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고백 1.JPG

중국인들은 고백(告白)과 표백(表白)을 구분한다. 의미는 개인별로 편차가 있다. 그래도 큰 틀에서의 의미 차이는 대략 정리해 볼 수 있다. 고백은 문자 그대로 알리는 것’(告知)이다. 그 얘기를 듣고 난 뒤 상대의 선택 혹은 태도에는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래서 나에 대한 상대의 태도와는 무관하게 상대를 계속 좋아할 수도 있다.


표백은 고지 외에도 목적이 하나 더 있다. 표현이다. 자신의 입장·느낌·태도를 드러내는 일이다. 상대방에게 내가 표출하고 싶은 어떤 무엇을 남기고자 하는 게 표백이다. 고백이든 표백이든 이성(異性)이 주요 대상이 된다. 옛 시에도 절절한 고백이 적지 않다. 송강(松江)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은, 그 자체로만 보면 아름다운 연가(戀歌).


이태백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인이 주렴을 걷는다./ 홀로 앉아 깊은 주름 짓는다./ 멀리서도 눈물 흔적 어른거린다./ 누구를 원망하고 있는 것일까.(美人卷珠帘深坐颦蛾眉, 但见泪痕湿不知心恨谁.)”

재색 겸비의 당대(唐代) 여류시인 리예(李冶)는 이런 절창을 남겼다.


산 높고 물 깊다 한들,/ 반 토막 마음인들 막을 수 있으리오./ 바다는 가장자리나 있다지만,/ 그리움은 아득하여 그 끝을 모르네./ 비파 안고 누각에 오르니,/ 누대는 텅 비었고 달빛만 가득하다./ 상사곡 한 자락을 튕기니,/ 비파줄과 창자가 문득 끊어지네.” (人道海水深不抵相思半, 海水尚有涯相思渺无畔, 携琴上高楼楼虚月华满, 弹着相思曲弦肠一时断)


요즘의 고백은 상사(相思)를 넘었다.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는 고백(苦白)’이 늘었다. 사회적 부조리, 그리고 갑질을 무너뜨리려는 함성이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와인스틴의 성추행이 촉발시킨 ‘#MeToo’ 고백은 우리 속의 폭력과 갑질을 태우는 횃불이 됐다. 고백이, 인민재판과 폭력·살육이 난무했던 중국식 문화대혁명이 아닌, 폭력의 공포에서 우리를 해방시키는, 우리 안의 진정한 문화대혁명이 되기를 기원한다.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초빙교수


<원문 출처>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2230015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9501

서경대 등 서울소재 대학에서 2학기에 운영되는 ‘공유대학 플랫폼’…남은 과제 산적 file

강좌 약 10% 공유 1차 목표…30%까지 확대 논의 교육부, “성공하려면 이용 학생 확보가 관건…정부 지원할 것” 실무진, “실효성에 의문…시범운영 통해 문제점 보완해 나가야”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오는 2학기부터 서...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 학생들, 한국직업방송 ‘생방송-취업이 보인다’ 제작 및 리포터로 활동 file

'청년기획단이 간다'코너 3월부터 1년간 맡아 진행 7회차 방송분 '플로리스트' 편, 4월 30일(월)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방영돼 서경대학교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운영위원장 방미영 교수, 이하 ‘청문단’) 학생들이 제작 및 ...

[진세근 서경대 겸임교수 칼럼] 시진핑이 '저질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유 file

요즘 쓰레기가 화두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핵심은 중국이다.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먹고 살만 해졌으니 쓰레기를 안 받는 것이겠지’라고 한가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단순히 ‘그런 지저분한 물건 취급 안...

서경대 등 서울 소재 23개 대학, 오는 2학기 학점교류 본격 시행 file

서울총장포럼, 세계 최초 공유대학 플랫폼 첫 공개 ▲서울총장포럼에 참석한 23개 대학 총장들과 김상곤 교육부총리를 비롯한 교육부 관계자들. 한명섭 기자 8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서울총장 포럼에서 세계최초...

서경대학교 언어문화교육원,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 공모사업 ‘2018 주요 국가 학생 및 토픽 우수자 초청 연수’ 위탁기관으로 선정돼 file

26개 국 30명의 외국 학생, 7월 10일부터 11일 간 본교서 연수교육 참여 서경대 학부 및 대학원생 대상 연수 진행 도우미 및 홈스테이 가정 모집  서경대학교 언어문화교육원(원장 안병팔 교수)이 최근 교육부 산하 국립국...

‘서경대 사람들’ 인터뷰 : 김승준 서경대 제27대 너울 무적 이공대학 정 학생회장 file

“임기를 마치고 시간이 흘렀을 때 ‘그래도 그때 일했던 학생회장만한 사람은 없었다.’라고 학우들이 기억하는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너울 무적 이공대학 정 학생회장 김승준 군 계절의 여왕인 5월을 맞아 캠퍼스...

세대간 멘토링 '인생나눔교실' 발족 file

올해 진행될 신구 세대 간 멘토링 프로그램 '2018년 인생나눔교실' 발대식이 권역별로 열렸다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8일 밝혔다. 발대식에 앞서 올해 인생나눔교실을 이끌 멘토봉사단 214명과 37명의 튜터를 대상으로 한 교육워...

[신혜원 서경대 교수 칼럼]아이를 사랑한다는 것,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 것 file

[좌충우돌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기+ 나를 알려주기 남편을 혹은 아내를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라면 결혼을 결심하기 전에 서로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봤을 것이다. 상대방의 가치관, 신념, 취향, 성격, 취미...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모델연기 전공,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무대에 올려, 북악 스튜디오 전석 매진 등 흥행몰이 file

5월 3일(목)부터 5일(토)까지 사흘간 오후 7시 교내 북악관 8층 북악 스튜디오에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모델연기 전공 학생들이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이란 작품을 리메이크하여 무대에 올렸다. 3차례 이루어진 이번 공...

성봉근 서경대학교 공공인적자원학부 교수, 한국헌법학회 주최로 5월 10일(목) 오후 2시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학술심포지엄에 참가해 ‘독일 지방재정조정제도와 한국형 모델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표 예정 file

성봉근 서경대학교 공공인적자원학부 교수는 한국헌법학회(회장 고문현)와 국회 김관영 의원, 심상정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후원으로 오는 5월 10일(목) 오후 2시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성공적인...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