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전규열 객원논설위원(서경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며칠 전 기름을 넣기 위해 자주 찾는 주유소를 방문했다. 일주일 사이에 가격이 L당 30원이나 올랐지만 주변 주유소에 비해 싼 가격 때문에 이날도 고객들로 붐볐다. 관리자에게 고객도 많고 기름값도 올라 수익이 늘겠다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전혀 달랐다. 주변 주유소들 간의 가격 경쟁으로 수익은 줄고 기름을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세차장과 부대시설 임대료 수입으로 겨우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름을 많이 팔아도 이익이 나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일반적으로 기름가격은 원가에 세금을 합치면 1500원 중반인데 여기게 10% 정도 이윤은 남겨야 하니 1600원 대 중반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판매가격은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1300원대 후반부터 1500원 후반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었다. 물론 일부 지역은 1800원 후반에 판매되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유소가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시사저널1.jpg


경제학 게임이론 ‘죄수의 딜레마’ 유념해야

 

기름을 정유사로부터 받아오는 가격 차이 때문이었다. 주유소를 여러 개 소유하고 있는 사업자는 대량구매로 정유사로부터 지원받는 금액이 많아 싸게 팔아도 조금의 이윤은 남길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두개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정유사 지원금액이 적어 가격할인경쟁으로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격할인 전쟁 즉 서로 제살 깎아먹기 ‘치킨 게임’이 지속 될 경우 문을 닫는 주유소는 늘어나게 된다. 과당 가격할인 경쟁이 결국 비생산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비슷한 재무구조를 가진 주유소의 경우 과당가격할인 경쟁은 동일한 결과를 가져온다. 

 

경제학의 게임이론에 등장하는 고전적 사례인 ‘죄수의 딜레마’를 통해 살펴보자. 이 사례는 서로 협력하면 모두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면 결국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도 바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A’ ‘B’ 죄수가 있다. 어느 날 이 둘은 한 범죄의 용의자로 동시에 경찰에 잡혀간다. 경찰이 두 죄수를 떼어놓고 심문을 하며 이렇게 말한다. “만일 둘 다 순순히 범행을 자백하면 징역 3년을, 하지만 한 사람만 자백하고 다른 사람은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자백한 사람은 풀어주고 부인한 사람은 무기징역을 구형할 것이요. 그러나 만일 둘 다 부인한다면 당신들이 저지른 사소한 잘못을 들춰내어 징역 3개월을 구형하겠소.”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두 사람 사이에 동료가 자백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최선의 결과인 징역 3개월을 구형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서로 믿지 못해 결국 두 사람 모두 범행을 자백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것이 두 죄수가 처해있는 딜레마인 것이다. 서로 고백하지 않는 객관적 최선이 있지만 결국 자백을 하게 되는 차선을 선택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죄에 대한 처벌을 회피하는 방법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비생산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경쟁보다 상생을 위한 협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게임이론이 경쟁을 통해 효율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고 실현 가능할 경우에는 옳지 않을 수 있다. 

 

고용과 임금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임금총액이 고정된 상태라면 새로운 세대와의 공생 관점에서 대기업 CEO나 노조의 과도한 임금상승은 결국 청년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잘돼야 근로자 임금도 오르고 전체 구매력도 증가해 대기업도 살 수 있는 것이다. 서로 상생해야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정하고 투명한 생태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함께 살수 있다는 믿음을 기업들이 가져야 한다. 원가를 절감하려는 공정한 경쟁만이 죄수의 딜레마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주유소의 경우도 과다한 가격할인 등 제살 깎아먹기 경쟁에서 벗어나 순수한 서비스 경쟁으로 정상적인 시장이 형성돼야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지고 주유소도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2.jpg


제살 깎아먹기 경쟁은 ‘득보다 실’ 많아 

 

국가도 마찬가지다. 각 나라가 수출경쟁력을 갖기 위해 자국 통화의 약세를 유발하는 ‘환율 전쟁’을 경쟁적으로 벌인다면 결국 세계무역은 오히려 축소되고 경기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  

 

또한 선거 표심을 얻기 위해 국가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지속 가능하지 않는 인기 영합주의 정책을 남발한다면 국가 부채만 늘리게 되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주변에 늘어나는 편의점과 치킨집 등도 결국 소비자는 한정돼 있는데 점포수만 늘어 과당 경쟁을 필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제살 깎아먹는 치킨게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장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협력을 통한 상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문 출처>

시사저널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70834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9408

서경대, 수시모집 경쟁률 22.02대 1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9위 file

실용음악학과 보컬전공은 602.00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 기록 예술대학 전체 경쟁률도 68.51대 1로 매우 높아 화학생명공학과(36.33대 1), 문화콘텐츠학과(34.25대 1), 컴퓨터공학과(28.22대 1) 토목건축공학과(25.92대 1) 등...

