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국 블로그1.jpg


지난해 말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기자시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처음부터 웃음바다를 이뤘던 시사회는 영화가 시작하고 5분여 지난 뒤부터 그야말로 폭소의 도가니였고, 중반부에는 진지함이 그득해졌다. 마침내 참석자들은 역시 황금종려상감이었다고 평가하며 엄지 척을 들었다.

 

한국 블로그2.jpg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일본에서 10일에 공식 개봉해 3주째인 27일에 70만 명을 동원했고 흥행수입 10억 엔(109억 원)을 달성하며 일본을 기생충 월드에 빠뜨렸다. 일본에서는 파라사이트 반지하의 가족(パラサイト 半地下家族)’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됐고, 28일 현재 일본 영화전문 사이트 영화닷컴에서 검색 1위에 오를 만큼 화제다.

 

파라사이트 아주 재미있다면서요, 어때요?” 일본에 머물고 있는 내게 40대 주부인 일본인 친구가 라인으로 연락해 왔다. 나는 기생충을 한국에서 세 번 봤지만 그녀와 함께 1900 (2만 원)이란 고액을 지불하고(일본어 자막을 읽으며) 일본에서 또 봤다. 영화를 관람한 26일 일요일 밤, 관객을 둘러보니 중고령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이 3분의 1 정도를 차지했고,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나서 친구는 가슴에 가시가 박힌 듯해 계속 그 이유를 생각해 봤다. 빈부격차가 큰 사회 속에서 개개인은 악의는 없이 보이는데, 보다 아래층 사람을 차별한다. 웃으면서도 서서히 압박당한 기분이 들었다. 아버지(송강호)가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심정에 공감이 가서, 마음이 아파 견딜 수 없었다고 했다. 흥행통신사(興行通信社)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국 관객 수가 11175, 18242, 2526일은 4위다. 개봉관도 당초 전국 131관에서 2주차에 218관으로 늘었다.

 

일본영화제작자연맹에 따르면 일본 개봉 한국 영화가 10억 엔을 넘은 것은 2004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가 처음이었다. 제작, 주연 모두 한국이 맡은 영화가 흥행수입 10억 엔을 넘어선 것은 2005내 머리 속의 지우개이후 15년 만이다. 한류 팬들이 환호하는 미남 배우들이 출연했던 이전 흥행작들과는 달리 연기파 배우가 출연한, 장르도 멜로가 아닌 영화가 이렇게 흥행한 것은 한류의 개념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기생충의 일본 흥행 요인을 살펴보면 첫째는 국제영화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했다는 평가와 호소다 마모루 감독 등 일본 영화인들의 극찬과 입소문 때문이다. 둘째는 관객층의 확대다. 평소 극장에 가지 않던 중고령 남성들이 경제 매거진의 특집기사를 읽고 극장에 갔고, 젊은층은 유튜브 등에서 유명인의 추천을 보고 극장을 찾은 것이다. 셋째는 빈부 격차라는 글로벌한 주제와 한국적 소재의 어울림이다. 글로벌한 주제는 공감을 일으켰고, 한국적 소재는 한국 사회에 대한 관심의 확대와 반()지하, 대만 카스텔라, 제시카 송, 짜파구리 등 일본에 없는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를 더했다. 넷째, 스포일러 방지 강조다. 봉 감독이 직접 강조한 부분인데 작품을 보고 난 뒤 유튜브 등을 보라는 권고에 관객들이 영화를 안 볼 순 없었던 것이다.

 

그 밖에 봉 감독에 대한 관심도 있다. 일본영화전문 채널에서는 봉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한일(韓日)에서 가족을 그리다를 주제로 대담 방송을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대담에서 국경이 있어도, 없어도, 다투고 있어도, 완전히 다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교류하고 있는 것 자체가 영화의 힘이라고 말해 봉 감독이 공감하기도 했다. 기생충을 통해 세계가 아시아 영화, 한국 영화를 발견하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한국 영화를 새롭게 인식시키며 문화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비록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멀어져 가기만 하는 한국과 일본이지만, 이 작품을 통해 공통점은 인식하고 차이점을 이해하며 시간과 공감을 함께하고 싶다.


