 고향, 그리고 조국을 지킬 수 있다. 얼렁뚱땅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걸 가덕도 특별법은 가르쳐줬다.

 

<원문출처>

경북일보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0104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71048

행안부, 대한민국 안전기술대상 및 연구개발대상 시상 file

안전산업 분야 기업 및 연구자 등 산업 발전 공헌자 대상 25건 시상 13일 경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3 대한민국 안전산업 박람회(K-SAFETY EXPO)' 현장에서 대한민국 안전기술대상 및 재난안전 연구개발 대상 수상작 15건...

[사고] ‘2023 아시아투데이 금융대상’ 신한금융그룹·미래에셋증권 선정 file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서 시상식 개최  1일 서울 여의도 아시아투데이 본사에서 열린 금융대상 시상식 관련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최승재 세종대 법학...

한국행정법학회, 22일 '국가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정법학적 대응' 학술대회 file

한국행정법학회(회장 김용섭)는 22일 오후 1시 30분 세종시 조치원읍 홍익대 세종캠퍼스 세종관에서 '국가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정법학적 대응'을 주제로 제59회 학술대회를 연다. 이번 세미나는 대전세종연구원, 홍익...

경기도교육청, 국회서 '학생 창업상태계 조성 논의' 토론회 개최 file

경기도교육청이 ‘학생도 창업, 고교도 산학협력 할 수 있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고등학교 산학협력의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고, 학생 창업생태계 조성을 논의하기 위한 취지다. 토론회는 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경대학교 문화예술센터, 2023년 성북구 「인생상상 멘토링」 사업 본격 시동 file

9월부터 12월까지 6개 멘티그룹, 6명 멘토가 총 54회차에 걸쳐 인문·예술 멘토링 진행   서경대학교(총장 김범준) 문화예술센터(센터장 한정섭)는 2023년 성북구 ⌜인생상상 멘토링⌟ 의 ‘멘토 오리엔테이션’을 마무리하...

발로 뛰는 지성언론, 서경대 신문 572호입니다. file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부 한국무용전공 재학생들 '2023 제18회 보훈전국무용경연대회‘ 본선에 참가해 '대상(장관상)’, ‘금상’ ‘은상’ 수상 등 우수한 성적 거둬 file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부 한국무용전공 재학생들이 지난 7월 9일(일) 상명아트센터 대신홀에서 열린 (사)보훈무용예술협회 주최 ‘2023 제18회 보훈전국무용경연대회’ 본선 ‘수상자의 밤’에 참가해 ‘대상(장관상)’, ‘금상’, ‘은상...

서경대학교, 「2023년 인생나눔교실(수도권)」 인생삼모작 인생나눔학교 ‘네트워킹 데이’ 성료 file

인생나눔교실 중간 성과 공유 및 참여자 간 네트워킹 진행 멘토별 멘티 유형 세분화한 맞춤형 인문사례 탐구 서경대학교(총장 김범준) 문화예술센터(센터장 한정섭)는 ⌜2023년 인생나눔교실⌟ 수도권 지역의 ‘인생삼모작 인생...

성북구·서경대, 9일부터 나흘간 '마을교육활동' 실시 file

대학 우수자원 활용해 교육과정 개발, 청소년 진로탐색 메이크업 기초부터 전문과정까지 이론 및 실무교육 제공  성북구가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서경대학교 구내 청소년 40명을 대상으로 '마을교육활동'을 실시한...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 음악교육 <스쿨 오브 뮤직> 외 하반기 프로그램 수강생 모집 file

서울시가 설립하고 서경대학교가 수탁 운영하는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는 음악교육 프로그램 <스쿨 오브 뮤직>의 수강생 모집을 9월 5일(화)부터 4일간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다. 음악교육 프로그램 <스쿨 오브 뮤직>은 보컬, ...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