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목)부터 3월 9일(토)까지 3일간 북악관 스튜디오 810서 <상상>, <백색>, <경험>, <파리>, <눈사람> 등 5개 에피소드로 감동의 무대 선사…김동률(공연예술학부 연기전공 16학번) 군은 극본과 연출에 출연까지 감행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학부장 강신 모델전공 주임교수)에서는 정기적으로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공연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찾아온다. 지난 3월 9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동계 워크숍 ‘김동률 단편선’도 그 기회 중 하나다. 공연예술학부 동계 워크숍은 작품을 공연하길 희망하는 학생들끼리 모여 겨울방학 기간 동안 준비를 한 후 통상 새해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 첫 주에 자신들의 작품을 무대에 올려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이번 2019년 공연예술학부 동계 워크숍에는 총 두 개의 작품이 올라왔다. ‘김동률 단편선’과 ‘분노’이다.
그 중 먼저 관객들을 찾아온 ‘김동률 단편선’은 3월 7일(목)부터 3월 9일(토)까지 3일간 교내 북악관 스튜디오 810에서 총 3번에 걸쳐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장은 만석을 이뤘으며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상상>, <백색>, <경험>, <파리>, <눈사람> 등 총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김동률 단편선’은 연극 제목에서도 느껴졌듯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김동률(공연예술학부 연기전공 16학번) 군의 상상력이 기반이 됐다. 연극은 각 에피소드에서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화자가 한명 씩 무대에 등장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식으로 진행됐다.
공연의 시작점이자 작품의 대부분이 상상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리는 내용의 프롤로그 <상상>에는 박민경 양이,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두 번 째 에피소드 <백색>에는 이다현 양이, 성인이 되고 나서 누구나 가지게 되는 호기심과 그에 대한 열망에 관한 세 번째 에피소드 <경험>에는 안진형 군이, 그리고 자신의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는 지점에서의 혼란을 담은 네 번째 에피소드 <파리>에는 극본과 연출에다 직접 출연까지 란 김동률 군이, 극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에필로그 <눈사람>에는 장한길 군이 무대 위에서 열연을 펼쳤다. ‘김동률 단편선’은 각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큰 맥락 속에서 서로 의미를 주고받는 등의 일련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5개 각각의 에피소드가 주는 메시지는 하나의 스토리로 이루어진 극의 깊이와 폭을 뛰어넘을 만큼 깊고 컸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 쯤은 해봤을 법한, 하지만 그 누구도 이처럼 도발적이고 솔직하게 구현해 내지는 못 했을 재미있는 상상에 대한 이야기는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흉중에 매력적으로 다가가기에 충분했다.
공연 무대의 구석구석과 장면장면에는 연출과 스텝, 그리고 출연진들이 이번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그 근성과 열정이 묻어났다. 조명이 전환되는 단위인 ‘큐’사인은 무려 120회나 있었고, 배우들은 각자의 배역이 해내야 할 역할들을 충분히 수행했다.
자신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극본을 쓰고 무대를 준비했다는 그의 솔직한 생각과 소회를 들어보기 위해 김동률 군을 직접 만났다.
- 안녕하세요. 우선 연출님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저는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기전공 16학번 김동률이라고 합니다.
- ‘김동률 단편선’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19년 동계 워크숍으로 제 이름이 들어가 있는 ‘김동률 단편선’이라는 작품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극본, 연출 그리고 무대 출연까지 같이 하게 되었는데 좋은 방향일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김동률 단편선’은 저의 상상 속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창작을 한 작품인데요,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무대에 올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잘 해봐야 겠다는 욕심과 소망이 동시에 들었던 연극입니다.
- 연기 전공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이 공연의 연출을 맡게 되신 건가요?
이번 학년도부터 공연예술학부의 연출 전공이 따로 생겨 뽑히기 때문에 우물쭈물 대다가는 아예 기회가 없어질 것 같아서 도전해봤습니다. 사실 제가 연출을 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한데 학교가 아니면 못 해 볼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학교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하는 마음에 도전했습니다.
- 이 공연을 직접 무대에 올린 연출가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제가 직접 쓴 작품이라 한 가지가 특별히 좋다고 말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나르시즘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부 다 좋은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굳이 뽑자면 마지막에 눈사람이 같이 모여서 인사를 올리는 장면이 극을 폐막하고 정리하는 느낌이 들어서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연출하실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일단 좀 즐기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을 모아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 자체를 좀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그 과정과정에서 계속해서 ‘즐거운가?’라고 자문자답을 하며 신경을 썼던 것 같습니다. 구성원들이 하기 싫은 마음이 드는 데도 억지로 해나가야 하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진 않았습니다.
- 직접 공연을 무대에 올리시기까지 그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쌓은 전문 지식과 다양한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되셨을 거라 짐작이 됩니다.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의 커리큘럼이나 학과 특성 중에서 이렇게 직접 공연을 올리시는 데에 가장 많이 도움이 된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일단 공연예술학부에 전공이 연기 전공, 모델연기 전공, 무대패션 전공, 무대기술 전공 이렇게 4개가 있는데 이번에는 연기 전공과 무대기술 전공 친구들간의 전공 협업이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대를 설치하고, 조명을 다루는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확실히 전공이 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기술을 익힌 친구들이 많고, 무엇보다 전공 간에 콜라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서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이렇게 직접 공연을 무대에 올려 본 경험이 커리어 쌓기나 향후 진로 모색에 도움이 많이 될 거라는 생각드는 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명한 작품이 아니라 제가 창작하고 제 이름을 내건 작품이라 도움이 될 지 안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이번 공연을 함께 한 친구들도 각자 느끼고 얻은 것이 다를 것 같습니다. 함께 하자고 설득한 이유도 다르고, 무대 기술 친구들도 각각 협업한 이유가 다르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4학년이 될 때까지 배우로서만 참여했었는데, 당시에는 욕심이 좀 있어서 ‘나만 튀면 되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워크샵에서 연출과 배우를 해 보니까 이게 혼자하는 작업이 아니란 것을 되게 크게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감사함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 연극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극본, 연출, 배우를 다 하는 건 정말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애초부터 그 세 가지 역할을 다 하겠다고 계획했던 게 아니라 배우를 하려던 친구가 휴학을 해서 공연 참여가 불가능해지는 바람에 제가 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연출가로서의 역할과 배우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게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무대 위에서 배우로서의 역할도 해야 하고, 무대 밖에서는 연출가로서 배우들의 감정선과 동선, 그리고 무대 전반의 그림까지도 봐야 했는데 무대 안과 밖의 온도차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조연출을 따로 모셔 와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 연극을 함께한 배우, 스텝, 교수님들께 한 마디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한 것이 많습니다. 저희 교수님 중 최창수 교수님이라고 계시는데 예전에 들었던 워크샵 수업에서 이 작품을 한 번 올려보고 싶다고 했고 이번에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연기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그 밖의 것들도 많은 교수님들이 도움을 주셨고요. 함께 한 배우들도 흔쾌히 같이 해주겠다고 했고, 무대기술 친구들도 어렵고 힘든 일들을 잘 해내줘서 너무 미안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쫑파티 때 내가 쏠게!
- 마지막으로 자신에게도 한 마디 해주세요.
제 이름을 건 작품을 가지고 무대에 올린 공연이어서 부끄럽기도 하고..., 이렇게 인터뷰까지 와주셔서 감사하기도 합니다. 즐기는 마음으로 해낸 공연이니까 너그럽게 봐주시고 응원많이 해 주십시오. 그리고 앞으로도 공연예술학부에서 이런 기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보실=김준이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