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보안·공정성 생명인사전횡 등 싸고 잡음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게 자정·시스템 정비를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연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막걸리 스파이 대 와인 외교관충돌이라느니 조직붕괴, 조폭, 심지어 김정은 기쁨조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국정원은 그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19615·16 군사정변과 함께 탄생하였다는 정치적 굴레를 안고 있다. 당시로서는 정통성이 취약한 상태에서 통치권 보좌 기능이 절실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 간에 정권 유지의 수단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형성되어 있다. 민주화 이후 역사바로세우기과거사 진상규명등을 통해 그런 사실이 상당수 드러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출범 당시부터 미국 등 선진국 정보기관을 벤치마킹해 북한 및 해외정보와 국내 보안방첩 기능을 갖춰 명실상부한 국가정보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현대사의 숱한 굴곡 속에서도 명칭 변경과 일부 기능 조정이 있었을 뿐 그 정체성이 유지되어 왔다. 이는 2차 대전 이후 신생 독립국 정보기관들이 대체로 정권과 명운을 함께 했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드문 일이다.


채성준 서경대학교 군사학과장.jpg

채성준 서경대학교 군사학과장


정보기관이나 스파이들은 자랑도 할 수 없고 변명도 할 수 없다는 숙명을 안고 있다. 세계 최고 정보기관인 CIA도 많은 과오가 있었고 실패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나마 성공한 것처럼 드러나 있는 것도 사실은 떳떳하다고 할 수 없는 해외 정치공작 사례들이다. 이란 팔레비 왕정복구 지원, 칠레 아옌데 정권 전복, 과테말라 쿠데타 지원 같은 것들이다. 반면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제거, 쿠바 피그만 침공, 이란-콘트라 게이트, 아프가니스탄 전쟁 개입, 한국전쟁 발발 정보 판단 실패, 9·11 테러 정보 실패, 이라크 대량살상 무기 허위 정보 등은 대표적 실패 사례다.

 

미국이 냉전시대에 소비에트 연방 체제를 붕괴시키고 오늘날 세계 최강 국가로 부상하는 데는 CIA의 공이 무엇보다 컸지만 그런 성공적 활동은 그냥 숨겨져 있다. 그렇다고 미국 국민들이 CIA의 위상과 역할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정보기관 설립 이래 많은 과오와 일탈 사례가 있었다. 그때마다 도매금으로 지탄 대상이 되기 십상이었다. 국정원발 이슈는 휘발성이 강한 대신 비밀정보기관의 특수성 때문에 진실보다는 뒷담화식 추측이 난무하기 마련이다.

 

최근 불거진 국정원 인사 소동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대로라면 문제다. 하지만 더 큰 잘못은 내부 사정이 외부에까지 노출되었다는 점이다. 정보기관의 생명은 비밀과 보안에 있다. 정보활동이 밖으로 드러날 때는 이미 생명력을 잃는다. 먼저 내부 유출자부터 찾아내 단죄하고 그 다음으로 문제가 있다면 절차대로 조사해 바로잡으면 된다. 미리부터 예단하거나 정치권까지 가세해 지나친 국정원 흔들기는 삼가야 한다.

 

오늘날 국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군사력 위주의 경성국력 못지않게 경제적 우위나 산업기술력과 같은 연성국력이 중요하다. 이는 그만큼 스파이들의 역할이 커졌음을 방증한다. 국가정보기관이 흔들리면 결국 좋아하는 것은 상대국이다. 이번 사태를 일부 정치권에서 국내정보활동 복귀 세력과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될 수도 없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적폐청산이라는 이름 아래 단죄되는 것을 본 직원들이다.

 

스파이의 삶은 영화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처럼 정의롭고 폼 나는 게 아니라 평생을 익명 속에 악역을 도맡기 일쑤다. 스파이 세계의 모든 활동은 합법성에 근거하지 않고 합목적성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드러내놓고 나설 수 없는 처지다. 절대 대다수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걸 숙명으로 알고 산다.

