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먼저 외우는 한국어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이다. 그 다음에는 “괜찮아요” “빨리”를 배우는 게 일반적인 차례다. 어떤 나라에서건 그 나라 말을 배우는 데 가장 먼저 필요한 게 인사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에 살다보면 인사보다는 “괜찮아요”와 “빨리”라는 말이 한국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 두 단어를 인사보다 먼저 배웠을 정도다. 오늘은 이 “빨리”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10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다들 연락 수단으로 소위 ‘삐삐’(페이저)를 썼다. 일본에서도 그때는 삐삐를 썼다. 일본에서는 처음 숫자만 나오다가 오늘날 휴대폰의 문자메시지처럼 숫자 버튼으로 일본 글자인 가다카나를 보낼 수 있게 되었는데, 한국은 그때도 숫자만 보냈던 것 같다.

어느 날 친구의 삐삐가 울려서 들여다보니 ‘8282’라는 문자가 찍혀 있었다. 이것을 ‘빨리빨리’라고 읽는다고 친구가 가르쳐줬다. 그리고 나서 걸어가고 있는데 또 3분 후 ‘82’라는 문자가 왔다. 그리고 또 오고, 또 오고…. 당시엔 카페마다 전화기가 있고, 그것을 공짜로 쓸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마음이 다급해서 그랬는지 ‘82’라는 문자가 계속 날아왔다. 그때 처음으로 ‘한국 사람은 이렇게 성질들이 급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 사람은 대개 줄을 서는 것을 싫어한다. 일본에서는 음식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거나 놀이공원에 가서 1시간 이상 줄 서는 일이 보통인데 한국에서는 그것을 참지 못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사람들이 줄을 서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예전보다 느긋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한국에 살아보니 ‘한국 사람은 급하다’는 것을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다들 인정한다. “반도 문화의 영향”이라는 분석적 설명까지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정말 “빨리 해주면 좋겠다”고 느끼는데 정작 늦는 경우도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가령 학교 수업이 끝나고 다같이 밥을 먹으러 나갈 때가 있다. 약속을 해 놓고도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 다시 모이고 만나느라고 바로 200m 앞 식당에 가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일본에서는 단체이동은 어렸을 때부터 가르침을 받아서인지 그런 일을 좀체 보기 드물다. 또 쉬는 날에 카페에 들어가면 다들 2~3시간씩 앉아 이야기를 한다. 일본 사람들은 1시간, 길어야 1시간 반 정도 같은 커피숍에 있으면 답답해한다. 그래서 걸어가면서 이야기하거나 구경하면서 이야기하게 되는데, 한국 사람들은 그 시간을 아주 즐기는 것 같다.

이렇게 보면 ‘한국 사람은 급하다’고 하는데, 전부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몇몇 급한 부분에 대한 선입견이 강하게 작용해 다들 그렇게 보는 게 아닌가 한다. 그런데 실체는 말만 “빨리”라고 하지, 급하지 않은 한국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2008. 05. 30 경향신문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49509

서울시가 설립하고 서경대학교가 수탁 운영하는 시립양천청소년음악창작센터, AI 기반 음원 제작 플랫폼인 엔터아츠(AIM뮤직)와 상호 교류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file

서울시가 설립하고 서경대학교가 수탁 운영하는 시립양천청소년음악창작센터는 AI 기반 음원 제작 플랫폼인 엔터아츠(AIM뮤직)과 8월 17일(수) 오후 3시 서경대 본관 대회의실에서 상호 교류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김기은 서경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칼럼: 바이오연료와 에너지 안보 file

김기은 서경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 바이오 연료란 유기물에서 추출하거나 공정을 거쳐 생산된 액체와 기체 연료로 정의되며, 발전과 운송 부분에서 화석에너지원과 비교해 CO₂ 배출을 65-70%까지 줄이면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한 발짝만 걸으면 북한인데... 몇십 년간 못 갔다니 안타까워요" file

2030 평화통일 교육 '문화콘텐츠로 접근하는 평화 통일' 체험 행사 진행 2030세대를 위한 평화통일 교육인 '문화콘텐츠로 접근하는 평화 통일' 행사가 13~14일 양일간 임진각과 포천 등지에서 진행됐다. 2030세대를 위한 평...

서경대학교, 극동대학교와 양교 군사학과 간 정예 호국간성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file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는 극동대학교(총장 류기일)와 8월 11일(목) 오후 3시 30분 교내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양교 군사학과 간 정예 호국간성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서경대학교에서 김범준 부...

서경대학교, 「2022년 인생나눔교실(수도권)」 기획사업 ‘우리동네 인생나눔교실’ 멘토 선발 및 오리엔테이션 진행 file

멘토 5명 최종 선발···사업계획 및 활동과정, 멘토링 일정, 기타 행정사항 등 안내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 문화예술센터(센터장 한정섭)는 ⌜2022년 인생나눔교실⌟수도권 지역의 ‘우리동네 인생나눔교실’ 멘토를 최종...

서경대신문 562호 file

서경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단, 지역활성화 프로젝트인 ‘정릉스쿨’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할 8개 사업팀 선발 file

프로그램 운영비, 사업운영공간 등 지원 예정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 캠퍼스타운 조성사업단(단장 김범준)은 서울시 캠퍼스타운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정릉스쿨’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할 8개 사업팀을 공모를 통...

[서경대 카드뉴스] 2022학년도 2학기 서경대 수강신청 총정리 file

<관련 공지> 2022학년도 2학기 장바구니 신청 및 수강신청 안내 https://www.skuniv.ac.kr/index.php?mid=notice&document_srl=214962 2022학년도 2학기 비대면수업 교과목 안내 https://www.skuniv.ac.kr/index.php?mid=...

[인터뷰] 방미영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 운영위원장 "청년의 '집단 지성' 믿는다, 현장에서 보고 느끼라“ file

문화농활-문화어활 창안, 지역경제 활성화 교두보 역할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 실패해도 자신의 콘텐츠 만들라“ 지난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3박 4일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어촌계에서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의 ...

[인터뷰│구자억 서경대학교 혁신부총장] “넥스트 유니버시티 통한 교육 대전환” 혁신지원사업 발판으로 취·창업 연계형 산학협력 강화 file

급격한 기술발전으로 일자리가 크게 변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25년 1600만개의 일자리를 인공지능과 로봇이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적 시장조사전문기관인 가트너는 10년 안에 전체 직업의 삼분의 일이 사라진다고 했...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