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반성택(본지 논설위원 / 서경대 철학과 교수)

반성택 철학과 교수.jpg

스마트폰 사용은 편한데 그 이외는 너무나 불편하다. 빵집보다 많아 보이는 대리점을 거리에서 보며 전화기를 사러 어디로 갈지가 우선 망설여진다. 마침내 골라 들어가도 사실 몇 종류에 불과한 기종에 대한 온갖 유형의 가격 리스트를 대하며 이른바 합리적 소비는 계산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느껴진다. 그리고는 많은 이들이 선택한다는 요금제와 가격을 조언 받고 구매를 하게 된다.


참 불편하고 부당하다는 생각이다. 돈 내는 내가 그 복잡한 요금체계와 가격구조를 몸소 알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대다수는 그럴 수 없으니 적당히 선택하고 돌아선다. 호갱이 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호갱으로 전락하는 구조가 널려있다. 그 복잡한 가격 정책 때문이다. 휴대전화의 핵심적 마케팅 전략은 가격구조를 복잡하게 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불가능에 가깝도록 하는데 있다. 그리고는 대책 없이 대리점의 이른바 전문가 조언을 받아들여 요금제를 선택한 이후, 이에 따른 모든 결과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혹시 선택한 요금제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징벌적 수준의 요금을 각오해야 한다.


휴대전화를 둘러싼 복잡한 가격 구조는 합리적 소비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나의 어쩌지 못해 내린 선택에 나를 대강 맞추도록 한다. 가격 정책이 나를 지배한다. 편리한 전화기를 불편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현대 문명의 핵심인 스마트폰 사용은 우리를 현대적 인간으로 이끌지만, 그 가격 구조는 우리에게 합리적 소비로의 길을 사실상 차단한다. 합리적 소비가 차단되는 그만큼 그들의 이익은 올라간다.


이렇게 복잡한 가격 구조가 합리적 소비를 가로막듯이,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도 이러한 추이는 발견된다. 평가는 평가 대상의 합리적인 발전을 이끌어야내야 한다. 평가기준 및 지표가 합리적 발전을 낳도록 설계돼야 한다. 그런데 그간의 대학평가 지표는 발전계획, 특성화계획에서 교육과정 및 비교과지원까지를 망라하며 발전의 핵심 요인에 대한 투명한 접근을 저해한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평가지표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나,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학발전을 현재 단계에서 어렵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저러한 백과사전식 평가는 발전을 견인하기에는 너무나 허술하다.


우리는 오늘날 누가 뭐래도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무엇보다도 좋은 교수를 뽑고 그리고 교육비가 합리적으로 쓰여야 한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지표는 그간 사실상 없었다고 보인다. 무엇보다도 전임교수 관련 평가에서 전임교수의 정의 자체가 지난 10여 년 간 이완돼 온갖 유사 유형을 전임교원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평가가 진행된다. 무늬만 전임교수를 양산하는 평가가 진행된다. 전임교원의 정의 자체가 후퇴한 상태에서의 평가는 교원의 지위와 수준을 향상시켜 대학발전을 결과할 수 없다. 본질에서 비껴간 평가 정보를 양산해 현재를 투명하게 보지 못하게 한다. 평가지표가 대학발전을 실질적으로 견인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비 관련 평가지표도 그 전반적인 합리성을 평가하려는 척도로의 근본적 전환이 있어야 한다.


적합한 평가지표 도입이 대학발전의 핵심적 요인이듯이, 누구나 소망하는 정치발전도 실은 선거제도의 합리성에 걸려있다. 지금은 그래도 정당별 득표율과 의석수의 상당한 괴리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돼 있다. 너무나 어수룩한 선거제도를 지난 수십년 간 유지해 오면서 우리가 정치발전을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에서 구하는 것이 더 이상은 타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점차 깊어진 것이다. 대통령 직선제에 결선투표를 도입해 민주성과 더불어 사회통합의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국회 의석수가 득표 비율대로 가급적 정해져서 시민들이 촛불시위에 나서지 않고서도 나의 목소리가 더해진 정당이 그 의석수만큼 발언하고 주장하고 다투는 모습이 의회에서 나타나야 한다.


