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떨어져 있지만, 더 가까워진 우리.jpg


소회의실을 통해 다른 학번, 다른 전공자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실은 대면 수업할 때 늘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끼리만 같이 앉아 얘기를 나누곤 했거든요.”

대부분의 대학교는 일부 실기 수업을 제외하고, 아직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내가 속한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역시 온라인 줌(zoom)으로 수업한다. 이번 주 종강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 후기를 물었더니 소회의실활용이 좋았다고 한다. “학우들과 친해졌다” “잘하는 친구가 많이 도와줬다” “배운 내용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이유였다.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jpg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소회의실이란 줌으로 수업을 진행할 때 같은 시간에 하나의 계정을 통해서 여러 그룹을 만들어 그룹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학기 중간부터 일부 도입하다가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특히 어학 수업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 보통 3시간 동안의 수업 중 4번에서 5번 정도 서너 명씩 파트너를 바꿔가며 소회의실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대면 수업 못지않은 효과를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자 교육 현장은 혼란스러웠고, 온라인 강의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잇따랐다. “온라인 수업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다” “무성의한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서 학기당 등록금 수백만 원을 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줄어 생활이 어려워져 휴학한 학생도 많아졌고, 심지어는 자퇴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슬픔은 극복할 수 없어요.” 20학번 어느 여학생이 이렇게 속내를 털어놨다. 20학번 학생들은 입학식을 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비대면 수업만으로 대학생활의 3학기가 지나가고 있다. 이 학생은 학교에 너무 가고 싶어 혼자 두 번 가본 게 전부라고 한다. 이런 이야길 듣다 보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코로나193학기째 이어지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됐다. 그러자 대학생들이 안고 있는 문제 중 불안함고독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모르는 20학번, 21학번 학생들을 보면서.

 

이번 학기에는 몇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그중 하나가 소통이다. 만남의 기회가 적은 만큼, 일방적으로 진행하기 쉬운 수업을 쌍방향이 되도록 노력했다. 이들이 유일하게 사람들과 만나는 순간인 수업 시간을 그 소통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소회의실기능 활용도 그중의 하나였고 소통의 도구라고도 할 수 있는 어학 학습에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면뿐 아니라 온라인의 특성을 살려 효과를 본 부분을 강화하고, 온라인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차라리 포기하거나 교실 외 활동으로 보충하기로 한 것이다. 강의 중 습득한 지식을 필기시험으로 확인하는 것은 포기했다. 단어시험 등은 얼마든지 부정행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나는 중간시험을 모두 구두시험으로 진행했다. 한 명에 15분씩 또는 두 명에 30분씩, 그렇게 인원수가 많은 학급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 종일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어학뿐 아니라 문화 수업에서도 구두로 시험을 진행했고, 다음 주부터 시작할 기말시험도 마찬가지다.

 

비대면의 한계를 소통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온라인 화면은 넓은 교실보다 학생들과의 거리를 더 가깝게 했다. 대면 수업 강의실에선 조용히 앉아만 있던 학생들도 15인치 모니터 안에선 얼굴을 나란히 했다. 내 강의에 참여하는 학생 35명이 여러 번의 소회의실 활동을 하며 모두 이야기하고 소통한다. 나는 출석부를 앞에 놓고 학생들에게 발표 기회가 골고루 갈 수 있도록 이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일본어를 좋아하게 되었고, 수업 시간에 말할 기회가 늘어 어학 능력도 성장했다. 목소리를 내는 기회를 통해 온라인 소통 능력이 향상됐다. 이것은 코로나19가 끝난 후에도 활용될 온라인 면접, 온라인 회의, 온라인 행사에 유용할 것이다. 결과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진 않았지만 나는 학생들의 성장을 보았다. “일본어를 좋아하게 됐다” “즐거운 수업이었다” “전보다 일본어를 잘하게 됐다등 학생들의 소감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봄부터 교육 현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아직 다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새로운 배움을 얻기도 한다. 공간을 초월하는 온라인 모임은 분명히 코로나19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현실에 적응하며 진화해 나간다.

