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특파원 부임 차 199825일 홍콩 카이탁(啓德) 국제공항에 내렸다. 헌데 기저귀 찬 막내까지 식구 다섯 모두가 공항 청사에 갇혔다. 부친 짐이 나오지 않은 탓이다. 발을 구르며 이리저리 헤매다 카트 위에 올려 둔, 애지중지하던 가죽 재킷을 도둑 맞았다. 고개 한번 돌렸을 그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홍콩 좀도둑이 ‘IMF 국가에서 온 피난민을 제대로 환영해준 셈이다.

 

공항에는 불안함이 습기처럼 배어 있었다. 출국장은 북새통이고, 입국장은 한산했다.

 

진세근 서경대 겸임교수 칼럼1.JPG

[출처: 바이두 바이커]

 

엑소더스(Exodus)”

 

중국 회귀(回歸-199771) 후 갓 반년을 넘긴 홍콩은 이렇게 을씨년스러웠다. 회귀 1년이 지나자 홍콩 경제는 급속도로 회복세를 보였다. 바닥을 쳤던 부동산 가격이 다시 치솟았다. 중국 지배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 덕분이다. 캐나다 이민을 위해 집을 팔았던 사람이 이민을 포기하고 다시 그 집을 사려했지만 다락같이 오른 집값 앞에 통곡하는 모습이 신문에 실리기도 했다. 홍콩은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위엄을 되찾았다. 각종 국제회의가 홍콩에 집중되고 세계적인 투자 은행들이 홍콩 지사를 앞다퉈 확장하거나 개설했다.

 

눈길을 끈 건 중국 상하이(上海) 시의 행보였다. 개혁개방 초기의 활력을 바탕으로 중국 연안경제의 금융 중심도시로 부상한 상하이는 그 여세를 몰아 홍콩의 지위를 탐내기 시작했다.

 

살하이 시 정부 관리들과 금융기관 대표들의 홍콩 나들이가 잦아졌다. 홍콩 경제계 인사들과 함께 하는 경제 포럼이 줄을 이었다. 홍콩의 금융 노하우를 전수받아 궁극적으로는 홍콩을 대체하는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전 준비인 셈이다.

 진세근 서경대 겸임교수 칼럼2.JPG

[출처: 셔터스톡]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18614.

 

상하이 시 정부는 중국쟈오퉁(交通)은행, 중국생명보험(人寿)집단과 각각 전략적 합작과 협의 관계를 맺는 비망록에 서명했다. 중국수출입(进出口)은행 소속 일대일로(一带一路) 금융연구원, 중국생명보험집단의 상하이 총본부도 정식 출범했다.

 

서명식과 출범식에는 잉융(应勇) 상하이 시장 겸 시당위 부서기, 후샤오롄(胡晓炼) 중국수출입은행장, 펑춘(彭纯) 중국쟈오퉁은행장, 양밍셩(杨明生) 중국생명보험집단 회장 등 최고위 인사가 모두 참석했다.

 

지금은 인민폐(人民币)의 국제적 지위에 걸 맞는 국제금융중심이 되는 최종 목표를 향해 상하이가 마지막 스퍼트를 해야 할 시점이다. 여러 기업들과 맺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이 마지막 돌격을 위한 최종 병기에 해당한다.”

잉융 시장의 인사말 일부이다. 상하이의 자신감과 치밀한 준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장에 참석했던 한 금융계 인사는 이는 사실상 뉴욕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을 넘어 이제 국제금융 중심지인 뉴욕의 위치를 넘보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실 이날 상하이가 국내 초대형 금융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은 것은 하루 아침에 결정된 일이 아니다. 그 뿌리는 길고 견고하다.

 

 진세근 서경대 겸임교수 칼럼3.JPG

[출처: 이매진 차이나]


루자쭈이(陆家嘴) 상하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모를 수 없는 곳. 상하이 푸둥(浦东) 신취(新区)의 강변 지역이다. 황푸(黄浦)강을 사이에 두고 옛 거리 와이탄(外滩)과 마주 보고 있다. 국제적 금융기관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다.

 

"루자쭈이 논단(포럼)"

 

루자쭈이에서 2008년부터 매년 열리는 국제적인 경제 포럼이다. 상하이 정부, 중국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중국은행감독위원회, 중국보험감독위원회가 공동 주관한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금융 사령탑이 주관자인 셈이다.

 

목적은 간단하다. 국내외 금융 전문가, 정부 관리, 학자, 금융감독기구 감독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미래 경제의 핵심 포인트를 탐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상하이를 국제금융 중심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집대성해 상하이의 금융발전전략을 짜는 일이다. 논단은 매년 하나의 주제를 정해 집중 토론한다.

