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창백한 파란 점.png


11일 오전 일본에서 날아온 기쁜 소식을 접했다. 일본이 우주보급선 고노토리 7호기에 실어 우주정거장(ISS)에 보냈던 캡슐이 의료연구용 단백질 등 실험용 시료를 담아 무사히 지구로 되돌아왔다. 이와 관련해 일본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 쓰쿠바우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이날 오전 1037분 캡슐이 일본 근해 태평양에 낙하했고 무사히 회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견장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일본이 ISS에서 실험캡슐을 독자적으로 회수한 것은 처음이다.

 

이 캡슐은 올해 9월 가고시마현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고노토리 7호기 상단 부분에 부착돼 있었다. 고노토리는 ISS에 보급물자나 대형 기계를 운반하려고 개발한 무인 우주보급선이다. 그동안 우주보급선은 화물운반을 마친 뒤 쓰레기를 가득 싣고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산화했다. 7호기는 시료캡슐을 기체 바깥쪽에 부착해 ISS로 향했고, 지구 상공을 돌다 지상에서 신호를 받아 캡슐을 분리할 때까지 무사히 임무를 수행했다. 캡슐은 대기권 재진입으로 발생하는 20003000도의 고온을 견디며 일본 근해에 떨어져 회수됐다. ISS2024년까지 운영될 가능성이 있어 서둘러 성과를 내려고 했고 이 가운데 이뤄낸 쾌거였다. 캡슐에는 일본 민간기업의 보온병 기술을 활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는 뉴스를 보면서 49년 전 영상을 기억했다. 1969721일 새벽 51740초 닐 암스트롱 선장과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 등 3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아폴로 11호의 착륙선이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했다. 오전 1156분 드디어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월면에 첫발을 내디뎠다. 무언가 하얀 우주복을 입은 사람이 천천히 날듯이 걷는 흑백의 영상이 떠올랐고 암스트롱의 이는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는 명언도 생각났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다. 기억의 영상은 생중계였을까? 애매모호한 기억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5학년이었던 오빠에게 국제 전화를 걸었다. 역시 생중계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몇 번이나 반복해 방송했던 영상이 점점 선명하게 내 뇌리에 박혀갔던 것은 아닐까? 아직 어렸던 탓인지 나는 영상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왠지 달에 토끼가 없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 달 착륙은 한국을 비롯한 40개 이상의 국가에 동시 중계됐고 5억 명 이상이 시청했다. NHK는 특별프로그램을 편성해 달 착륙까지의 모습을 자정부터 13시간 동안 위성으로 중계했다. 착륙할 때 순간 시청률은 63.8%에 이르렀다. 나도 당시 시청자 중 한사람이었다.

 

1961년 시작한 아폴로계획은 197217호로 막을 내린다. 나는 아폴로시대에 성장했다. 이과계열이었던 오빠는 중학교에 다닐 때 직경 6cm의 천체망원경을 아버지로부터 선물로 받았고 고교시절에는 용돈을 모아 부품을 구입해 직경 10cm의 망원경을 직접 조립했다. 또 반사경을 직접 밀링으로 작업해 또 다른 한 대의 망원경도 만들었다. 오빠는 하늘이 맑은 밤이면 늘 마당에서 천체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했다. 특이한 게 망원경에 잡히면 자랑스레 얼른 보러 나와라!”하고 내게 말했다. 달은 마치 백과사전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지만 목성, 토성은 줄무늬나 고리를 겨우 확인할 만큼 보였다. 망원경이 없었을 때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 이야기를 자주 들려줬다. 나는 일찍 우주를 만났다. 커다란 우주의 작은 지구에 살고 있는 더욱더 작은 나. 나의 세계관의 원점은 여기에 있었다.

