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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 어려 5쌍 예식 소식에 신랑·신부 화장 도맡아 봉사


웨딩드레스를 입은 조은경(52)씨는 자신의 손톱 하나하나에 하트 모양 장식을 세심히 붙여주는 하은(16)이를 보며 "내가 꼭 공주가 된 것 같네. 학생 솜씨가 어찌 이리 야무질까"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혼인신고만 하고 살았던 조씨 등 30~50대 부부 5쌍은 지난 13일 오전 8시 서울 도봉구 도봉구민회관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신랑·신부의 머리 손질과 화장은 12명의 중·고등학생이 맡았다. 도봉교육복지센터에서 미용 강의를 수료한 청소년들이다. 대부분 이혼 가정에서 자랐거나 한때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방황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이웃을 위해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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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신부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바르던 인아(14)는 유치원 때부터 이혼 가정에서 자랐다. 학교에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집요하게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얼굴이 못생겨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믿은 인아는 몰래 엄마 화장품을 가져다 무작정 얼굴에 칠했다. 우울증을 치료하려고 미용 강의를 들었던 인아는 이제 '메이크업 국가자격증'을 따 미용사가 되는 꿈을 품고 있다.

 

아이들은 일주일에 1~2일씩 방과 후 도봉교육복지센터를 찾아 서경대 미용예술학과 교수진과 대학원생들로부터 3개월에서 3년 동안 네일 아트, 피부 마사지, 메이크업, 헤어디자인 등을 배웠다. 기술을 익히면서 마음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초 도봉구에서 형편이 어려운 부부들이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웃을 위해 우리 기술을 발휘해 보자"고 뜻을 모았다.

 

이날 아이들은 서경대 미용예술학과 교수와 대학원생의 도움을 받아 오전 8시부터 4시간여에 걸쳐 신랑·신부의 외모를 꾸며줬다. 화장 전 신랑·신부의 얼굴을 꼼꼼히 닦아내고 정성스레 마사지를 하던 선희(16)"다른 사람의 온기를 느끼면 오히려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1년 전 학교에서 '자살 고위험군'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혼자 있을 땐 자해를 했고, 학교 옥상이나 교실의 난간에 걸터앉아 추락하기 직전까지 멍하니 있다가 교무실에 불려가곤 했다. 다재다능한 동생과 늘 비교당하며 느낀 소외감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선희는 "기술을 익히면서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색조 화장을 하던 희영(16)이는 "작은 재능이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쓸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 이날 20년 만에 결혼식을 올리게 된 김광남(63)씨는 "삶의 아픔을 지닌 아이들로부터 이런 도움을 받게 돼 더 뜻깊은 결혼식이 됐다"고 말했다.

 


<원문 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7/20170517002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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