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日 홍백가합전과 K팝의 활약[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jpg


일본 젊은이들에게 K콘텐츠는 동경 그 자체다. 올해 9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우연히 고교생 손녀와 같이 다니는 60대 여성을 만났다. 우리는 버스를 놓쳐 전철을 타러 가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됐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걸 알자마자 고교생 손녀의 눈은 빛나기 시작했고, 한국어를 독학하고 있다며 내게 친근하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K콘텐츠의 무게를 짐작했다.


지난달 13, 올해 일본 가요계를 총결산하는 NHK 방송 74회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戦)’44팀의 출전진이 발표됐다. 그중에 K팝 그룹 4, 그리고 K콘텐츠 그룹 2팀이 선발되어 주목받고 있다.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jpg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NHK 홈페이지에 따르면 출연진은 그해 앨범 매상, 인터넷 다운로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대한 조사, 라이브 및 콘서트 실적 등 활약한 성적과 여론조사를 통해 엄격하게 선발한 것으로, 6팀의 선정은 일본 사회에 K팝이나 K콘텐츠가 생각 이상으로 정착된 것을 짐작하게 한다.


6팀 중 여성 그룹은 르세라핌, 미사모, 남성 그룹은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이다. 니쥬는 9명 중 8명이 일본인이며 제이오원은 멤버 11명 모두 일본인이기 때문에 K팝이나 J팝으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K콘텐츠에서 유래된 현지화된 그룹이기 때문에 같이 논하기로 하겠다. 나는 실은 처음에는 이 그룹의 반도 몰라 당황스러웠지만, 직접 영상을 보고 한 번 더 놀랐다. 빛나는 퍼포먼스에 압도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쿠오카에서 만났던 10대 소녀를 떠올리게 됐다.


홍백가합전은 1951년에 시작한 일본의 장수 방송으로, 매년 1231일 저녁에 홍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선발된 가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80% 전후의 시청률을 유지했을 만큼, 양력설을 지내는 일본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중행사와도 같은 방송이다. 요즘 시청률은 4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그 대신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게 되어 여전히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방송임에 변함이 없다.


한편 한국인 가수들의 홍백가합전 출연 역사는 짧지 않다. NHK 홈페이지에 따르면 1987년 조용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졌고, 특히 많은 가수가 출연한 해는 19894(조용필, 계은숙, 김명자, 패티김), 20043(보아, 이정현, Ryu), 2022년에는 K콘텐츠 그룹까지 포함한다면 5그룹이 출연했다. 올해는 2022년에 이어 모두 그룹으로 K콘텐츠로 넓게 본다면 가장 많이 출연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선발된 그룹 중에는 한국에서 활동한 일본 여성 아이돌이 눈에 띄는데, 그들의 자신감 넘치는 퍼포먼스는 일본 젊은이들을 매료시키며 그들의 롤모델이 됐다. ‘미사모트와이스의 멤버 9명 중 일본인인 미나’, ‘사나’, ‘모모로 구성된 3인조 유닛이다. 그리고 르세라핌멤버 5명 중 2명의 일본인 사쿠라카즈하가 그렇다. 202012월 일본에서 데뷔했고, 올해 10월 한국에도 데뷔한 니쥬는 일본인의 귀여운 매력과 K팝의 힘이 넘치면서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현지화가 이뤄졌다.


또한 자니스 그룹의 부재로 인한 남자 아이돌 가수의 빈자리를 K콘텐츠 가수들이 톡톡히 채워주고 있다. 올해 일본 연예계의 큰 이슈는 자니스 소속사 사장을 지낸 자니 기타가와의 연습생 성폭력 파문이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남자 아이돌의 자리를 독차지해 온 자니스 소속 출신 가수들이 이번 홍백전에서 모두 제외됐다. 실제로 자니스 소속 아이돌이 선발되지 않은 것은 1979년 이래 44년 만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제이오원이 멋진 노래와 퍼포먼스로 채워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제 K팝이냐, J팝이냐를 구별해서 우열을 다투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현지화를 통해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는 더 많아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널리 다양해지는 K콘텐츠에 대응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 홍백가합전을 통해 K콘텐츠가 일본 가요계에도 정착해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일본에서 K콘텐츠의 우수성은 이미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서로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올해 홍백가합전에서 K콘텐츠의 활약이 기대된다.


