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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껴야...


이종철 골프 심리학 1.JPG

PGA투어 CJ@나인브릿시에서 스콧 브라운의 4번홀 아이언 임팩트


[골프타임즈=이종철 프로] 장자 천도편에 나오는 윤편의 일화이다.


제나라 환공이 대청 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윤편이 대청 밑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다가 환공에게 물었다.


대왕께서 읽고 있는 책은 무엇입니까?”

성인의 말씀이니라

그 성인은 살아 있습니까?”

이미 돌아가셨느니라

그렇다면 대왕께서 읽고 계신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일 것입니다.”


환공이 벌컥 화를 내면서 말하였다.


아니 수레바퀴나 만드는 네놈이 감히 나한테 시비를 건단 말이냐. 합당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자 윤편이 대답하였다.


제가 평소에 하고 있는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너무 많이 깎으면 바퀴살을 꽂기에 헐겁고, 덜 깎으면 빡빡해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것을 정확하게 깎는 일은 손짐작으로 터득해야하고 오로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입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제 자식에게 깨우쳐 줄 수 없고, 제 자식도 그것을 전수받을 수 없기 때문에, 여지껏 70이 넘도록 제가 손수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것입니다. 옛 성인들의 책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성인들도 그들의 온전한 깨달음을 책에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떴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왕께서 읽고 있는 책들은 옛 사람들의 찌꺼기일 뿐이라고 말씀드린 것일 뿐입니다.”


이 일화는 말과 글 그리고 지식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인간의 말과 글은 위대한 자산으로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도 하지만, 그 기능을 살펴보자면 전하고자 하는 뜻을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도 존재한다. 이러한 말과 글의 부정적 기능은 인간관계에서의 모든 오해뿐만 아니라 잘못된 지식전달을 야기하기도 한다.


가령, 우리는 골프스윙을 가르치고 배울 때 국면별로 백스윙, 톱스잉, 다운스윙, 임팩트, 피니시라는 명칭을 쓴다. 얼핏 보기에는 스윙을 논할 때 당연한 용어인 듯 보이지만 사실 이러한 용어들은 리듬감 있고, 감각적인 스윙동작을 만드는데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다. 왜냐하면 그 용어에 얽매인 골퍼는 스윙을 세분화시켜 각 국면별로 동작의 목표를 만들게 되는데, 결국 그러한 노력은 스윙의 리듬감을 없애고 자연스러움을 깨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머릿속은 생각할 것이 많아져 더욱 복잡해져만 갈 것이다.


어느 골퍼가 묻는다. “임팩트 때는 어떻게 힘을 주어야 하나요?” ‘임팩트라는 것은 공과 클럽헤드의 부딪히는 현상을 나타내는 말일 뿐, 그 순간 특별히 어떻게 힘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임팩트라는 용어에 집착하는 골퍼라면 그 순간 어떤 특별한 동작을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만큼은 최대한 힘이 빠질수록 좋다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또 어느 골퍼는 백스윙할 때, 혹은 다운스윙할 때 어깨를 어떻게 돌려야 하나요?”라고 질문한다. 물론 스윙 중에는 몸이 돌아가는 현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몸을 돌린다.’라는 말에 집착하는 골퍼라면 이 또한 스윙의 자연스러움을 만들어 낼 수 없는 함정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골프스윙은 몸이 돌아가는 현상과 함께 클럽헤드의 조화로운 움직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말과 글로 전달된 스윙은 자칫 그 본질을 덮는 가림막이 되기도 한다. 사실 골프에서 필요한 운동감각은 윤편의 일화에서처럼 지식으로 전달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경사진 그린에서의 퍼팅을 연상해보자. 퍼팅 스트로크가 조금만 세다면 공은 홀 위쪽으로 지나갈 것이고, 조금만 약하게 친다면 공은 홀 아래로 흐를 것이다. 공이 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적당한 세기의 힘 조절이 필요할진데 상황마다 다른 이것을 어찌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감각의 개발은 지식으로 전달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 것을 따라해서 터득되는 것도 아니다. 수레바퀴를 깎는 것처럼 자신의 손짐작으로 터득해야하고 오로지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골퍼는 수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하고, 비로소 자신만의 방식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골프라는 세상에서도 말과 글은 유용한 도구로서 정보전달의 순기능을 하지만, 때로는 현상의 본질을 망각시키는 역기능이 존재하며, 때로는 정작 중요한 핵심을 전달하지 못하는 부족함을 들어낸다.


골프를 배움에 있어 지식과 이론에만 매여 있거나, 골프의 본질을 망각한 골퍼라면 자칫 오늘도 헛된 연습만 반복할 수 있다. 배움에 목마른 골퍼들은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원문 출처>

골프타임즈 http://www.thegolf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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