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권재욱 서경대 특임교수.jpg


사람이 거물이 되려면 시대를 잘 타고나야 한다. 법인도 세상의 흐름에 맞게 태어나야 얼굴 값을 한다. 지난 319사단법인 한국 토지개발 전문 협회 (KOPA)‘가 창립되었는데, 이 협회의 탄생을 보며 든 느낌이다. 신도시 건설 예정지에 대한 LH공사와 정부, 지자체의 일부 공직자들의 투기행위로 온 나라가 충격과 실망과 혼탁함에 휩싸이고 있는 이즈음에 들려 온 KOPA의 창립 소식은, 난장의 쓰레기를 흩날려 버릴 청량한 한 줄기 선풍인 듯 다가 온다.

  

투기행위와 관련하여 관계 당국과 정치인들이 숱한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효과적이도 믿음직스럽지도 못하다. 조사와 처벌에 대한 목소리는 크지만 실효성은 의심스럽고, 예방을 위한 방안들은 임기응변식 과도한 처방만이 운동회 닷새 지난 운동장의 비 맞은 만국기처럼 펄럭인다.

 

그것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고민이 결여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공직자의 투기행위는 권한과 정보의 독점과 그 집행의 폐쇄성에서 비롯된 것임을 간과한 채 대증요법식 처방에만 급급하고 있음이다. 차제에 공공이 주도해 온 개발패턴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에 출범하는 한국 토지개발 전문협회의 설립 취지문이 눈길을 끈다. 취지문은 종래의 사업방식이 사업지구 선정에서부터 보상 수용 방법과 기준 등 제반 사항을 토지주들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공공부문이 은밀하게 일방적으로 결정 집행함으로써, 토지주와 주민들의 심대한 박탈감과 불신을 불러왔으며, 그들의 극렬한 저항으로 사업은 난항을 거듭할 수 밖에 없었음을 지적한다. 정직하고 선량하게 살아 온 대다수의 서민들을 낙담하게 한 공직자들의 투기행위도,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의 공영개발 방식이 안고 있는 제도적 맹점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사업 지구 지정을 위한 초기 단계에서부터 보상과 도시설계 등 제반 진행 과정을 주민 등 이해 관계인과 충분히 협의하면서 투명하게 추진하였다면 그런 불미스러운 일은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사업지구 지정 공고일로부터 일정 기간 이전까지 일어난 예정 지구 및 인접 지역에 대한 부동산 거래와 이용 실태에 대한 관리를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아무튼 지금이야말로 공영개발에 대한 진지한 제도적 개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물을 하늘이 내어놓듯, 세상이 필요로 하는 단체, KOPA도 그렇게 태어낳는가 보다.

 

한국 토지개발 전문 협회가 설립취지대로 공공개발 지구 내 토지주와 주민들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고, 관계 전문가들의 연구와 논의를 거쳐, 정제되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세워 관계 당국과 사업시행 기관에 합리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피보상인 등 주민들의 이익과 성공적 사업수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동 협회는 창립 총회에서, 개발이익을 토지주 및 주민들과 공유하는 방안, 시행기관에서 주도하는 감정평가 관련 결정권을 중립된 기관에 위탁하는 방안, 사업지구 내 토지를 시행 기관에 양도할 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 면제, 그리고 진행되고 있는 토지투기 관련 조사를 전 국가 및 지방 공기관으로 확대하여 조속히 청산할 것 등 네 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공영개발 지구 내 토지주와 주민들이 수년에 걸쳐 주장해 온 충분히 거론될 만한 의제이다. 당국에서도 건성으로 흘려듣지 말고 진지한 논의와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KOPA도 그 설립 목적을 충실히 완수하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협회로 발전하기 위하여 유념해야 할 사항이 두 가지 있다. 한 가지는 협회가 협회에 대한 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정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협조는 하되 전문적이고 독립된 목소리를 잃지 않아야 한다. 두 번째도 역시 또 다른 세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협회의 창립을 이끌어 온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 협의회(공전협)‘의 입장이 그것인데, 그들의 주장과 의견을 보다 전문적으로 정제하여 정책에 반영하고자 함은 의미 있는 노력일 것이나 그 활동에는 합리성과 공정성을 담보하여야 한다. 날 것의 주장이나 과도한 이기적인 외침이 걸러짐이 없이 협회의 이름으로 공표되고 제시되는 것은 아닌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정책 당국과 KOPA, KOPA와 공전협, 상호간의 우정 어린 설복과 협조가 필요하다.

