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진세근 서경대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jpg
진세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서경대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백신외교는 실패했다고 본다. 장병 55만 명에게 접종할 백신만 약속받았을 뿐, 미국의 해외지원 예정 백신 8000만 회분 가운데 얼마를 받을지 알 수 없다. 백신 위탁 생산에 합의했다지만 생산 수준과 시기 등 어느 것 하나 확인된 게 없다.

애타는 우리와 달리 미국은 느긋하다, 26억 회분을 이미 구입했고, 1억 회분 넘는 백신이 창고에 쌓여 있다. 절대 다수의 국가들이 백신 기근에 허덕이는데 미국 창고는 넘쳐난다.

인권 문제로 미국에 시달려온 중국이 나섰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구촌 인구의 4%에 불과한 미국이 전 세계 백신 보유량의 4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화 대변인은 두보(杜甫)의 시 한 수를 소개했다.

“솟을대문 안 고기 굽는 냄새, 술 익는 냄새, 가득한데, 길거리에는 얼어 죽은 시체만 널려 있구나.(朱門酒肉臭, 路有凍死骨)”

미국은 수십억 회분의 백신을 쟁여놨지만 대다수 빈곤국 국민들은 백신 맞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을 빗댄 시구다.

미국은 중국 신장(新彊) 위구르 지역과 티베트(西藏) 자치구 내 인권 탄압과 인명 살상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해 왔다. 최근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내년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자고 주장했다. 중국의 심각한 생명권 침해에 항의하기 위해 선수단만 파견하고, 각국 지도자와 왕족들은 베이징을 찾지 말자는 제안이다.

이처럼 생명권을 중시하는 미국이 이웃의 백신 부족을 외면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백신이 없어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현실에 눈감는 행위는 생명권 침해가 아니라는 말인가?

양혜왕(梁惠王)이 맹자(孟子)에게 묻는다.

“황하(黃河) 서쪽에 기근이 들면 백성들을 동쪽으로 이주시키고, 동쪽의 양식은 서쪽으로 날라준다오. 이웃 나라 왕들은 이처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소이다. 내가 이렇게 마음을 다하는데 어찌 이웃 나라 인구는 줄지를 않고, 우리나라 인구는 늘지를 않는단 말이요?”

맹자가 대답한다.

“왕이 전쟁을 좋아하니 전쟁으로 비유하겠소. 막 전투가 시작됐는데 몇몇 병사들이 도망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병사는 오십 보를 도망갔고, 어떤 병사는 백 보를 도망갔지요. 오십 보 도망친 병사가 백 보를 도망친 병사를 비웃을 수 있습니까?”

양나라 귀족들은 집의 가축까지도 배불리 먹이는데 백성들은 굶어주는 상황을 지적하며, 양혜왕도 이웃 왕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일갈이다.

중국을 비난하면서도 이웃의 비극에 눈 감는 미국의 모습이 이와 흡사하다. 중국 내 생명권 침해를 묵과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현지 주민들의 고발과 각종 물증으로 확인되는 참상에는 강력하게 항의해야 마땅하다.

다만, 여기서 멈춰선 곤란하다. 남을 평가한 그 잣대를 자신에게도 들이대야 옳다. 미국이 스스로에게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했다면 ‘8000만 회분 지원 예정’을 막연하게 외치는 대신, 백신이 시급한 나라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당장 몇만 회분씩이라도 지원했을 것이다.

중국이 이웃 나라에 백신을 나눠주는 행위를 ‘백신 외교’라며 깎아만 내릴 일이 아니다. 외교적 계산 때문이든 뭐든, 당장 백신이 급한 나라에 백신을 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무상 지원이 찜찜한가?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제의한 ‘백신 스와프’는 어떤가? 우선 백신을 빌려주고, 나중에 백신을 돌려받으면 된다. 이렇게 되면 미 국민들이 반대할 일도 없다. 미국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원문출처>
경북일보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6877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6316

[수사권 조정] 학계·법조계 “되레 국민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도” 우려 file

"경찰 내사 장기화 될 경우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와…피해 회복 방안 부족"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왼쪽)과 정웅석 서경대 공공인적자원학부 교수 21일 정부가 발표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따라 앞으로 1차 수사권·수...

서경대 개교 72주년, ‘서경대’로 삼행시 짓고 영화 예매권 받아가자! file

홍보실 주관, 개교 72주년 기념 삼행시 공모전 개최 서경인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당선자에게 무료 영화예매권 제공 서경대학교 홍보실은 개교 72주년(기념일 10월 21일)을 맞아 학생,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들로 하여금 대학...

서경대학교, 학사경고자 학업능력 향상 지원 프로그램 ‘CREOS Care Program’ 운영 ··· 성과 거둬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가 운영하고 있는 ‘CREOS Care Program’이 학사경고자들의 학업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CREOS Care Program’은 서경대 교무처 주관으로 서경혁신원과 학생처가 협력하여...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의 성북구 알리기 프로젝트 ‘성북구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다섯 번째 영상 업로드 돼 큰 관심 끌어 file

서경대학교 청년문환콘텐츠기획단 유튜브 영상 '성북구 돈암동편' 스틸컷(1)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이하 청문단, 운영위원장 방미영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교수) 의 성북구 알리기 프로젝트 다섯 번째 영상이 업로드 돼 관...

[전창배의 4차산업혁명 바로보기]② file

블록체인(Blockchain)과 암호화폐의 미래 ◀ 논설위원 전창배 ▶ 4차산업 혁명의 시대를 많은 학자들이 초지능, 초연결, 초융합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초연결(hyper-connected) 기술의 핵심이 바로 블록체인(Blockchain)이다. 블록...

서경대, 실용학풍 기반,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지원자 몰려 file

서경대학교 캠퍼스 전경, 첨단 교육시설과 수려한 외관으로 주목받고 있다.(사진제공=서경대)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실용학풍이라는 확고한 학문적 정 체성을 가지고 문화예술산업 분야와 현대 기술경영 시대에 필 요한 전문인...

서경대, 국무총리 표창장 수상 file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 개최기간 동안 선수촌 플라자 미용실 운영 및 대회 개폐회식 출연진 헤어 및 메이크업 맡아 대회 성공적 개최 및 국가 체육발전에 이바지한 공로 인정 받아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모델연기센터(MBC), 모델엔터네이너 양성 ‘재도약’ file

이하진 센터장(서경대 모델연기 전공) “연기력 겸비한 글로벌 모델 양성 주력” <사진제공=MBC아카데미 강남 모델연기센터> MBC아카데미 강남 모델연기센터(센터장 이하진)가 새로운 인적 구성과 플랜으로 재도약을 시작한다. 다양...

최내경 서경대학교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2018 프랑스학 공동학술대회’ 참가해 ‘대학프랑스어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한 문화활용 교수법 모색’ 주제로 발표 예정 file

6월 9일(토) 오전 10시 30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서 최내경 서경대학교 국제비즈니스학부 교수가 6월 9일(토) 오전 10시 30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열리는 ‘2018 프랑스학 공동학술대회’에 참가해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프랑...

이종석 서경대학교 뮤지컬학과 교수 연출, 뮤지컬 <청이야기> 공연 file

제주시, 뮤지컬 아카데미 결과물 <청이야기> 20일 탑동서 공연 연기의 꿈 간직한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의 무대 뮤지컬 <청이야기> 포스터 제주시 뮤지컬 아카데미 교육생들이 20일 오후 1시, 5시 탑동해변공연장 소극장에서 뮤지...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