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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차이나 인사이트] 중국 굴기의 힘은 '커자오싱궈' 전략에서 나온다_오피니언 26면_20160817.jpg

 

아편전쟁 이전 세계 최강이던 중국의 영광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 20세기 초엔 과학을 뜻하는 ‘새선생(賽先生·science)’과 민주주의를 말하는 ‘덕선생(德先生·democracy)’이 거론됐다. 그러나 1978년 개혁·개방 이후엔 과학과 교육을 통해 나라를 일으켜 세우자는 ‘커자오싱궈(科敎興國)’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교육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어떻게 교육을 발전시키고 있나.

 

사례 1. 베이징(北京)대의 한 교수가 교정에 좌판을 벌여놓고 셴빙(?餠)이란 만두를 팔았다. 그러자 언론에서 찬반 양론이 일었다. 교수의 권위가 손상된다는 지적과 누구든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왔다.

 

사례 2. 11세 소년이 길에서 닭을 팔았다. 담임선생이 부모에게 소년을 학교로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부모는 “선생님은 한 달에 얼마를 버시나요? 이 아이는 아마 선생님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것입니다”고 말했다.

 

두 사례 모두 개혁·개방 직후의 일로 중국 교육계에선 한동안 공부보다는 돈을 중시하는 풍조가 유행했다. 독서무용론도 나왔다. 그러던 중국이 2016년 QS 아시아대학 평가에선 ‘아시아 350위 대학’ 안에 가장 많은 82개대의 이름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세계 3대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Nature) 최신호가 네이처 인덱스 상승률 상위그룹을 발표했는데 1~5위 모두를 중국 대학이나 연구소가 차지했다. 한국은 기초과학연구원이 11위에 올랐을 뿐이다.

 

중국 교육이 약진하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한 초등학교에 가면 3D 프린터로 수업을 하고 한쪽 교실에선 로봇 조립을 한다. 이 학교는 항저우에서 평균 수준이다. 자식을 둔 중국 부모의 꿈은 곧잘 ‘망자성룡(望子成龍)’으로 표현된다. 비록 개천에서 태어났을지라도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국가 또한 나라의 미래가 교육에 달렸다고 보고 교육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을 잘 받아야 좋은 직업을 얻을 수 있고, 직업은 소득을 결정하며, 소득은 또 생활을 좌우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고등교육은 세 개의 정교한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우선 이념의 토대를 놓지 않고 있다. 우리는 중국을 볼 때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간혹 잊곤 한다. 자본주의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한 꺼풀 벗기고 들어가면 중국 교육의 밑바탕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이념과 철학이 단단히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국가 교육철학은 ‘우홍우전(又紅又專)’이라 할 수 있다. 홍(紅)과 전(專)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은 사회주의 정치노선과 마르크스의 입장, 관점 등을 말한다. 그 핵심은 ‘사회주의 노선, 무산계급 독재, 공산당 영도, 마르크스-레닌 및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등 네 가지를 견지하라는 4항 기본원칙이다. 반면에 ‘전’은 전문적인 지식을 뜻한다. 홍은 이념 표준이고 전은 업무 표준인 셈이다.

 

홍과 전의 관계에 대해 개혁·개방을 주창한 덩샤오핑(鄧小平)은 “전은 홍과 동급이 아니다. 그러나 홍은 반드시 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자는 서로 보완적인 것이며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학교 교육에서 사상정치 교육을 매우 중시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상정치 교육만이 사회주의 사회를 이끌 후계자를 양성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홍우전으로 교육의 이념 토대를 쌓은 뒤 중국이 외치는 건 ‘커자오싱궈’다. 이는 과학과 교육을 통해 국가를 발전시키자는 전략이다. 중국을 발전시키려면 과학의 발전이 필요하고 과학을 발전시키려면 교육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바로 이 논리에 따라 중국 정부는 교육을 우선 발전시키는 전략을 취해 왔다. 중국 대학 순위 급상승은 바로 대학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규모 투자에 있다. 중국 유수 대학의 연간 운영비는 조(兆) 단위를 상회한다. 칭화(淸華)대나 저장대의 경우 2조원을 웃돈다. 커자오싱궈는 외면적으로 보기엔 과학과 교육 발전이란 명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내면적으론 교육의 혁신 능력과 지식, 인재 등을 무엇보다 중시한다는 사고를 담고 있다.