경전철 역 주변 볼거리와 함께 떠나본 여행 file

우이신설 도시철도 개통 후에 경전철 모든 역 주변을 돌아보다 ▲ 우이신설 도시철도 우이신설 경전철이 개통한 우이동 차량기지 지난번 우이신설 도시철도 경전철이 개통해 먼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에서 타고 종점인 북...

서경대 사람들 인터뷰: 차성만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중어 전공) - 교내 유담관 분수대 앞 ‘선돌’ 기증 ··· “작업을 하는 순간엔 해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 같습니다.” file

차성만 교수는 본교 개교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7월 서경대학교 유담관 분수대 앞에 있는 돌조각 작품을 기증했다. 총 3개 작품이 설치되었고 작품명은 각각 ‘수수꽃다리 1504’, ‘설중매 1701’, ‘송엽국 1411’ 등으...

제15회 전국 수리무용콩쿠르 대상에 숙명여대 소현주양, 대학 일반부 대상에 서경대 장현순 양

군포시에서 열린 ‘제15회 전국 수리무용콩쿠르’가 최근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군포시가 주최하고 (사)한국무용협회 군포지부가 주관하는 이 대회에는 230팀이 참가해 각 부문에서 열띤 경연을 벌였다. 영...

바이올리니스트 최재원 서경대 특임교수, 22일 예술의전당서 가을 감성 공연 개최 file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가을 밤, 바이올린의 선율로 잔잔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연, 최재원 바이올린 독주회가 22일,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다. 업타운 커머레이즈 기획 시리즈로 꾸며지는 이번 무대는 △헨델의 바이올린...

같이의 가치, 하나 되는 우리, ‘어울림’ 인문같이의 가치, 하나 되는 우리, ‘어울림’ 인문대의 다함께 어우러지는 뜻깊은 학술제대의 다함께 어우러지는 뜻깊은 학술제- 일본문화의 향연,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일어전공 학술제 file

이승민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일어전공 부학생회장이 일본 의상을 입고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서경대학교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일어전공 학생들이 꾸민 일어학술제가 지난 9월 7일 목요일 오후 7시 교내 청운홀에서 열렸다. 일어전...

서경대 총학생회 대표자 전체회의 개최···대동제 진행 방향 등 다양한 현안 논의 file

서경대학교 총학생회 대표자 전체회의가 9월 6일(수) 오후 6시 혜인관 시청각 1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인문대, 사과대, 예술대, 이공대의 학생회장과 단과대학 소속 각 과 과대표가 참석했다. 총학생회에서는 신입생 오리엔...

서울시 1호 경전철 우이신설선 개통···북한산보국문역 ‘서경대역’과 병기 학교 인지도 높아지고 접근성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돼 file

지난 9월 2일 서울시 최초의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개통되었다. 우이신설선 역 가운데 ‘북한산보국문역’의 부기역명은 서경대이며, 서경대학교까지의 거리는 약 600m 정도여서 서경대의 접근성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편리해졌다. ...

서경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 ‘KBS 열린 음악회’, 학생과 교직원, 성북구민 등 1만 명 운집···성황리에 끝나 file

서경대 초록운동장을 가득 메운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성북구민들 서경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 ‘KBS 열린 음악회’가 지난 9월 1일(금) 오후 7시 30분 교내 초록운동장에서 학생과 교직원, 성북구민 등 1만 명이 운집한 ...

제10회 머니투데이대학가요제 본선 23일 마로니에공원서 개최...서경대 실용음악/보컬-신소이 진출 file

-'맘스터치&붐바타'와 함께하는 '2017 제10회 머니투데이대학가요제' 개최 종합미디어그룹 머니투데이가 주최하는 '2017 제10회 머니투데이대학가요제'의 본선대회가 상ㆍ하반기예선을 통과한 12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오는 9월...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