<기사 원문>

동아닷컴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131/99473173/1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6262

서경대학교 · 국제프로스키지도자협회(ISA), 공동 업무협약 체결 file

19일, 2월16일 엘리시안강촌 스키장에서 자격 검정 실시 검정 통과되면 국내외 스키 및 스노보드 강사 자격 주어져 김재환(오른쪽) 서경대학교 스포츠엔테크놀리지학과장과 김황한 ISA 협회장이 업무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

인생삼모작 인생나눔학교 ‘성과 공유회’ 끝으로 올해 사업 마무리 file

사업성과 공유 및 참여자 간 네트워킹 통해 한 해 마무리하는 시간 가져 서경대학교(총장 김범준) 문화예술센터(센터장 최은정)는 ⌜2023년 인생나눔교실⌟ 수도권 지역의 ‘인생삼모작 인생나눔학교’의 일환으로 진행된 ‘성...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 ‘2024년 입주경진대회’ 예비 창업자 및 초기창업팀 모집 file

60개 팀 내외 선발, 창업지원금 및 창업프로그램 등 지원 예정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단장 이철민)은 IT·AI·신기술·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창업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팀) 및 초기창업...

2024년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 더 힘차게 출발할 수 있게 해줄 자격증은 뭐가 있을까? <4>‘예술대학’ file

12월 22일까지 진행된 기말고사를 끝으로 2023학년도 2학기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코로나 19사태가 종식되고 모든 행사가 재개되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던 2023년, 크고 작은 일이 많았던 지난 한 ...

[서경대 MFS] 성공한 미국의 인터넷 전문은행 "Charles Schwab“ file

서경대학교 MFS(Mobile Financial Service) 연구회는 금융정보공학과 서기수 교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연구모임으로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핀테크시장의 흐름과 동향파악을 통해서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

[아유경제_사회] 서경대학교 이관수 교수 2023 대한민국 사회발전 대상 수상 file

▲ 이관수 서경대학교 교수, 2023 대한민국 사회발전 대상 수상. 서경대학교 정책디자인센터 이관수 교수가 노동위원회 심판 법리에 대한 연구 및 노사분쟁해결연구소 소장으로서 노사간 분쟁 완화에 대한 연구 및 세미나 개최...

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영화제 '제35회 PREMIERE OF PASSION' 성황리에 개최 file

12월 15일(금) 오후 4시 아리랑시네센터 2관에서 상영 60여 개 작품 중 선정된 6개 작품 선봬 인터뷰: 영화제 기획, 준비한 지상구 영화영상학과 학생회장 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학과장 장민용 교수)는 성북문화재단과 협력...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부 실용무용전공 1기 졸업 공연 ‘One & Only’ 다채로운 무대 선보여 file

11월 24일(금) 교내 문예관 문예홀서 열려   서경대학교 공연예술대학 무용예술학부의 실용무용전공 1기 학생들의 졸업 공연이 ‘One & Only’라는 주제로 지난 11월 24일(금) 오후 6시 30분 교내 문예관 문예홀에서 ...

광고홍보콘텐츠학과 이인애 학우, ‘글로벌 실용 일본어’ 주제로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학 주최 ‘2023 내 인생을 바꾼 교양 교과목 수기 공모제’서 ‘대상’ 수상···이인애 학우 인터뷰 file

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되고 대부분의 학교 수업이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학사 운영에 또 하나의 변화가 있었다. 우리 대학은 2023학년도 2학기부터 강의 정원의 30%까지 A+~Ao등급을 부여할 수 있도록 성적평가 방식을...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잘못을 직시하는 일본인들[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조선 사람이라면 죽여도 되는 거냐(朝鮮人やったら殺してもええんか)?” 올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두 번 관람한 작품이 있다. 일본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수많은 조선인이 학살된 비참한 사실을 배경으로 한 모리 다쓰...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