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막선거 끝나면 버려지는 현수막 줄일 수 없을까요.jpg


얼마 전 지방선거가 끝나고, 선거 때 사용했던 홍보 현수막으로 장바구니나 앞치마 등을 만들어 ‘새활용한다는 뉴스에 귀가 솔깃했다. ‘새활용(업사이클)’이란 버려지는 쓰레기, 자원에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더해 더 가치 있는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재활용(리사이클)’에 비해 가치를 확장한 것이다. 내가 귀를 기울인 까닭은 현수막을 다시 활용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2017년 이후 한동안 여러 행사에 사용된 현수막으로 모빌 작품을 제작해 왔다.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 어학부 교수.jpg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 -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한국은 선거철이 되면 온 거리가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 원색으로 물든다. 후보자나 정당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나붙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힘이 넘치는 한국적인 풍경으로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익숙한 풍경이 어딘가 불편했다. 3월에 대통령선거, 이달 초에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잇따랐고 현수막은 거리에 계속 넘쳐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한 숫자로 보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 때 거리에 게시된 현수막은 총 128000여 개로, 10m 길이의 현수막을 한 줄로 이으면 1281km나 된다. 이는 서울에서 도쿄까지 갈 수 있는 거리이며, 무게 또한 192t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움을 넘어 경악하게 할 수치다.

 

게다가 이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로 만들어져 소각해 처리할 경우 온실가스, 발암물질 등이 다량 배출된다고 한다. 다 처리하려면 일회용 커피잔 1000만 개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나온다고 하니 공포가 따로 없다.

 

그래서 나는 새활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지난주 서울 성동구에 소재한 서울새활용플라자에 가봤다. 이곳은 중랑하수처리장과 인접해 있어 특별한 구역에 온 것 같았다. 여유롭게 지어진 건물은 외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내부 공간도 가운데 계단으로 돼 있어 열린 느낌이었다. 이곳은 새활용의 다양한 정보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고, 실천으로 이어지게 돕는 복합 문화공간이었다.

 

새활용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공간인 새활용하우스’, 버려진 폐기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소재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그 소재를 제공해 주는 소재은행’, 다양한 공구와 최첨단 기계를 사용해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인 꿈꾸는 공장’, 그리고 입주기업들의 사무실로 꾸며져 있었다.

 

이전에 모빌의 소재로 현수막을 사용한 이유는 행사 정보를 작품에 담을 수 있고, 그 기억을 간직할 수 있어 사회성과 역사성을 가진 소재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색깔이 눈에 잘 띄고, 인쇄된 한글 문자가 사랑스러우면서 뛰어난 예술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세계 여성의 날’ ‘한글날등 서울시청, 광화문 일대에서 문화적인 행사가 있을 때는 참여하면서 현수막을 보고 다녔다. 그리고 마음에 둔 현수막이 있으면 행사가 끝날 때를 기다렸다가 얻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현수막을 다뤄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 양쪽의 고정용 나무, 수많은 못, 긴 길이와 무거운 중량, 강한 휘발성 냄새가 문제였다. 세척하고 말리는 것도 일반 가정에서는 쉽지 않았다. 선거용 현수막이라면 사람의 얼굴이나 이름 등을 제외해야 해서 쓸 수 있는 것은 일부분이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쓰레기가 발생한다. 새활용플라자의 소재은행은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주기에, 새롭게 활용한다며 또 다른 폐기물을 만들어냈던 나를 반성하게 했다. 폐현수막의 새활용도 중요하지만 먼저 현수막 사용을 줄이고, 현수막을 만든다면 소재를 재생이 더 용이한 것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새활용플라자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쉐어라이트의 폐LED칩으로 만든 촛불로 밝히는 LED조명기휴대용 물 살균기였다. 전기가 없거나 수질이 나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돕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처럼 새활용의 전제는 억지로 사용하게 하기보다 새로운 가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에 있다. 사회나 사람들의 생활에 유익하게 새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견학의 마지막에 테트라팩 화분 만들기를 받았다. 그리고 맞은편 서울하수도과학관에서 압축토양과 상추씨앗을 선물 받았다. 이번 주말에는 씨앗을 심고 키워 보고자 한다.