 

하지만 국정원 자체적으로도 더 이상 정치권이나 권력에 휘둘리지 않게 시스템을 정비해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예측된 인사가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비밀정보기관은 다른 정부기관과 달리 언론 등 외부 감시에서 비켜나 있다 보니 인사 전횡 소지가 많다. 전 세계 어느 나라 정보기관도 조직, 인원, 예산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만큼 자정 기능이 잘 작동해야 한다. 선관위 인사 부정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국민들도 이제는 지켜볼 차례다.


<원문출처>

세계일보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620516860?OutUrl=naver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7388

서경대학교 2017 교양교육과정 6대 핵심역량 중심 개편 …인성·역량 조화 이룬 ‘인증제’도 도입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역량을 갖춘 CREOS형 글로벌 실용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학부 교육 혁신의 일환으로 2017학년도 교양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한다고 23일 밝혔다. CREOS형 글로벌 실용인재란 ...

[진세근 교수 기고] 變色<변색> file

漢字, 세상을 말하다 변색은 물리적·화학적 변화로 물체 색깔이 바뀌는 것을 말한다. 퇴색(退色)도 변색의 일종이다. 변색처럼 다양하게 활용되는 단어도 흔치 않다. 얼굴색을 가다듬는 것도 변색이다. 논어 향당(鄕黨)은 ‘진수성...

2018대입 수시 적성고사 323명 늘어…중위권 몰릴 듯 file

한성대·평택대 전형 신설, 서경대는 77명 늘려 인(in)서울 노리는 중위권, 경쟁 치열할 듯 대입 수시모집 전형 중 하나인 적성고사 전형 선발인원이 전년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입시전문기관 유웨이에 따르면 2018...

서경대, 2017 학군단 임관 축하 · 승급 · 입단 행사 개최 file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24일(금) 오후 2시 교내 수인관에서 2017 학군단 임관 축하 및 승급 · 입단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55기 후보생 36명은 3월 8일 계룡대에서 열리는 합동임관식을 앞두고 가족과 친지, 동료들로...

서경대, 3월부터 'CREOS 졸업인증제' 시행

서울 성북구 정릉에 위치한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가 오는 3월부터 학생들의 인성 함양과 핵심역량 계발을 돕기 위해 'CREOS 졸업인증제'를 시행한다. 'CREOS 졸업인증제'의 시행은 4차 산업혁명 및 융·복합 시대에 적합한 ...

[나의 삶 나의 길] ‘대학 수장으로 인생 3막’ 최영철 서경대 총장 file

“대통령 단임제는 망국제도 … 국정농단 원인 됐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분명 ‘상식’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권의 ‘비선실세’와 그 무리가 국정을 농단하고,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된 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기다리고 ...

서경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진과 학생 재능기부 차원 ‘초등학생 소프트웨어 캠프’ 개최···성료 file

2017년 2월 20일~23일 4일간, 서경대학교 북악관 6층 실습실서 서경대학교 컴퓨터과학과(학과장 민미경)와 데이터컴퓨팅센터(센터장 민미경)는 2월20일(월)부터 2월 23일(목)까지 4일간 교내 북악관 6층 실습실에서 우리 대학 인근에 소...

서경대학교 다문화연구센터, ‘제1회 다문화 과학영재 러시아어 학술발표대회’ 개최 file

2017년 3월 4일(토) 오후 1시, 서경대학교 유담관 서경대학교 다문화연구센터(센터장 안병팔)는 2017년 3월 4일(토) 오후 1시 서경대학교 유담관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러시아권 학생들과 학부모, 서경대·러시아대사관·삼성전자 등 관...

서경대 서경예술교육센터, 2년 연속 서울시‘우리동네 예술학교’총괄운영기관에 선정돼

- 오는 3일부터 교육운영 자치구 및 운영기관 공개모집 - 교육운영 대상도 서울시 25개 자치구 아동으로 확대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6일 교내 서경예술교육센터(센터장 김범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서울시 ‘우리...

[TONG] ‘태양의 후예’를 꿈꾼다면… 육해공 사관학교 입시 전략 분석

직업군인을 희망하는 고등학생이 부쩍 늘었다. 졸업과 동시에 취직이 되는 안정적 직장인 데다 장교로서 사회적 지위와 명예가 주어져 극심한 취업난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수시 6회 지원과도 무관해 일반대학과 복수 지원이...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