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단심.jpg 

송서(宋瑞) 문천상(文天祥)은 ‘명함’이 여럿이다. 그는 장기의 고수다. 헤엄치며 물 위에서 행마(行馬)했다. 중국 최초의 맹기(盲棋)다. 그는 천재다. 21세 때 병든 몸을 이끌고 응시한 과거에서 장원급제했다. 답안지를 읽어 본 남송 황제 이종(理宗)은 “천상아 천상아, 너는 하늘(天)이 내린 길상(祥)이며, 송(宋)나라의 상서(瑞)로운 길조로다”라고 감탄했다. 이때부터 그의 자(字)는 송서(宋瑞)가 됐다. 그는 원(元)에 맞서 싸운 민족영웅이다. 승산(勝算)은 전무, 장군들도 도망친 절망의 상황에서 그는 홀로 원나라 대군 앞에 섰다. 원에 압송되는 바닷길에서 읊은  ‘링딩양을 지나며(過零丁洋)’는 지금도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시다. 그 마지막 구절에 단심이 나온다. ‘예로부터 죽지 않은 자가 있었던가/ 단심을 남겨 역사에 새기리라(人生自古誰無死 留取丹心照汗靑).’
 
천상은 협박과 회유를 마다하고 죽음을 맞았다. 단심은 붉고 치열한 마음이다. 벽혈단심(碧血丹心)이라고도 한다. 나라와 백성을 위한 순정한 충심이다. 단심은 청백(淸白)과도 통한다. 명(明)대 청백리 우겸(于謙)은 ‘석회를 읊다(石灰 吟)’에서 ‘천만 번 쪼이고, 열화에 시달리고, 온몸이 부서져도 두렵지 않다. 그저 한 줄기 청백을 세상에 남길 뿐(要留淸白在人間)’이라고 노래했다.
 
단심과 청백을 비웃는 무리들은 언제나 있다. 당(唐)시인 한굉(韓)은 ‘한식(寒食)’에서 화기(火氣)를 금해야 할 한식에 권문세가만이 황궁에서 나온 촛불을 받는 특혜의 현장(輕煙散入五侯家)을 그렸다. 만당(晩唐) 시인 두무(杜牧)도 음란한 노래를 부르는 가녀(歌女)에 빗대 취생몽사하는 당시 지도층을 질타했다(隔江猶唱後庭花).
 
세상이 시끄럽다. 청문회에 나온 공직 후보자들의 살아 온 얘기도 소란스럽다. 따질 땐 매섭게 따져야 옳다. 그러나 일단 맡겼으면 한번 믿어 보자. 우리에게도 문천상이나 우겸 같은 인물이 없으라는 법은 없다. 단심으로 믿어 주면 단심이 되고, 청백으로 믿어 주면 청백이 될 것이다.



진세근

서경대학교 문화콘텐츠학부 초빙교수

 

<원문 출처>

중앙SUNDAY http://news.joins.com/article/21740315

List of Articles
Lis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이즈미 지하루 서경대 글로벌비즈니스어학부 교수 칼럼: 요절한 남편 평생 사랑, 이중섭의 아내[이즈미 지하루 한국 블로그] file 홍보실 2022-10-07 50427

[2018 정시입학정보] 서경대학교 file

2018 수시 경쟁률 최상위...예술대학은 최고 명문으로 부상 실용과 혁신, 글로벌 기치 아래 ‘미래형 대학’ 그랜드 플랜 추진 70년 역사를 가진 서경대학교(총장 최영철)의 대표적 키워드는 실용과 혁신, 글로벌이다. 실용을 이...

학과구조 변경으로 모집단위 대폭 바뀌어-동아일보 2007. 8. 28

[대학가는 길/우리대학 이렇게 뽑아요]서경대 外 김영호 교무처장 ▼서경대▼ 학과구조 변경으로 모집단위 대폭 바뀌어 서경대는 수시 2학기에서 총 297명을 선발한다. 원서접수는 9월 7∼12일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전형별 선발인...

서경대 총장 최영철씨-조선일보2008.2.1

서경대 총장 최영철씨 서경대는 1월 31일 이사회를 열고 최영철(崔永喆·73· 사진)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을 제9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최 신임 총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장을 거쳐 ...

최재순 서경대 토목건축공학과 교수 연구팀, 포항 지진 액상화 현상 관련,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 발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받아 file

국토부 5년 전 액상화 위험지도 가지고 있는 반면, 최재순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액상화 현상 관련 데이터 업데이트하고 선행연구 계속해 와 최재순 서경대 토목건축공학과 교수 지난 11월 15일 규모 5.4의 포항 지진으로 국...

신학기 개강 후 할 수 있는 활동, 어떤 게 있나? <2> 동아리 활동 편 file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온갖 꽃들이 만개하는 봄이 시작되었다. 코로나 19로 많은 학교와 기업들이 개학 연기,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 학교도 대면 강의를 연기하고 원격 수업을 하면서 코로나 19의 ...

[2019정시] ‘졸업 후 장교임관’ 9개 대학 군사학과.. 수능 비중 ‘절대적’ file

특별전형 선발.. 면접 체력검정 인성검사도 대비 군사학 관련 학과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졸자들의 취업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등록금 혜택과 함께 졸업 즉시 장교로 임관한다는 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군 계약학과를 ...

서경대학교 공공인적자원학과, ‘공무원 배출의 산실’로 자리잡아 file

2018 공무원 시험 13명 합격…학교 및 학과 차원의 다양한 커리큘럼 제공과 각종 지원 ‘한몫’ 서경대학교 공공인적자원학과(학과장 정웅석 교수) 학생 13명이 올해 공무원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합격 직렬도 일반행정직, 법원...

서경대학교 예술교육원 모델학전공 `전국 모델과 연합 농구대회` 준우승 차지 file

‘제 6회 전국 모델과 연합 농구대회’가 서경대학교 주관, 사단법인 한국모델협회 후원으로 지난 4월 30일 서울강남구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전국 모델 관련 전공학생 600여명의 화합과 교류를 다지기 위...

[반성택 교수 시론] 4차 산업혁명 앞에 선 우리의 역사 file

반성택(한국대학신문 논설위원 / 서경대 철학과 교수) 작년 초여름부터였다. 곳곳에서 들리던 4차 산업혁명이 철학을 인간 역사와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 여기는 나에게도 프로젝트로 밀어닥쳤다. 그러면서 자료도 보고 세미나에도 ...

[정시특집/서경대] 2018 수시 경쟁률 서울 1위, 실용음악학과는 전국 최고 file

교육 인프라 확대 · 교육의 질 향상…‘미래형 대학’ 그랜드 플랜 추진 교영수업체험 전환…강의 및 수업 혁신도 미래형 실용교육 중시 대학 학교발전 모델 개발 ▲ 서경대 레코딩 스튜디오. 70년 역사를 가진 서경대학교의 ...

Today
서경광장 > 서경 TODAY
서경대학교의
새로운 소식과 이벤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