 

<원문출처>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604/107262831/1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53154

2024년 서경대학교 인문과학대학·사회과학대학 연합체육대회 ‘인싸체전’ 성황리에 마쳐 file

종합우승 군사학과, 준우승 경영학부 6개 학과 참여, 5월 28일(화)부터 30일(목)까지 3일간 스콘 스퀘어 등서 8개 종목 열전 펼쳐 서경대학교 제34대 ‘새늘’ 인문과학대학생회와 제26대 ‘우연’ 사회과학대학생회가 주최하는 인...

서경대 MFS연구회, 국내 15개 은행 앱(App)평가보고서발표 “금융상품의 다양성통한 국내은행 뱅킹앱 분석” newfile

5일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MFS(Mobile Financial Service)연구회(지도교수 서기수)는 다양성 파트에선 얼마나 다양한 상품 가입이 가능한지 15개의 국내은행의 슈퍼앱을 비교 분석한 평가보고서를 발표, 주목을 끌고 있다...

환경공단·환경산업기술원 “기계는 국산화하고, 디지털로 고도화하고” file

'엔벡스 2024' 출품된 환경기술 살펴보니 엔벡스 2024에서 환경공단은 긱종 환경기술과 환경사업을 전시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서울 코엑스에서 3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제45회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한강에서 부활한 대학가요제… “국민 축제로 키워나갈 터” file

2024한강대학가요제,지난달 25일… 서울시-동아일보 공동 주최로 열려 84개 대학, 264개 팀 열띤 경연 서경대 밴드 ‘펜타클’ 영예의 대상 吳시장 “시민도 함께 즐길 수 있게”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지난달 2...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칼럼:[오늘의시선] 北 오물풍선은 고강도테러의 전주곡 file

南에 공포감 조성 겨냥한 다목적 노림수 인명 살상 등 물리적 도발 가능성 배제 못해  비대칭 전력은 전쟁에서 무력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전술적 수단을 말한다. 이 개념은 앤드루 맥이 베트남전을 모델로 1975년 ‘...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 ‘2024 제2회 SB 스타트업 네트워킹 페스티벌’ 개최 file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은 성북 창업 클러스트 연합체인 성북구청, 고려대, 국민대, 동덕여대, 한성대 캠퍼스타운 사업단과 함께 6월 7일(금) 오전 10시 동덕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 1층 대공연장 및 로비에서 ‘2024...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중어전공 이민석(24학번) 학우, 한어교(汉语桥) 세계 중국어 말하기 대회 ‘금상’ 수상 newfile

서경대학교는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중어전공 이민석 학우(24학번)가 5월 25일 서강대학교 정하상관에서 열린 서울공자아카데미·한어교서울센터 공동 주최 ‘2024년 중국교육부상 한어교 세계 대학생·중고등학생·초등학생 중국어대회(한...

[서경대 MFS] 국내은행 뱅킹앱 분석 ① 다양성 file

국내은행들의 모바일 앱 상품 경쟁 심화.. 전통적인 시중은행뿐 아니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은행이 가장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을까? 서경대 MFS...

한국보육진흥원, '삼성 다양성 존중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 개최 file

삼성복지재단 후원으로 전국 어린이집 100개소 대상  한국보육진흥원(원장 나성웅)은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강당에서 ‘삼성 다양성 존중 프로그램’ 원장 및 교사 교육 오리엔테이션을 성공적으로 개최했...

전규열 서경대경영학부교수 : 뉴시안, 전규열 공동대표이사·편집인 선임 file

전규열 뉴시안 공동대표이사  뉴시안은 공동대표이사 겸 편집인으로 전규열 전 공감신문 대표를 25일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규열 공동대표는 청와대와 국회,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 등 출입기자와 시사저널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