누구나 대략 짐작한다. 내가 온갖 정치적 이슈에 대해 갖는 의견이 사회 전체에서 어느 정도 비율로 대변되는지 말이다. 이게 상당한 격차로 어긋날 때 사람들은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선거제도와 이에 따른 의석수 구성에서 ‘호갱’이라 스스로 여길 때 광화문에 나서는 것이다. 선거제도가 우리의 정치적 의지를 충실히 담아낼 때, 민주주의와 사회통합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의 가치를 사회 현실로 담아낼 수 있다.


<원문 출처>

한국대학신문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80584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2351

'602대 1' 실용음악과 고공행진 정시에도 이어질까… 수백대 1 전망 file

한류 열풍-오디션 프로 영향 여전 ▲일반대·전문대 실용음악과 입학을 두고 가수 지망생 등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달 30일부터 2018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이 4일간 실시되는 가운데, 앞서 진행된 수시에서 실용음악과...

서경대 등 서울 10개 대학 ‘공동 취업 페스티벌’ 개최 ··· 학생 2천여 명 몰려 file

40여 개 기업 취업설명 · 현장채용 증명사진 촬영 등 '취업지원'도 제공 11월 7일(화) 오전 11시에 진행된 ‘서울 동북지역 10개 대학교 공동 취업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주요 인사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병두 서경대 교수 교육칼럼] 노벨상 수상, ‘백약이 무효’인 이유 file

올해도 온 국민이 염원하는 노벨상수상자 명단에 우리나라는 그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지 이십 성상이 다되어 가고 있지만 그 이후 과학상, 경제학상 그리고 문학상 부문에서 여태껏 수...

대만 유학생, 서경대로 오는 길 열렸다 file

김범준 교학부총장, 김준 대외협력부총장 등 서경대 방문단, 대만 내 3개 유력 대학과 1개 예술공연전문고교 순회 방문 대만 대학들, “대만 내 한류 열망 크다. 서경대와의 학생 파견 및 교류 적극 검토할 것” SM∙FNC∙...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성북강북교육지원청과 공동으로 추(秋)블리 2기 연수 진행

11월 13일(월), 11월 20일(월) 두 차례 서경대 유담관서 관내 초등학교 교사 대상, ‘가을’ 주제로 독서 · 예술 분야 강연 및 실습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학장 김범준)은 서울특별시 성북강북교육지원청(교육장 안성철)과 공동으...

서경대 등 서울 동북지역 10개 대학, 공동 '잡페스티벌' 개최 file

40개 중견기업 현장 채용·상담 진행 서경대 등 서울 동북지역 10개 대학이 11월 7일(화) 취업 페스티벌을 공동 개최한다. 페스티벌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덕성여대 하나누리관에서 열린다. 학생 2,000여 명과 40여...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제8회 여성공학인대상 시상...교육부문 강선미 서경대 전자공학부 교수 수상 file

사단법인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이하 한여공)는 2일 오후 6시 반포 원 하모니홀에서 ‘2017 제8회 여성공학인대상 시상식 및 연차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후원하는 ‘여성공학인대상’은 올해 8번...

‘서경대 사람들’ 인터뷰: ‘2017 성북진경페스티벌’에 기획자와 스태프로 참가한 문화콘텐츠학과의 김은지(2년) 학생, 김유석(2년) 학생 file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학생 23명 전공수업의 일환으로 ‘2017 성북진경페스티벌’ 참여…지역문화의 가치와 의미 찾고 알리는 과제 수행 ‘2017 성북진경페스티벌’에 참여한 문화콘텐츠학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

서경대학교, 성북구청과 함께하는 「현직 멘토와의 잡(job) 생각」 개최 file

11월 6일(월) 오전 10시 서경대 본관 8층 컨벤션홀서 유수 기업 현직 전문가 멘토로 참여, 재학·졸업생, 청년에게‘취업 비법’전수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성북구청(구청장 김영배)과 공동으로 11월 6일(월) 오전 10시 서경...

서경대학교 뷰티테라피 & 메이크업학과, 세계 화장품업계의 이단아 러쉬코리아(LUSH KOREA)관계자 초청 브랜드 가치 커뮤니케이션 및 취업 특강 개최 file

10월 31일(화) 오전 10시 교내 유담관 1408호서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뷰티테라피 & 메이크업학과(학과장 이인희)는 친환경제품으로 승부하는 세계 화장품업계의 이단아 러쉬코리아(LUSH KOREA)관계자를 초청, 10월 31일(화) ...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