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韓日, 의학은 이인삼각으로 나아가야.jpg

“의학은 기본적으로 경쟁이 아니라 한 다리를 묶고 같이 가는 이인삼각 같아요.”

17일 공모전 ‘2021년 한일 나의 친구, 나의 이웃을 소개합니다’의 시상식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개최됐다. 나는 그곳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식을 마치고 우수상을 수상한 연세대 의대 본과 4학년인 이성환 씨와 한일 의학 교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jpg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이 행사는 작년에 이어 외교부가 주최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공모전이었다. 올해는 모두 142건의 이야기가 모아졌고, 그중 10건이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이 씨는 2019년 8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일본의 야마가타(山形)대 의대에서 진행된 특별교류 프로그램에 연세대 의대생 4명의 팀장으로 참여했던 경험을 소개해 심사위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나 역시 심사를 하면서 한일 의학도들의 교류 이야기에 무척 공감했고, 그래서 시상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들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다가가게 됐다. 사실 두 나라의 관계가 어색해질 때마다 한일 교류의 필요성을 다시 묻게 되는데, 그 실마리가 의학이라는 분야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연세대 의대와 야마가타대 의대의 교류는 암 치료의 첨단 기술인 ‘중립자선치료기’를 연세대에서 도입한 게 단초가 됐다. 그 기술에 관한 정보 교환의 일환으로 2018년 국제교류협정을 체결하면서 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립자선치료기는 야마가타대와 도시바에너지시스템스가 공동 개발해 ‘야마가타 모델’로 불리며, 일본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의료 시스템이다.

하지만 첫 교류 행사가 있었던 2019년 여름은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최고로 냉랭했을 때였다. 한국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었고, 일본에 여행 가는 것도 눈치 보는 시기였다. 그래서 이 씨는 ‘괜히 행사에 신청했나’ 하는 생각도 했단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일본 공항에 도착함과 동시에 완전히 깨졌다고 한다.

일본 측 관계자들은 공항에서부터 귀한 손님으로 맞이하며 시종일관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줬다. 꼼꼼한 시설 견학과 실습이 이어졌고, 야마가타대 총장, 시장, 현지사 등도 만났다.

하이라이트는 4명의 일본 학생과의 만남이었다. 일본 측 팀장과는 만나자마자 함께 목욕탕을 가게 됐고, 스스럼없고 솔직한 모습에 일본인에게 갖고 있던 이중적인 선입견도 깨졌다고 한다. 다소 서툴기는 했지만 영어로 소통하며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고민도 나눴다. 그리고 이들은 정치적 이슈가 서로 편안하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사명감은 국가의 관계, 집단의 관계를 모두 초월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모두가 생명존중과 인류애를 바탕으로 실현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런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 한국과 일본이라는, 연세대와 야마가타대라는 생각보다는 의사로서의 유대와 결속을 강력하게 느꼈다고 한다.

“공부하다 보면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면이 많아요. 고령화가 진행되고 우울증이나 암 환자분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 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같다고 느꼈어요.” 이 씨는 두 나라의 의학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학은 결국 내가 마주하게 된 환자에게 어떤 최선의 치료책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아주 좋아져도, 아주 나빠져도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협력적 관계는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일 교류는 쉬울 것 같으면서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한일 의학도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크고 묵직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2021년을 마무리하면서, 코로나 위기 속에서 고생한 의료진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코로나 시대만큼 한국의 가족과 일본에 있는 가족, 지구의 모든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이 건강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절실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누구나 병원을 가기가 조심스럽고, 떨어져 지내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오고 가기가 쉽지 않았으니까.

이 씨는 다음 주에 있는 의사 국가고시를 치르기 위해 지금도 잠을 아끼며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그를 비롯한 모든 의학도에게 격려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들 모두가 한국의 의료인을 뛰어넘어 인류의 의료인이 되길 바라며 말이다.

<원문출처>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11231/111027936/1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51928

박수한 서경대학교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일본어전공 2학년, 2021년(제9회) 전국대학생일본어번역대회 ‘우수상(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소장상)‘ 수상 file

박수한 서경대학교 국제비즈니스어학부 일본어전공(학부장・주임교수 한영균) 2학년이 2021년(제9회) 전국대학생일본어번역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지난 10월 16일(토) 오전 10시 자택에서 온라인시험 방식...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장 기고] 테러대응을 위한 군의 역량 강화 필요 file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장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는 탈냉전 이후 기존 안보위협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꾼 사건이다. 지난 20년 동안 국제사회가 테러 근절을 위해 합심해 노력한 결과 9·11 테러를 주동한 이슬람극단주의 무장...

서경인 인터뷰: ‘2021 건강생활실천 디자인·영상 공모전 건강계단 디자인 부문’ ‘대상(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김규민(광고홍보콘텐츠학과 21학번) · 최진규(광고홍보콘텐츠학과 21학번) 학우 file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김규민 · 최진규 학우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원장 조현장)과 한국건강관리협회(협회장 채종일)가 주관하고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와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후원하는 ‘건강생활실천...

국내 대학 최대 규모의 언택트 패션 갈라쇼 ‘HUB(허브) 12’, 지난 12월 3일(금) 서경대 본관 8층 컨벤션홀에서 성공적 개최··· 준비위원장 · 무대감독 · 편집팀장 인터뷰 file

지난 12월 3일(금) 서경대학교 본관 8층 컨벤션홀에서 국내 대학 최대 규모의 언택트 패션 갈라쇼인 ‘HUB(허브) 12’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객을 ...

서경대학교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 졸업논문발표회와 졸업전시회 성료 file

졸업 앞둔 4학년 학생 22명, 1년간 연구하고 준비한 연구논문 발표하고 논문 배너 전시하는 시간 가져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 졸업생 단체사진 서경대학교 미용예술대학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학과장 김은숙 교수)는...

서경대학교 1주기 대학혁신지원사업 괄목할 만한 성과 거둬 file

- 미래인재 양성 위한 새로운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 4차 산업혁명과 비대면 원격교육에 필요한 새로운 교육환경 구축 - 다양한 학생지원 시스템 개선과 코로나·미래 교육환경 변화 대응한 교육의 질 개선 - 대학과 지역사회...

서경대학교, '2021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 종료 file

총 26명 신진작가 육성 22편 영화 시나리오, 4편 드라마 기획안 대본 2부로 완성 서경대학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21 콘텐츠 창의인재 동반사업’을 성황리에 마쳤다. 서경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콘텐츠산업을 선...

대학교 12월 브랜드평판…서울대학교, 중앙대학교, 연세대학교 順 file

한국기업평판연구소, 대학교 브랜드평판 빅데이터 분석 결과 대학교 브랜드평판 2021년 12월 빅데이터 분석결과 1위는 서울대학교가 차지한 가운데 중앙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기업평판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창작극 ‘내가 그린 너에게’, ‘제21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서 ‘은상’, ‘크리에이티브연출상’, ‘우수희곡상’, ‘최우수스탭상(무대디자인)’ 등 4관왕 수상 file

10월 31일(일)- 11월 28일(일) 대학로 허수아비 소극장 진행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학부장 강신 교수) 학생들의 순수 창작극 ‘내가 그린 너에게’가 ‘제21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은상’, ‘크리에이티브연출상’, ...

서경대학교, 디지털 트윈 기반 실감공연 ’몽유도원도‘ 낭독시연회 개최 file

‘2021 문화콘텐츠 R&D 전문인력 양성(예술·과학 융합 프로젝트) 사업’ 일환 12월 13일(월) 저녁 7시, VR Chat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