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원의 '국내보안정보' 활동 부분적 부활 필요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장.jpg

채성준 군사학과 교수


최근 '경제안보'가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등 외교적 행보 또한 경제안보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경제안보란 대체로 산업 공급망과 연구·개발(R&D), 외교, 통상, 산업기술보안 등의 통합적 운용을 통해 대내외적 경제위협으로부터 국민·경제·주권을 보호하고 미래성장을 견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를 위해선 범정부적 노력이 있어야 하고, 특히 국가정보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안보의 관건은 정보력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경제안보와 유사한 '산업보안' '산업안보' 같은 개념은 국가정보활동에서 출발한 것이다. 산업화 이후 국내 첨단산업기술 유출이 문제됨에 따라 198910월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가 '산업보안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산업보안 업무편람'이란 책자를 발간했으며, 이때부터 산업보안이란 용어가 본격적으로 일반인에게도 알려졌다.

 

다만 산업보안은 이미 존재하는 핵심 자산을 지키는 소극적 개념이란 점에서 새로운 산업적 위협과 난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오늘날 세계 패권 국가들이 식량, 에너지, 희소자원, 첨단기술 등을 자신들의 패권을 강화하고 국가이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이용하려는 경향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201974일 한국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포토레지스트·불화수소·폴리이미드)의 수출을 제재하는 경제보복을 단행한 데 이어, 작년엔 '요소수 대란'까지 겪으면서 '산업안보'란 용어가 본격 대두됐다. 이는 산업경제 분야 위협이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군사 분야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국가안보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게 바로 '경제안보' 개념이다. 오늘날 미중 간 패권경쟁이 군사적·영토적 문제를 넘어 무역 분쟁, 경제전쟁으로 확대되면서 '산업안보'보다 넓은 의미에서 국제질서 변화와 함께 발생하는 제반 경제적 위협으로부터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새로운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의 키워드였던 '경제안보'는 양국관계를 군사동맹을 넘어 기술동맹 또는 경제동맹으로 발전시키자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경제안보는 산업보안과 산업안보 개념을 포괄하는 가장 넓은 의미의 상징적 개념이다. 앞으로 신()보호무역주의와 신냉전 시대 도래란 국제질서의 급격한 변화에 맞춰 새롭게 정립해가야 할 과제다.

 

바로 이런 현실에서 경제안보와 국가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시기 '국내보안정보' 활동을 중단하고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등 위상과 역할을 축소시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이 시점에서 작년 1월 개정된 '국정원법'상의 직무범위에 "산업경제정보 유출, 해외연계 경제 질서 교란 및 방위산업침해에 대한 방첩활동"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유념하면 좋을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 국가정보기관이 선제적으로 산업보안이란 개념을 정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래 그 직무가 법률상에 구체적으로 명시됐단 의의가 있을 뿐 아니라, 국제질서 변화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대외적 요인에 따른 경제적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란 국민적 요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경제안보는 국가정보기관만의 몫은 아니다. 범부처적 접근을 통해 조정·총괄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 국가안보실에 경제안보비서관을 두고, 외교부에 경제안보외교센터를 설치한 것은 이런 점을 반영해서다. 경찰청이나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 부문 정보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무한경쟁 속에서 국가정보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경제안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다만 이를 위해선 선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국내보안정보 활동의 부분적 부활이다. 정보나 방첩엔 국내외 구분이 없다. 해외정보 전담 기관인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연방수사국(FBI) 등 방첩기관과의 유기적 협조 아래 국내 정보활동을 하고 있다. 경제안보를 위한 방첩활동의 출발점 역시 첩보수집이다. 위협의 실체를 알지 못하곤 제대로 된 방첩이 이뤄질 수 없다. 반면 방첩과 연관되지 않은 경제안보는 자칫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산업스파이 활동을 하겠다고 공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과거 국내보안정보 활동에서 문제가 된 것은 이른바 정치개입이다. 현행 국정원법엔 국정원 직원의 정치 관여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 국가정보의 특성은 합목적성에서 찾을 수 있다. 국정원이 국가정보기관으로서 경제안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국가안보적 현실에서 시대적 요청이다. 더 이상 과거의 족쇄에 묶여 있지 말고 방향성을 찾아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원문출처>

뉴스1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6199768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5464

[서경대 MFS] 만족도 높은 모바일 뱅킹 '캐피탈 원(Capital One)’ file

서경대학교 MFS(Mobile Financial Service) 연구회는 금융정보공학과 서기수 교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연구모임으로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핀테크시장의 흐름과 동향파악을 통해서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칼럼:[서기수 교수의 성공투자 법칙⑮] 주식투자 수업 file

<지난 호에 이어서> “그들은 변동성과 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재정절벽, 브렉시트, 중국 침체, 유가 급락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라면 무조건 좋다. 소위 전문가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대학일자리플러스본부] 서경대학교,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 홍보 Day’ 성료 사업의 취지 및 내용 알리고 다양한 참여 체험 이벤트 열어 file

서경대학교(총장 김범준) 대학일자리플러스본부는 지난 5월 7일(화), 10일(금) 양 일간 교내 캠퍼스에서 2024년 고용노동부 주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에 서경대학교가 신규 선정된 것과 사업의 취지와 내용 등을 알리는 홍보...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칼럼:민족의 스승, 세종대왕의 군사전략 file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국방부 청렴국방위원 5월 15일 ‘스승의 날’은 1965년부터 세종대왕 탄신일(음력 1397년 4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다시 정한 날이다. 세종은 한글을 창제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민족의 스승...

[서경대 MFS]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앱 ‘StashAway’ file

서경대학교 MFS(Mobile Financial Service) 연구회는 금융정보공학과 서기수 교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연구모임으로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핀테크시장의 흐름과 동향파악을 통해서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

인터넷은행 보다 낫다?…일취월장한 시중은행 슈퍼앱 file

서울 시내의 한 ATM 부스 앞에서 모바일뱅킹 앱을 구동하는 모습.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어 인터넷전문은행의 모바일뱅킹앱보다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시중은행 앱들이 경쟁력이 눈에 뜨게 성장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부 한국무용전공 4학년 김세연 학생, ‘2024 비엔나 국제무용콩쿠르 VIBE’에서 ‘특별상’ 수상 file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세연 학생이 지난 3월 17일(일) 서울시 양천구 소재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VIBE(Vienna International Ballet Experience) 주최, ‘2024 비엔나 국제무용콩쿠르 V...

본질 들여다보려는 법원‥"2천 명 증원 '공공 이익' 부합하는지가 쟁점" file

앵커 정부와 의사협회의 갈등이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그 빌미가 된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이, 법정에서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 정지 신청과 관련해서, 법원이 정부로부...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부 한국무용전공 재학생들, '2024 제19회 보훈전국무용경연대회'에 참가해 '대상’ ‘금상’ ‘은상’ 등 대거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적 거둬 file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부 한국무용전공 재학생들이 지난 3월 30일(토)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아트홀에서 사단법인 보훈무용예술협회 주최로 열린 ‘2024 제19회 전국보훈무용경연대회’에 참가해 ‘대상’, ‘금상’, ‘은상’ 등을 대...

2024년 제18회 대한민국 중국어 말하기 대회 ‘대상’ 수상 서경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중어전공 이민석 학우 인터뷰 file

서경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중어전공 학우 4명이 지난 3월 30일 연세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린 ‘2024년 제18회 대한민국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최고상인 ‘대상(국회의장상)’과 ‘장려상’ 등을 수상하는 등 쾌거...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