 

공영개발 40년 역사에서 피보상인과 주민들, 그리고 사업시행 공공기관 사이에 민낯으로 부딪히며 접점 없이 각을 세워 온 시절이 끝나간다. 어디 한 곳 의지할 곳 없이 외롭게 외쳐오던 토지주와 주민들에게 이제야 믿고 기댈 만한 든든한 친구가 생겼다. 공공기관에게도 말이 잘 통하는 멋진 파트너가 생긴 것이다. 토지주와 주민들의 이익과 공공의 정책목표가 함께 윈윈하는, 우리나라 토지개발 문화에 새 지평이 열리기를 온 국민과 함께 간구한다.


<원문출처>

e대한경제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103311733293710164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54250

서경대학교, 8년 연속 교육국제화역량 ‘우수인증대학’ 선정 file

학위과정 인증과 함께 어학연수과정 인증 대학으로도 선정돼 서경대학교(총장 직무대행)는 지난 2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도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QAS)'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우수인증대학’에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

문홍선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 부단장, “한해 40개 기업 육성, 기술융합 K컬처-창업타운 조성이 목표” file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단위형 수행, 지난해 종합형 선정 -지난해 30개 기업 고용 창출 77명, 매출 약 32억 성과 내 -새로운 창업 공간인 인큐베이팅 센터 상반기에 완성할 예정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캠퍼스타운 사업...

[2023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건강한 외식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 ‘엘마드레’ file

이남주 엘마드레 대표(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정릉스쿨 선정기업) -먹거리로 사람을 잇고 다양한 분야와 문화 프로그램 기획 -문화로운 미식생활 프로젝트로 신사업 ‘성북동 된장’ 사업 진행 엘마드레는 건강한 외식 문화 ...

[한국행정법학회 행정판례평석] ②「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역학조사거부죄의 유무죄 판단과 위법성 판단 file

 성봉근 서경대 교수  Ⅰ. 판례평석의 배경과 쟁점의 소재 코로나 사태를 통하여 우리 사회에 많은 자유에 대한 제한 현상이 행정을 통하여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역학조사를 둘러...

[2023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서울 성북구에 있는 인간미 넘치는 동네책방 ‘호박이넝쿨책-야책’ file

김정훈 호박이넝쿨책-야책 대표(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정릉스쿨 선정기업) -마을잡지 ‘정릉야책’ 발행하고 다수의 극 공연을 진행 -7개의 낭독모임이 활동, 인간적인 관계가 만들어져   호박이넝쿨책-야책은 서울 성북구에 있...

[2023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커피원두 납품 전문기업 ‘더듀얼로스터즈’ file

정진현 더듀얼로스터즈 로스터(Green 성북 캠페인 선정기업) -직화식 로스터와 반열풍식 로스터를 사용해 원재료의 개성을 살려 -에티오피아, 케냐 등 해외 커피산지를 직접 방문해 품질을 확인 더듀얼로스터즈는 서울 성북구...

구자억 서경대 혁신부총장, '메타버스 유니버시티‘ 출간 - 메타버스가 대학4.0을 연다. file

서경대 혁신부총장인 구자억 교수가 관련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최근 '메타버스 유니버시티'를 펴냈다. 동문사에서 출판된 이 책은 메타버스의 핵심요소와 기술,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 메타버스와 대학의 미래 등 메타버스 시...

2023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평가..고대 한양대 이대 시립대 건대 성신여대 등 13개교 ‘우수인증대학’ 선정 file

4년제 일반대학 98개교 선정.. ‘비자발급 절차 간소화 등 혜택’ 2023년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IEQAS International Education Quality Assurance System) 평가에 120개 고등교육기관이 인증을 받았다. 이 중 4년제 일반대학...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학과 교수 칼럼:[서기수 교수의 성공투자 법칙②] 내가 보기에도 내가 부자가 될 수 있겠는가? file

솔직히 부자가 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모두 알지만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일단 최초로 종잣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종잣돈을 밑천으로 남들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내는 투자를 하면 된다...

유튜브 채널 ‘소민거리’의 첫 동영상 조회수 6.6만 회 기록한 서경대학교 교내 동아리 ‘브랜딩 클럽’의 총괄 PD 손윤이(헤어메이크업디자인학과 20학번) 학우 인터뷰 file

서경대학교 교내 동아리 ‘브랜딩 클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소민거리’의 첫 번째 동영상이 6.6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채널 ‘소민거리’는 진행자가 패널들과 함께 20대의 고민에 대해 ...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