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유리스나잇'에 만난 꿈꾸는 사람들.jpg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jpg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강원 화천군 시내면, 구불구불한 산 능선을 따라 자동차로 한참 올라가면 정상에 은색의 빛나는 둥근 돔이 보인다. 조경철천문대다. ‘아폴로 박사’로 알려진 고 조경철 박사를 기리기 위해 2014년 화천군에서 건립한 천문대다. 이달 10일 ‘유리스나잇 코리아(Yuri‘s Night KOREA)’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올해는 옛 소련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1961년 4월 12일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한 지 6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적인 해다. 유리스나잇은 가가린의 우주비행 성공과 1981년 4월 12일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최초 발사를 기념하며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다. ‘우주와 인류 화합, 그리고 파티’를 구호로 젊은이들이 모여 밤새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국에서는 한국인 최초의 우주비행사 이소연 박사와 KAIST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2011년에 시작했고, 올해 열 번째로 행사가 열렸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소수의 진행 요원들 이외에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8세의 어린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은 물론 일반 성인까지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접속했는데, 10여 년 전 학생으로 참여했지만 지금은 어른이 된 사람도 있었다. 이소연 박사도 시애틀에서 새벽 시간에 접속해 참여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챙겨가며 대화를 나눴다.

이번 유리스나잇을 통해 한국의 우주공학 연구가 발전하고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올해 행사의 대표를 맡은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소장은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참여했고, 어느새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며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비행에 성공한 NASA의 화성탐사 헬리콥터 시제품을 납품했고, 화성 우주탐사 성공에 이바지한 대한민국의 멋진 젊은이다.


항공우주연구원 임석희 박사는 본인이 로켓을 연구하게 된 특별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아시아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무카이 지아키(向井千秋)가 1995년 방한해 강연하는 것을 듣고 로켓 연구와 러시아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나는 무카이의 이름을 듣고 무척 반가웠다. 또 천문대의 유주상 대장님은 별과의 로맨틱한 대화법을 알려주셨다. 행사 참여자 중에는 어릴 때 이소연 박사의 우주비행을 보며 과학자를 꿈꾸고 천문학을 전공하게 된 학생도 있었다. 그렇게 유리의 밤은 11시간 동안 이어졌다.

생각해보니 가가린이 우주비행에 성공하고 바로 두 달 뒤에 내가 태어났다. 세계적인 우주개발 붐 속에서 오빠의 작은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며 자랐다. 그리고 지금은 아마추어 천문인으로 활동하는 남편 곁에서 한국 하늘을 넘어 우주를 바라보며 살고 있다. 아직은 풍월까지는 읊지 못하는 ‘서당개’ 수준이지만 나름 우주와의 인연을 느끼며 지낸다.

조경철천문대에서 조경철 박사님과 관련된 전시물과 서재에 있는 책, 사진, 자료들을 보면서 박사님이 생전에 내게 유창한 일본어로 말을 거셨던 것이 생각났다. 특히 호탕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그립다. 전문적인 천문학 연구뿐 아니라 과학 대중화에 힘쓰던 박사님은 나에게는 국가를 초월한, 마치 우주와 같은 존재다. 돌아가신 지금도 바로 그곳에서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 것 같았다.

다음 날 새벽, 천문대 2층에서 해맞이를 했다. 새까만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동쪽 하늘에 붉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엷은 안개와 구름 사이에서 태양은 순식간에 황홀한 자태를 드러냈다. 나는 그 순간 사방이 열리는 느낌을 받으며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나날이지만 이렇게 아침이 오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우주는 우리의 시선을 넓히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무한한 가능성을 안겨준다. 과거와 현재는 이어진다. 한국의 천문학, 우주항공학 연구는 젊은이들의 손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 소중한 맥은 지속되어 미래로 펼쳐져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이 절실하다.

<원문출처>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430/106687831/1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52355

2021년 하계방학, 도전해볼 만한 대외활동엔 어떤 게 있나? file

코로나 19의 확산 및 장기화로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었던 1학기가 끝나고 하계방학을 맞이한 지도 어느새 2주가 되어간다. 지난해 1학기를 시작으로 3학기 째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원격 수업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

서경대학교, ‘2021년 문화콘텐츠 R&D 전문인력 양성(예술·과학 융합프로젝트)사업’ 선정 file

예술과 과학의 융합으로 실감공연 전문인력 양성 및 프로젝트 추진 코로나 펜데믹 시대 공연예술의 확장성과 지속 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방법 모색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

서경대학교 성북구와 함께 뮤지컬 영어캠프 개최, 지역사회 협력 예술교육 앞장서 file

서경대학교 원어민 교수 및 뮤지컬학과 교수진과의 협업으로 종합예술교육 실시 7월 26일부터 6일 간 서경대에서 진행, 7월 1일부터 참여자 모집  뮤지컬 마틸다 무대 리허설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와 성북구청(구청장 ...

2021년 하계방학, 도전해볼 만한 공모전, 뭐가 있을까? file

코로나 19의 확산 및 장기화 속에서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한 지도 어느새 세 학기가 지났다.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비대면 상황이 대학가에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여름방학을 맞아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자 하...

진세근 서경대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아침광장] 소년 급제를 허(許)하라 file

진세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중국 역사를 보면 적지 않은 소년 천재가 등장한다. 먼저 당(唐)대 천재 시인 왕발(王勃)을 보자. 그는 6세 때 처음 시를 썼다. 신동이란 ...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4학년 김진 학우, ‘2021 고용노동부 유튜브 영상 공모전’ 대상 수상 file

서경대학교 광고홍보콘텐츠학과 4학년 김진 학우가 지난 6월 18일(금)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21 국민취업지원제도 유튜브 영상 공모전’에 ‘국취제’라는 작품으로 참가해 ‘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공모전은 ...

서경대학교, 「2021년 인생나눔교실」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수도권지역 인문멘토링 본격 시작 file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수도권지역 ‘세대 소통 인문멘토링’ 진행 35명의 중·장년 인문 멘토, 47개의 멘티그룹과 함께 약 650회차 대면/비대면 멘토링 실시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 예술교육센터(센터장 한정섭 교수...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X성북TV’의 성북구 알리기 프로젝트 ‘성북구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네 번째 영상 ‘성북구 보문동편’ 성북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돼 ‘큰 인기’ file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 유튜브 영상 '성북구 보문동편' 스틸컷(1)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이하 청문단, 운영위원장 방미영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교수)이 어느덧 네번째 성북구 공식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했다. 해...

박기태 반크 단장 "정부도 못막은 中·日 역사 왜곡...15만 회원이 700여건 바로잡았죠" file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이끄는 박기태 단장 대학생때 만든 세계 대학생 펜팔 사이트 한반도 역사·문화 지킴이로 탈바꿈 시켜 유치원서 노년층까지 사이버 외교관 양성 한류 열풍 힘입어 외국인도 3.5만명 활동 국내외 배포 홍...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칼럼:덴마크, 실패가 두렵지 않은 창업 선진국 file

교육, 의료, 복지서비스가 무상인 든든한 복지제도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낳는 기반이 됐다. 실직해도 최소 2년간 실업급여를 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인어공주상...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