<원문출처>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20623/114086452/1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7800

고운실 서경대학원 경영학과 외래교수 기고 : ‘자연치유’가 시사하는 ‘ESG 경영’ file

고운실 서경대 대학원 경영학과 외래교수 소나무 숲에 송충이가 창궐해 온 산의 소나무를 갉아 먹어 고사시킬 것 같지만, 자연은 송충이의 천적이 바로 번식해 송충이를 잡아먹기 때문에 자연성을 회복하고 숲속 자연의 평...

서경대학교, 성북구 · 구내 대학교와 함께 이육사 탄생 120주년 기념 문화제 ‘Re:육사’ 개최 file

5월 18일(토) 길음로 꿈빛극장서, 창작뮤지컬 ‘육사, 그 씌어지지 않는 편지’ 선보여 서경대학교(총장 김범준) 문화예술센터(센터장 최은정)는 성북구(구청장 이승로), 성북문화원(원장 김영일), 동덕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

서경대, 「인생나눔교실 사업」 수도권 지역주관처로 7년 연속 선정 file

5월 14일부터 사업 참여자(멘토 · 멘티기관 · 튜터) 모집 착수 이어, 총 1,100회 내외 멘토링 운영 예정 서경대학교(총장 김범준) 문화예술센터(센터장 최은정)는 ⌜2024년 인생나눔교실⌟ 사업의 수도권 지역주관처로 선정돼...

[서경대 카드뉴스] 2024년도 단과대별 체전 file

<홍보실=이세인 학생기자>

‘제12회 서경대학교 전국 고등학생 디자인 실기대회’ 개최 file

5월 25일(토), 26일(일) 양일간 서경대 수인관서 서경대학교(총장 김범준)는 오는 5월 25일(토), 26일(일) 양일간 교내 수인관에서 ‘제12회 서경대학교 전국 고등학생 디자인 실기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경대학교가 주...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뮤지컬전공 제22회 정기공연 ‘GREASE’ 개최 file

5월 16일(목)부터 19일(일)까지 4일간 교내 문예관 문예홀서 <GREASE 공식 포스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뮤지컬전공 학생들의 정기공연 뮤지컬 ‘GREASE’가 5월 16일(수)부터 19일(일)까지 4일간 평일 오후 7시 30분,...

서경대, 성북구의회와 느린 학습자 지원방안 마련 위한 연구 돌입 file

5월 13일 성북구의회에서 착수보고회 진행 느린 학습자의 자립과 사회 참여,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 마련에 앞장설 것 서경대학교 공공인재학부 한기영 · 김보람 교수 연구진(연구책임자 김기영 교수)이 성북구의회 의원...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칼럼:[서기수 교수의 성공투자 법칙⑮] 주식투자 수업 file

<지난 호에 이어서> “그들은 변동성과 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재정절벽, 브렉시트, 중국 침체, 유가 급락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라면 무조건 좋다. 소위 전문가들이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랭키파이가 알려드립니다"···국내 대학교 트렌드지수 file

4월 5주차 기준 국내 대학교 트렌드지수 순위를 랭키파이가 알아봤다. 현재 국내 대학교 부문은 최근 많이 언급되어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렌드지수는 전주 키워드 검색량과 구글 트렌드점수를 합산해...

‘서경대학교 산학협력활동 우수 교원’ 기획시리즈 ② - 나노화학생명공학과 서성철 교수 file

서경대학교는 산업 발전 및 기업과의 상생, 새로운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국책 연구기관, 기업 등과 130여 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양한 정책사업 유치 및 공동연구 기술개발, 전문 인재 양성 사업 등을 수...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