 

우주개발 덕분에 내가 배운 것은 지구는 파랗고 아름다운 별이고, ‘지구에는 국경이라는 선이 없다는 것이며, 그 아름다운 지구이지만 여리고 약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구를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다. 결국 지구를 지키는 것은 지구에 사는 인간의 몫이다. 그래서 인간이 욕심을 내거나 싸우는 것은 무의미한 것은 아닐까? 나는 현재 한국에서 한국인 남편과 고양이와 살고 있다. 남편도 아폴로세대이고, 우연찮게 별을 보는 취미를 지녔다. 하늘이 맑은 밤이면 자주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본다. 물어본 적은 없지만 아마 남편도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 원문 출처 >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81127/93041596/1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7555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과 이성욱 학생, ‘제6회 평화통일 전국무용경연대회’ 대상(통일부 장관상) 수상 file

서경대학교는 무용예술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성욱 학생이 지난 3월 14일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공연장에서 열린 ‘제6회 평화통일 전국무용경연대회’에서 대상인 통일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성욱 학생은 규정부...

서경대학교, 「최근 신설 및 변경된 학과(부) · 전공 알아보기」 기획시리즈 <7> 이공대학 ‘물류시스템공학과’ file

서경대학교는 최근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하고 대학 특성화에 맞는 창의융합형 혁신교육을 통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사회 수요와 시대 요구에 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일부 학과(부) 및 전공의 명칭을 신설하거나 변경했...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X성북TV’의 성북구 알리기 프로젝트 ‘성북구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네 번째 영상 ‘성북구 보문동편’ 성북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돼 ‘큰 인기’ file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 유튜브 영상 '성북구 보문동편' 스틸컷(1)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이하 청문단, 운영위원장 방미영 광고홍보콘텐츠학과 교수)이 어느덧 네번째 성북구 공식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했다. 해...

[진세근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 : 漢字, 세상을 말하다] 和睦<화목> file

漢字, 세상을 말하다 인도네시아는 300여 종족이 모인 다민족 국가다. 언어도 400종이 넘는다. 국가 통합이 쉬울 리 없다. 어느 종족의 언어도 아닌, 말레이어 계통의 믈라유어(語)를 국가어로 채택한 이유다. 통합과 화목(和睦...

서경대 문화콘텐츠 학부, 순창서 신개념 농촌봉사활동 file

서경대 문화콘텐츠학부 학생 20여명이 순창에서 새로운 개념의 농촌봉사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순창군 제공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 학부 20여명의 학생들이 순창에서 새로운 기념의 농촌봉사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군...

학과 안내 <23> 예술대학 음악학부 file

서경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는 음악예술의 이론과 실기에 관한 전문 지식과 기술을 배양하고 문화예술의 활동을 통한 진리탐구 및 자아실현을 통해 음악예술의 이론적 바탕과 교양을 갖춘 건전한 사회인 육성, 음악 교육자로서의...

서경대학교 산업경영연구소, 경영컨설팅 전문가(MCP) 실무자과정 개강 file

9월 4일부터 3주간 주말과정으로 진행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진출 선도하는 전문 경영컬선턴트 양성 서경대학교 산업경영연구소(소장: 한문성 교수)는 9월 4일(토) 오전 9시 교내 유담관 세미나실에서 경영컨설팅...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채성준 교수, ‘스파이 이야기’ 다룬 저서 출간 file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 군사학과 채성준 교수(학과장)가 최근 저서 ‘스파이세계와 영화: 역사를 바꾼 스파이 이야기’를 펴냈다. 도서출판 동문사에서 간행한 이 책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베일에 가려져 있는 스파이의 ...

2차 국가장학금 신청, 잊지 말고 신청하자! file

서경대학교를 비롯해 전국 대학교의 대학생들 대부분은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국가장학금은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소득과 재산이 일정 수준(학자금 지원 8구간) 이하인 대학생 가운데 성적 기준 등을 충족한 ...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의 한국 블로그]‘창백한 파란 점’에서 우린 왜 싸울까? file

11일 오전 일본에서 날아온 기쁜 소식을 접했다. 일본이 우주보급선 고노토리 7호기에 실어 우주정거장(ISS)에 보냈던 캡슐이 의료연구용 단백질 등 실험용 시료를 담아 무사히 지구로 되돌아왔다. 이와 관련해 일본항공우주연...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