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진퇴양난.JPG


요즘 대한민국은 ‘고래 사이의 새우’ 신세다. 한 고래는 무기 배치를 이유로 몇 년째 이런저런 보복이다. 다른 고래는 돈 문제, 협정 문제를 들먹이더니 이젠 칙사를 보내 상대 고래의 장비를 쓰지 말라는 으름장까지 놓는다.
 
둘이 다툴 노릇이지, 왜 애꿎은 새우만 들볶는지 알 길 없다. 그 탓에 우린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가 됐다. 나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다.
 
進退兩難은 전쟁사(史)에 자주 보인다. 송(宋) 군사전략가 이정(李靖)의 저작 『위공병법(衛公兵法』은 전장(戰場) 속 병사들의 딱한 처지를 이렇게 한탄한다. “무릇 성을 함락하는 병사들은 進退兩難의 처지에 종종 처한다. 전진하자니 성벽을 오를 수가 없고, 그렇다고 후퇴하자니 장수의 칼날이 목에 닿을 것이겠기에(凡攻城之兵 進退又難, 前 旣不得上城, 退則其師逼追).” 삼국연의(三國演義)를 보자. 제갈량(諸葛亮)은 “주군께서 부관(涪關)에 갇혀 進退兩難의 처지에 계시니 신(臣)이 가지 않을 수 없었나이다”라며 유비(劉備)에 대한 충절을 토로한다.

우리도 제갈량처럼 뭔가 수를 내야 한다. 눈앞 상황에 몰입되면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북송(北宋) 시인 소식(蘇軾)의 충고를 들어 보자. “비스듬히 보면 고갯마루인데 옆에서 보면 봉우리다. 원근과 높낮이도 제각각이다. 노산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건, 내가 노산 안에 있기 때문이로다(橫看成嶺側成峰, 遠近高低各不同. 不識廬山眞面目,只緣身在此山中).”
 
한 걸음 비켜서서 각 고래의 특징과 욕망을 헤아려 보자. 모릉양가(模棱兩可)의 묘책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모릉양가는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명확한 주장을 내놓지 않은 채 정반(正反) 모두에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한다는 얘기다. 비판의 뜻이 강하지만 양쪽 모두를 회유한다는 긍정의 뜻도 있다.
 
하나 묘수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당당함이다. 이치에 맞게 따질 건 따지고 말할 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오래 휘둘리지 않는다. "새우는 비록 작지만 큰 바다를 헤엄치니, 어찌 고래를 부러워하랴(其身雖小游泳大海何羨乎大鯨).”
 
옛 화공(畵工)이 새우 그림 옆에 적어 넣은 글귀다. 두 고래를 상대해야 할 우리에겐 한번 새겨 볼 만한 구절이 아닌가. 이런 자긍심이 있다면 십전십미(十全十美)의 묘책은 절로 나타날 것이다. 정부의 각성과 분발을 기대한다.
 
진세근 서경대 겸임교수·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

<원문출처>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7772

서경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 우수프로그램 ‘2020 프레젠테이션 뽐내기 공모전 성료 file

유진 학우(문화콘텐츠학과 16학번) 대상 수상, 모션인식 기능으로 가상현실 캐릭터 구현 서경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센터장 윤영란 교수)는 2020학년도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 뽐내기 공모전이 11월 30일 ...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서경대학교의 교환학생제도 2 : 2018년 1학기 동안 러시아의 태평양국립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활동 중인 김슬기 양(국제비즈니스어학부 노어전공 3학년) 인터뷰 file

김슬기 양(왼쪽에서 두 번째)이 러시아 태평양국립대학교 강당에서 동료 학우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경대학교는 2017학년도 2학기 해외교환학생 선발에서 총 12명의 학생들을 뽑아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 총 3개 나라에...

[취재파일] 장교 양성의 새 요람…4년제 군사학과 file

장교가 되기 위해서는 통상 각군 사관학교를 거치거나 아니면 학군단, 학사장교 등의 코스를 밟게 됩니다. 가장 확실한 길은 사관학교입니다. 사관학교는 각군 장교단의 주력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장교 양성의 다크호스가 나타...

서경대 인생나눔교실- 年 640회 인생경험 들려주는 45인의 멘토들 file

은퇴 공직자-교수 등 ‘인생나눔교실’… 보호관찰소-부대 등 찾아 무료 조언 “젊은이들 이해하는 계기 됐지요” 초창기부터 인생나눔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조재경 고무신학교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

서경대 교수학습지원센터 ‘2020 프레젠테이션 뽐내기 공모전’ 성료 file

서경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센터장 윤영란 교수)는 2020학년도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 뽐내기 공모전이 11월 30일 성황리에 종료됐다고 밝혔다. 프레젠테이션 뽐내기 공모전은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 의...

서경대학교 뷰티테라피&메이크업학과, 2019년 대한민국 시데스코 뷰티테라피 기능경진대회 ‘쾌거’ file

강영주(19학번) 학생 얼굴관리 부문 보건복지부장관상 김세진(18학번) 학생 상체후면 부문 CIDESCO한국지부회장상 김정윤(19학번) 학생 얼굴관리 부문 · 차시현(18학번) 학생 하체후면 부문 중앙회장상 서경대학교 뷰티테라피&메이...

제2회 인천 연수 대학가요제 뜨거운 열기 속 성황리에 마쳐 file

인천시 연수구(구청장 고남석)는 최근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제2회 인천 연수 대학가요제를 많은 관객과 뜨거운 열기 속에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가요제에는 지난 9월부터 예선 및 본선을 거쳐 올라온 10개 팀이 결선무...

2021년 하계방학, 도전해볼 만한 대외활동엔 어떤 게 있나? file

코로나 19의 확산 및 장기화로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었던 1학기가 끝나고 하계방학을 맞이한 지도 어느새 2주가 되어간다. 지난해 1학기를 시작으로 3학기 째 학교에 나오지 못하고 원격 수업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

[뷰티칼럼] 겨울철 피부 처짐 '슈링크 리프팅'으로 회복 file

언제부턴가 선명하게 눌린 베개자국이 일정한 시간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피부탄력이 떨어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피부가 탄력을 잃는 것은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생산하는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 기능이 약해졌기 때문...

“미세먼지 특별법 시행···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2019 미세먼지 대응 국제 컨퍼런스 file

2019 미세먼지 정책설명회 및 미세먼지관리 우수사례 발표 세계맑은공기연맹, 환경일보 주최···2월21‧22일 킨텍스 개최 '2019 미세먼지 대응 국제컨퍼런스' 포스터 [환경일보] 이광수 기자 = 오는 2월15일부터 미세먼지 특별법이 ...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