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김보람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조교수.jpg

김보람 서경대 공공인재학부 조교수


제주대안교육협의회가 주최하는 진로특강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강연이 끝나고 제주에 있는 대안학교 7개 중 한 곳인 볍씨학교에 방문해 12일을 보냈다. 볍씨학교는 대한민국 최초의 초등대안학교인데 광명에 본교가 있어 초1부터 중2까지 본교에서 수업을 듣고, 마지막 중3과정을 제주학사에서 보내게 된다. 일본에서 나름대로 매우 빡세다고 소문이 자자한 학교를 졸업한 나로서는, 그 학교보다 훨씬 더 빡빡한 학교의 존재를 처음 만나보았기에 12일 동안의 경험은 너무나 놀라웠고 신비로웠다.


그날의 일과는 이러했다. 매일 아침 그날의 밥짓기 당번은 새벽 5시에 일어나 가마솥에 밥을 짓고 직접 재배한 작물들로 반찬을 만들며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요가와 명상을 한 뒤 돌아와서 고전을 읽으며 책 명상을 하고, 그날의 일정을 함께 확인하며 역할 분담을 한다. 각자 맡은 구역을 청소하고 나서 아침식사가 끝나면 그날의 일과 공부를 시작한다. 제주 전통식 돌집을 짓는 것과 농사를 짓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자 공부이고, 수업도 역사·영어·중국무술·합창·천연염색·글쓰기 등 매우 다채롭다. 저녁식사가 끝나면 30분 동안 대여섯개 노래를 함께 소리 높여 부른다. 합창이 끝나면 잠깐의 명상을 한 뒤 하루에 있었던 일들 중 깨달았던 점을 기록하고, 그것을 모두와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한다. 1년간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감각을 깨우는 생활을 한다. 선생님들도 학생들과 24시간 함께 생활하는데, 그 변화와 성장에 대한 의미를 반드시 아이에게 알려줘야 그 순간이 아이에게 중요한 역사가 된다고 했다.


친구들과 12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진로 특강에서 강연을 했던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졌고, 강연 내용도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내가 볍씨학교 친구들을 따라다니면서 배워야 할 것이 정말 많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인 의식주는 필요한 만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내가 필요한 것을 스스로 해결하거나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농사·밥을 짓는 것, 글을 짓고 시를 짓는 것.... 짓는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들과 이어진 일이고 창조적인 작업이며,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일이며, 생명을 유지하고 영위하는 소중한 일이다. 이렇게 중요한 짓는일을 우리는 얼마나 하고 있으며, 얼마나 배워 왔으며, 얼마나 할 수 있을까. 교육의 역할과 학교의 존재를 다시금 되묻게 된다.


<원문출처>
경기일보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20925580216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9452

다가오는 새 학기, 값진 경험으로 남을 사회봉사활동, 어떤 게 있나 file

긴 겨울의 끝자락인 2월 중순, 한 달 남짓한 개강을 앞두고 서경대학교도 캠퍼스 곳곳에서 건물 내부 도색을 하고 헌 책상이나 비품을 새 것으로 바꾸는 등 새롭게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연례적으...

김유경 서경대 교수의 ‘드라마 속 뷰티’ 따라잡기 - ① file

“아름다움을 위한 거짓 볼륨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김유경 교수 [한강타임즈] ‘우아하고 지적인 사람이 섹시하기까지 하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예쁜 사람이 착한사람’이라고 통칭하는 근간의 말보다 더 어이없고 기막...

역전 기회 주는 ‘쉬운 수능’을 아시나요? file

올해를 끝으로 적성고사 폐지 학생부 못 채운 중하위권에 ‘학종’ 아니어도 대입 기회 열어줘 교과전형·정시 수능 모두 부담 땐 ‘적성고사’로 역전 기회 노려볼 만 평균 70점 이상 합격 가능성 커 이비에스 교재로 문제 유...

서경대학교,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에서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버디(Buddy) 프로그램 운영 file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는 내국인 재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이 함께 한국문화체험 활동 중 하나로 고궁을 찾아 포즈를 취했다. 버디 프로그램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우리나라 전통한복 체험을 하게 해주고, 고궁을 방...

2020 인생나눔교실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수도권지역 멘토봉사단 · 튜터 · 멘티기관 및 그룹 모집 file

서경대학교 예술교육센터, ‘2020 인생나눔교실’ 사업 수도권지역 주관처로 3년 연속 선정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생나눔교실 활동의 지속가능한 모델 제시 멘티 기관 및 그룹을 발굴하고, 적합한 튜터(멘토링 매개·지원인력) · 멘...

홍대 제일의 헤어 디자이너 꿈꾼다, 프로젝트 라빠헤어 홍대1호점 청아 file

6개월 차 초보 디자이너가 프로젝트 라빠헤어 홍대 1호점 입사 첫 달에 매출 2000만원을 달성했다. 평균 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던 청아 디자이너가 라빠에 와서 급성장한 비결. 프로젝트 라빠헤어 홍대 1호점 청아 디자이너 ...

1947년 한국대학으로 설립 서경대학교?... 매년 5월 청야대동제, 개교기념일 가을축제 성황 file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사립 종합대학 서경대학교가 31일 관심이다. 1947년 재단법인 한국학원에서 한국대학으로 설립하였다. 1992년 종합대학으로 승격, 법인명을 서경대학원으로, 1993년 교명을 서경대학교로 개칭하였다. 2011년 기준...

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제23회 졸업작품전시회 개최 file

'화양연화(花樣年華)' 주제로 11월 1일부터 7일까지 7일간 아라아트센터서 서경대학교 디자인학부(학부장 박혜신)는 11월 1일(수)부터 7일(화)까지 7일간 아라아트센터에서 졸업작품전시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졸업작품전은 시각정보디자...

[수능]서울 주요대학 정시선발 평균 32% …학교별 비율은? file

서울대 21.5%, 고려대 17.4%, 연세대 33.1% 정시로 뽑아 서울교대·국민대·서울여대 40% 이상, 8개교 1천명↑ 선발 서울 내 32개 대학의 2020학년도 정시전형 선발비율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치러지는 가운데 ...

가난한 재단에 배고픈 사립대…성신·동덕여대 투자 '꼴찌’ file

연세대, 서울여대 등 7개 대학 교육부 권고치 미달 건국대, 경희대 등 11개 대학은 재단 최대 지원 2019, 2020년 학교 운영경비부담율 지난 3년간 서울 주요 대학들의 등록금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본지 4월 7일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