 

커자오싱궈가 중국 교육의 체질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면 ‘선택과 집중’은 중국 교육이 세계와 겨룰 수 있도록 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중국엔 올해 기준으로 약 53만 개의 학교가 있다. 이를 모두 한꺼번에 발전시킬 수는 없다. 그래서 덩샤오핑이 일부 지역을 먼저 발전시키는 선부론(先富論)을 제창했듯이 중국 정부는 일부 학교를 우선 발전시키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런 선택과 집중의 대표적 사례가 ‘중점(重點)학교 제도’다. 우수한 초·중·고교를 집중 지원해 최고의 학교로 육성하는 것으로 현(縣) 중점학교, 시(市) 중점학교, 성(省) 중점학교 등 다양하다. 지역별로 일류 학교를 키우는 전략이다.

 

대학의 경우엔 세 개의 공정(工程·프로젝트)이 작동하고 있다. ‘211 공정’은 100개 정도의 대학과 1000개 정도의 학과를 세계 선진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한걸음 더 나아간 ‘985 공정’은 211 공정 대학 중에서 일부를 선별해 세계 일류 대학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또 ‘111 공정’은 세계 100위권 대학에서 1000명의 인재를 초빙해 중국 100개 대학에서 연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점학교 제도는 교육의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짧은 시간 내 중국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개혁·개방 초기 중국은 시장경제가 뭔지 잘 몰랐다. 당연히 교육도 백지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형국이었다. 그래서인지 중국 대학의 발전은 이것저것 마구 시도하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학교 기업도 그중 하나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에 가면 팡정그룹(方正集團)이 있다. 3만5000여 직원을 거느린 이 회사의 대주주는 베이징대로 7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칭화대가 만든 퉁팡그룹(同方集團)은 연 300억 위안의 수입을 올리며 해외특허만 1000개를 가지고 있다. 이런 학교 기업은 모두 정보기술과 에너지, 환경, 바이오 등 선진 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중국엔 교육과 기업, 연구소를 결합한 모델도 있다. 선전의 가상대학원(Shenzhen Virtual University Park)이 그것이다. 80년대만 해도 선전은 가내수공업 중심으로 홍콩의 생산기지 역할을 했다. 첨단산업에 필요한 인재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선전 시정부는 고급 인재 육성을 위해 국내외 유명 이공계 대학을 유치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99년 세워진 선전 가상대학원에는 중국의 유수 대학과 독립법인 성격의 연구원, 인큐베이터 기업 등이 입주해 이제는 산(産)·학(學)·연(硏)·관(官)·자본의 새로운 협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현재 14개 외국 대학을 포함해 57개의 대학과 240개의 연구개발기구, 967개의 인큐베이터 기업이 입주해 있다. 중국 전역엔 이런 대학원(national university science park)이 62개나 된다.

 

저장성 닝보(寧波)에 가면 모든 학교 경영이 학생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학이 있다. 학생의 요구는 3일 이내에 해결된다. 저장완리(萬里)학원과 영국 노팅엄대가 합작해 세운 닝보노팅엄대가 주인공이다. 교수진은 모두 영국에서 파견하고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지며 영국 노팅엄대의 학위가 수여된다. 졸업생 취업률은 98% 이상이다. 중국은 학문적 발전이나 기술 개발이 필요한 영역의 경우엔 외국 대학들에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외국과의 합작 대학이 540개나 된다. 주로 컴퓨터과학, 국제경제, 기계, 바이오 등 중국이 꼭 필요한 분야다.

 

중국엔 현재 세계의 다양한 학교와 교육 방법, 첨단 교육 시스템이 모두 들어온 상황이다. 마치 중체서용(中體西用)의 정신을 구현하듯 사회주의란 이념은 튼튼히 해 놓은 상태에서 외국의 선진 경험을 모두 다 갖다 쓰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의 교육은 아직 세계 수준과는 격차가 있다. 그러나 중국 대학 중 일부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대학 탄생도 머지않아 실현될 전망이다. 중국은 교육대국, 교육강국을 넘어 인재 수출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중국의 하드웨어 파워뿐 아니라 중국 굴기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소프트 파워, 즉 중국 교육의 힘이다.

 

◆구자억 서경대 교수=교육학 박사. 베이징사범대 국제비교교육연구소를 졸업했다. 한국교육포럼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사단법인 한·중교육교류협회장과 한·중유학교우총연합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2014년 국민훈장 석류장, 2015년 대한민국교육산업대상을 받았다.

 

 

<기사 출처>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0459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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