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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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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만물엔 모두 안팎이 있다. 내조가 있으면 외조가 있고, 지각이 있으면 지표가 있으며, 껍질이 있으면 속이 있다. 안과 밖은 특징이 있다. 한 덩어리로 붙어 있다는 점이다. 안과 밖은 조밀하게 호응한다.
 
안팎이 힘을 합친다는 한자성어 줄탁이 그런 뜻이다. 줄탁은 중국 남송(南宋) 5대 선종(禪宗)의 하나 임제종(臨濟宗)의 경전 벽암록(碧巖錄)에 보인다. 16권에서 벽암록은 이렇게 얘기한다.
 
“대저 행각인(行脚人·수행자)은 줄탁동시(同時)의 안(眼)과 줄탁동시의 용(用)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납승(衲僧·승려)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어미 닭이 쪼려(啄) 하면 아기 병아리도 부득이 빨 수(啐)밖에 없다. 아기 병아리가 빨려 하면 어미 닭은 부득이 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줄탁의 인연이요, 불가의 풍격이다.”
 
후세 학자는 이런 풀이를 달았다. “학인(學人)은 선사(禪師)에게 가르침을 청한다. 이것이 ‘줄’이다. 선사는 학인을 이끈다. 이것이 ‘탁’이다. 병아리가 나올 때는 주둥이로 뭔가를 빠는 소리를 낸다. 이것이 ‘줄’이다. 어미 닭은 새끼를 꺼내려고 알을 깨문다. 이것이 ‘탁’이다. 학인과 선사가 서로 투합해 한치의 간극도 없는 경지가 줄탁동시(同時)다.”
 
불가의 가르침은 혼자 힘으로 깨치기 어렵다. 부득이 선각의 도움이 필요하다. 밖에서 쪼고 안에서 호응해야 무지와 미망의 껍데기는 깨지고 사라지는 것이다.
 
줄탁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꼭 들어맞는 말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견고한 알 속에 갇혀 있으니까. 이념의 껍데기, 불구덩이의 껍데기, 증오의 껍데기 그리고 분열의 껍데기가 우리 모두를 단단하게 옭아매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우리도 이제 줄탁동시의 눈을 열자. 그리고 줄탁동시의 용을 펼치자. 국민과 정부와, 노동자와 기업이, 야당과 여당이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서로 ‘줄’하고 서로 ‘탁’하자. 그러면 이런저런 껍데기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껍데기는 가라!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초빙교수 

<원문 출처>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1986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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