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호구를 순 우리말로 쓰면 입에 풀칠 한다정도 된다. 제대로 된 음식이 아니라 죽()을 먹는다는 얘기다. ()대 사마광(司馬光)의 저서 온국문정(溫國文正) 사마광 문집(文集)<훈검시강(訓儉示康)>에 처음 보인다. “간신히 생활을 유지하는 것, 멀건 죽으로 배 안쪽을 한 겹 바르는 것, 이것이 호구다라고 그는 썼다.


사마광은 호구를 청빈(淸貧)의 상징어로 사용했다. <훈검시강>검소함을 훈계하여 강(),즉 아들 사마강(司馬康)에게 보인다는 뜻이다. 일종의 가훈인 셈이다. “나는 소싯적부터 사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근검을 중히 여겼고, 이를 몸소 실천했다. 집안 건사는 입에 풀칠할 정도면 족하다. 근자의 풍속은 사치와 낭비, 허세를 중시한다. 건국 초와 너무 다르다. 검약하면 이름을 세울 수 있다. 사치하면 스스로 패망한다. 이는 변하지 않는 진리다.” 청말(淸末) 문인 곽말약(郭末若)“2개월간의 고생 끝에 받은 80 위안(), 집안 식구 입에 풀칠하고, 벗들 돕기에 족하구나라고 썼다.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이 절로 배어 나온다.

 

요즘의 호구는 의미가 다소 다르다. 호구지책 혹은 구복지계(口腹之計)는 극히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쯤으로 쓰인다. 빈곤과 고단함이 묻어 있다. 청년 실업, 고용 부진으로 정부가 벌 받고 있다. 20대 청년 창업이 진입 장벽 낮은 생계형 서비스업에 집중돼 있고, 혁신형 기업을 세우는 비중은 고작 0.3%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그나마 20대 창업은 2013년에서 2015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건국 이래 최악의 수준이란 평가다. 옛부터 함포고복(含哺鼓腹)은 태평성세를 상징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도 마을을 다스리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뭐든 잘 믹이야지 뭐라는 이장의 대답이 나온다. 백성 등 따뜻하고 배 부른 게 만드는 게 통치의 기본이라는 얘기다. 청년들이 생계의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호구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정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 원문 출처 >

중앙선데이 https://news.joins.com/article/22932700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8961

여성 정치가·어머니였던 조선의 왕비…명성황후 평전 file

명성왕후 평전 조선을 망하게 한 권력의 화신. 시아버지 대원군과 권력투쟁을 한 여성. 일본의 칼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왕비. 몰락해가는 조선을 마지막까지 살려보려 헌신한 애국자. 명성황후(1851~1895)의 삶은 격동의 시...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서울의 흔적을 더듬다 file

나에게 서울에서 눈에 띄게 아름다운 곳은 한양도성이다. 특히 은은한 조명이 켜진 야경은 일품이다. 한양도성은 태조 5년인 1396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하여 600년 이상 수리를 거듭하며 지금까지 우리와 함께 지내왔다. 남산, 인...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얼어붙은 정치 아래 흐르는 따뜻한 우정 file

“글들을 읽다 보면 한일 관계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좋기만 한 것 같지 않아요?” 8월 5일 공모작 합동심사 날, 어느 심사위원의 발언에 나머지 심사위원들은 모두 마스크로 가려져 반밖에 보이지 않는 서로의 얼굴을 보면...

KIFFA, 제15기 국제물류청년취업 아카데미 입교식 치러 file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는 지난 20일 제15기 국제물류 청년취업아카데미(단기과정) 입교식을 갖고 약 2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번 아카데미 과정에서는 국제물류 이론·실무에 대한 내용을 총망라해 교육할 예정이다. 이론과 ...

서경대학교 ‘여름 코딩영재교실’ 열어 file

2017년 8월 7일~10일 4일간, 서경대 북악관 6층 컴퓨터과학과 실습실서 삼각산초교 4, 5학년 28명 참가···코딩과 소프트웨어 흥미 높이고 컴퓨팅 사고역량 배양 서경대학교 컴퓨터과학과(학과장 민미경)는 8월 7일(월)부터 8월 ...

서경대학교, 성북구청과 함께‘2017년 성북청년창업아카데미’개소 file

10월 17일(화) 오후 7시 서경대 유담관 14층 강의실에서 8주 동안 예비 창업자 창업교육 및 창업역량 강화 나서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성북구청(구청장 김영배)과 함께 참신하고 우수한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하는 예비 ...

[김유경 서경대 교수 칼럼 : 한강T-생활정보] 초미세먼지에 대처하는 '화장법' file

[한강타임즈] 오전부터 뿌연 하늘을 보면 기분이 썩 좋지 않다. 10대 때에는 이런 날은 봄 안개가 피어난 날이라고 로맨틱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스모그와 더불어 생기는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지름의 1/5~1/7정...

[구병두 서경대 교수 교육칼럼] 노벨상 수상, ‘백약이 무효’인 이유 file

올해도 온 국민이 염원하는 노벨상수상자 명단에 우리나라는 그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지 이십 성상이 다되어 가고 있지만 그 이후 과학상, 경제학상 그리고 문학상 부문에서 여태껏 수...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교수의 한국 블로그]한국 돼지, 일본의 멧돼지… 아무튼 복돼지! file

이즈미 지하루 일본 출신 서경대 국제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올해는 기해년(己亥年)으로 십이지의 마지막 동물인 돼지의 해다. 돼지저금통, 돼지꿈, 꽃돼지, 복돼지…. 한국에서 돼지는 ‘다산으로 재산을 불러...

"놀면 뭐하니?"#2:미디어로 시사, 언어 공부하고 교양 쌓기! file

코로나 19로 인해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비대면 생활을 한 지 1년이 되었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공모전이나 대외활동도 축소돼 알찬 방학을 보내기도 힘들어졌다. 반면에 집콕...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