 

첫 회는 국제 경제 구도 속에서의 중국금융’, 2회는 글로벌 시대의 금융 발전 및 경제 성장’, 2015년은 뉴노멀(新常态) 시대의 금융 개혁과 개방확대’, 2016년은 글로벌 경제성장의 도전과 금융개혁으로 잡았다.

 

10년간에 걸친 치밀한 노하우 축적의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2018614일 이뤄진 국내 초대형 금융사와 상하이 정부간의 전략적 파트너 결성이다. 날림으로 이뤄진 게 아니고, 치밀한 검토와 연구 끝에 나온 합작 사업이라는 얘기다.


 진세근 서경대 겸임교수 칼럼4.JPG

[출처: 5fen.com]

 

이날 서명식에 참석한 중국 금융 전문가는 중국 정부는 상하이가 뉴욕과 런던을 대체하거나, 적어도 역할을 분점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는 분명한 판단 아래 상하이를 어떻게 국제금융허브로서 키워나갈 것인가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철저한 준비와 연구, 그리고 검토를 거쳐 중국은 이제 상하이를 날개 삼아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금융 굴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원문 출처>

차이나랩 https://blog.naver.com/china_lab/221327870133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54233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 키즈 아이돌 커버댄스팀 루나에스(Luna S) ‘청소년 부문’ 홍보대사 위촉 file

서울시가 설립하고 서경대학교가 수탁 운영하는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는 키즈 아이돌 커버댄스팀 루나에스(Luna S)를 ‘청소년 부문’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홍보대사 위촉식은 3월 18일(토)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에서 진행되었...

우주항공 미래, 경남이 그린다 file

[앵커] 경상남도가 우주항공 분야 발전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전문가 모임인 '우주항공 정책 포럼'을 만들었습니다. 올해 말 들어설 사천의 우주항공청과 경남의 제조기반이 결합해 우주산업 발전을 이어간다는 것이 경상남...

시스루에 핫팬츠 입은 남성들… 더 과감해진 젠더리스 패션 file

진주 목걸이, 시스루, 레이스, 핫팬츠는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성(性) 구분이 없는 젠더리스(Genderless),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른바 ‘젠더플루이드’(Genderfluid) 패션이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 2023 제11기 단장단 및 단원 모집 file

청년들이 모여 콘텐츠를 통해 사회 공헌하는 곳!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청문단)입니다. 청문단은 청년이 중심이 되어 자신과 사회를 알고, 미래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취지 아래 2013년 3월 26일 창단되어 10년 ...

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비주얼디자인전공 과동아리 ‘보이드(VOID)’, ‘rabbit hole’ 주제로 작품 전시회 개최 file

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비주얼디자인전공 과동아리 ‘보이드(VOID)’가 ‘rabbit hole’을 주제로 한 작품 전시회를 3월 14일(화)부터 19일(일)까지 6일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학로에 위치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

서울시가 설립하고 서경대학교가 수탁 운영하는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 개관기념 행사로, 뮤지션 발굴 및 지원 위한 ‘서울청소년뮤직페스티벌: SYMF’ 개최 file

서울시가 설립하고 서경대학교가 수탁 운영하는 청소년 음악특화시설인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는 오는 5월 20일(토) 개관기념 행사로 ‘서울청소년뮤직페스티벌: SYMF(Seoul Youth Music Festival)’을 개최한다. ‘서울청소년뮤직페스...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 ‘성북 문화예술 아카데미 (1학기)’ 수강생 모집 file

각 강좌당 15명 내외 선발, 전문 강사 강의 참여 및 공연 출연 등 지원 예정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단장 김범준)은 대학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 주민들의 문화예술분야 전문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체험 강좌인 ...

[서경대 MFS] 핀테크 뱅킹(Banking) 사례 file

서경대학교 MFS(Mobile Financial Service) 연구회는 금융정보공학과 서기수 교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연구모임으로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핀테크시장의 흐름과 동향파악을 통해서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

서경대 MFS(Mobile Fianacial Service)연구회, ‘글로벌 모바일 금융서비스 트렌드’ 출간 file

서경대학교 MFS(Mobile Fianacial Service)연구회(지도교수: 서기수)가 ‘2030 글로벌 모바일 금융 서비스 트렌드’를 출간했다. 박영사에서 펴낸 이 책은 전 세계 핀테크를 분야별 지역별로 나누어 지급결제, 뱅킹서비스, 대출,...

서경대학교 신문 567호 file

발로 뛰는 지성 언론, 서경대학교 신문 567호입니다.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