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또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한다. 무엇을 채우느냐의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필자도 노년에 접어들었지만 매일 2개의 일간지를 정독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문화 현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다 최근 인상적인 기사 하나를 읽었다. 최근 팔순이 넘은 나이에 4연임에 성공한 최영철 서경대 총장의 인터뷰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상식의 회복을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의 거품과 허례허식을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그의 ‘2등주의철학이었다. 그는 성공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등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1등이 못됐다면 흔쾌히 1등을 인정해주는 자세가 필요하지요. 내가 있어야 네가, 네가 있어야 내가 있습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을 버리는 순간 사회와 국가는 물론 그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읽고 한동안 2등주의의 의미를 곱씹었다. 어느 분야든 1인자만 기억된다. 우리나라는 올림픽과 각종 아시안 게임에서 수많은 메달을 땄다. 그 중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대부분 금메달이다. 역도 여제 장미란은 올림픽에 세 번 출전해 금, , 동메달을 하나씩 따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지만 대부분 국민들이 기억하는 건 베이징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이다. 그렇다면 장미란이 베이징올림픽 때만 유독 뼈를 깎는 노력을 했을까. 그건 아니다. 장미란은 늘 최선을 다해 역기를 들어올렸고 그 결과 3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2등주의란 결국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승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등주의가 정점에 서기 위해 부도덕한 수단까지 동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 2등주의는 1등이 되기 위해 정직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도 승복한다는 뜻이다. 장미란이 런던올림픽에서 부상 악재로 끝내 마지막 시도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4위가 확정된 뒤(이후 입상 선수의 약물복용 사실이 드러나 뒤늦게 동메달 획득) 역기에 키스를 보내고 아름답게 퇴장하는 모습에서 많은 이들이 감동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보상은 저절로 따라 온다. 최영철 총장의 2등주의를 보면서 필자의 인생을 되돌아봤다. 파란만장했던 30여년의 기자인생은 자의와 타의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었고, 7번의 수술로 인해 온몸은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이 땅 깊은 곳에서 쉬지 않고 이글거리는 불덩이처럼 말이다.

 

비록 지금은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아직 쉬고 싶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최근 한 문예지에 웃음의 철학이란 수필을 게재했다. 문예지 관계자는 수필을 계속 쓰라고 권했지만 주저하고 있었다. 다만 이제 그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다. 아직 쉬기에는 너무 이르다.

 

<관련 기사>

백세시대 http://www.100ssd.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993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9998

[반성택 서경대 교수 칼럼: 디지털인문학] 이제 `SKY캐슬` 너머를 보자 file

반성택 서경대 철학과 교수 반성택 서경대 철학과 교수 1년 전 평창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반도 분위기는 달라져 있다. 여전히 조심스러운 판세이기는 하나, 평창 올림픽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북핵의...

성봉근 서경대 교수,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 효율적 활용 방안’ 주제로 국회서 열린 정책 토론회서 ‘선(先)전시 후(後)환수‘ 해결책 제시 file

토론회 포스터 최근 국민의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 우리 문화재’를 즉각 환수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여론이지만, 외교적 정치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

[진세근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 : 漢字, 세상을 말하다] 所望<소망> file

“우리의 所願(소원)은 통일, 꿈에도 所願은 통일.” 한자세상 지금은 거의 들을 수 없지만 1960~70년대 행사에서 자주 불렸던 ‘우리의 所願’이란 노래 가사다. 所願이, 간절하지만 이루기 힘든 목표를 상정하는 느낌이라면 所...

서경대학교 무용예술학과 학부 · 대학원 재학생, 3개 국내외 유수 무용경연대회에 참가해 ‘대상’ ‘금상’ ‘은상’ 등 최고상 잇따라 수상하는 등 큰 성과 일궈 file

장윤희, 장현순 학부생, 제5회 한가람 전국무용경연대회 참가 ‘대상’과 ‘금상’ 수상 권은지, 장윤희, 이슬, 김시진, 이주현, 장현순 등 학부생 6명, 제5회 국제춤축제연맹 아시아본부 전국무용경연대회' 참가 각각 ‘대상’과 ...

서경대, 2022학년도 학과 개편 및 학생정원 조정 file

- 2022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 -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 사회수요 및 시대요구 선제적 대응 - ‘대입 신입생 미달 쇼크’,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적 변화’ 추진 배경으로 작용 - 대학들, ...

[기고]아름다운 노년을 이끌 ‘2등주의’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또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한다. 무엇을 채우느냐의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필자도 노년에 접어들었지만 매일 2개의 일간지를 정독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문화 현상을...

인문대여! 고개를 들어라, 인문대의 반란 <2> 아동학과편 -을지로푸르니하나금융어린이집 김지연 원장 file

인문학의 사전적 정의는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인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인문대는 취직이 안 된다.”, “인문학을 전공해서 어디에 쓸 수 있냐?”라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었을 것...

서경 체육인들의 축제, 제2회 서경대학교 총장배 스쿼시대회 개최 file

9월 16일(일) 오전 9시~오후 5시 서경대 유담관 3층 서경스포렉스 스쿼시장서 182명의 동호인 및 생활체육인 참가해 열정과 환호 속에 진행돼 서경대학교가 주관하는 제2회 서경대학교 총장배 스쿼시대회가 지난 9월 16일(일) 오전...

[진세근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칼럼: 漢字, 세상을 말하다] 轉嫁<전가> file

轉嫁는 대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자신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부담, 손실, 罪(죄) 등을 무고한 사람에게 돌리는 행위다. 당초는 再婚(재혼)하다는 의미였지만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기적이고 방어적인 인간 속성 때문에...

서경대 교육혁신센터,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인 교수법 개발 file

‘CREOS Enter 교육 모형’ 등 4개 모형, ‘학생 중심’ 수업이 특징 자발적인 수업 참여 유도…전공·교양 역량 높이고 CREOS형 실무역량 강화 위해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 교육혁신센터(센터장 윤영란 교수)가 학생들의 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