<원문출처>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1130/122431594/1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51043

[모델의 아틀리에 2편] 주정은②, 아프리카 말리에서의 안녕…‘공(空), 비우다’ file

슈퍼모델이자 서경대학교 모델연기전공ㆍ예술교육원 모델학전공 교수인 주정은. 1994년 여고생 신분으로 SBS슈퍼모델대회 1위를 차지하며, 스타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진정한 자아 와 목표를 고민하는 사이 찾아온 때늦은 사춘기, ...

[조정근 서경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 원포인트 레슨] '증여세 폭탄' 피하려 미국 부동산에 눈 돌린다는데… file

전세계 국가 중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최근 자산가들이 미국 뉴욕이나 맨해튼 등에 있는 아파트나 상가·빌딩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목적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상속, 증여...

서경대학교, 국문학과 동문 초청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사회진출 노하우’ 특강 열어 …‘청야장학금’ 전달식도 file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국문학과(2013년 문화콘텐츠학부로 편입됨) 동문회(회장 김길연) 주최로 지난 4월 27일(목) 오후 3시 혜인관 시청각실에서 국문학과 졸업생 선배들이 자신의 직업과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콘텐츠학부 후배들의 ...

서경대학교 실용음악학과 밴드 실버스톤, 오는 2월 1일 대학로서 ‘단독 공연’ 펼쳐 file

서경대학교 실용음악학과 학생들로 이루어진 밴드 실버스톤이 오는 2월 1일(토) 혜화역 1번 출구 앞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뮤직홀에서 단독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밴드 실버스톤은 채널A가 주최한 <보컬플레이: 캠퍼스 뮤...

[종합] 2021년 기본역량진단 결과… 성신여대·인하대·군산대 등 재정지원사업서 탈락 file

일반재정지원사업에 233개교 선정 이의신청 거쳐 8월말 최종 확정 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2021년 진단) 가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진단에 참여한 대학 중 52개교가 일반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했다. 수도권 지역 성신여대와 인...

서경대, 세계적인 경제학자 윤기향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 교수 초청 특강 개최

5월 22일(월) 오후 1시 교내 문예관 문예홀서 ‘세상과 돈의 흐름을 꿰뚫는 아주 특별한 경제 독법’ 강연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 경제학과 종신교수이며 ‘올해의 교수상’ 수상자인 윤기향 박사를 ...

서경대학교, 코로나 19 확산 및 장기화 속 ‘CREOS LMS’ 시스템 운영, 학생들에게 호평 받아 file

대학교육이 코로나 19의 확산 및 장기화로 비대면 수업이 주를 이루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서경대학교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 ‘CREOS LMS’ 시스템이 학생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

2020년 여름방학에 하고 싶은 대학생 대외활동, 어떤 게 있나 file

코로나 19로 인해 원격수업으로 진행되었던 1학기가 끝나고 서경대 학생들도 여름방학을 맞았다. 방학을 맞아 자신의 진로 및 전공과 관련해 새로운 스펙을 쌓거나,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자 하는 학우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학우...

20대 70% "유튜버 되고 싶다"…대학에 '유튜브학과'도 등장 file

정화예대 방송영상전공 학생이 학교내 편집실에서 유튜브에 업로드할 영상을 편집하고 있다. “20대 청년들의 고민 상담! 보내주신 사연 읽어보겠습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정화예술대 남산캠퍼스 편집실. 방송영상학과 양은...

올 겨울 주목해야 할 대학생 대외활동 & 공모전, 어떤 게 있나 file

폭풍의 언덕에 찬 바람이 몰아치고 두꺼운 외투를 걸친 학생들이 종종걸음으로 강의실을 오가는 등 서경대학교 캠퍼스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서경대학교 학생들은 저마다 연말 계획을 세우며 들떠있는 한편 올해 마지막으로 치르게...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