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서경대 물류유통학과 교수 칼럼:[항동에서]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볼썽사나운 해사법원 유치 주장

인천 해사법원 설치법안이 지난 4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결됐다 12일 본회의까지 통과됐다. 이제 인천이 10여 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던 인천해사법원이 눈앞에 와 있다.
그런데 요즘 이상한 일이 인천에서 일어나고 있다. 해사법원 유치를 놓고 부산과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도 아닌데 인천에서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우리 지역에 꼭 설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룬다.
정리하면 인천해사국제상사법원은 2028년 3월1일부터 임시청사에서 업무를 본다. 법관 9명에 직원까지 더하면 약 45명이 법원에 배치되어 업무를 시작한다. 위치는 아직 미정이나 2032년을 목표로 해사법원 청사를 신축한다는 것이다.
해사법원이 인천에 있어야 할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해운사 본사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고 해사 사건이 국제적 법적 분쟁이란 점을 고려했을 때 이해관계자들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적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이 최고로 적합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는 그동안 해외로 빠져나갔던 해사·국제상사 사건에 대한 국부 유출을 방지하자는 목적도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그동안 인천과 부산 어디에 두느냐를 가지고 힘 빼기를 계속했다. 결국 설치법안은 20·21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계류와 임기 만료로 처리되지 못하고 설치 법안은 소위도 넘지 못하고 폐기되고 말았다.
이제 인천과 부산 두 곳으로 결정됐다. 해사법원을 인천 어디에 둘 것이냐 논쟁하는 것보다는 전문적으로 해사사건 처리를 위한 기반 마련이 더 시급하다. 현재 국내에서 해사법 관련 정규 교육과 연구 인프라는 매우 제한적이다. 해사법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법학전문대학원과 전문 판사·변호사 역시 서울에 집중돼 있다. 인천은 이를 뒷받침할 인재 양성 기반 조성이 전무한 실정이다. 유치전보다는 인천해사법원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범적인 해사법원으로 성장 하도록 다 함께 힘을 모으는 일이 더 중요하다.
전문성을 갖춘 법관으로부터 신속 정확한 분쟁 해결로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가 제공되도록 빠르게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법조계는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해사 전문 변호사 양성을 위해 해사 관련 법과 이론 그리고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며 전문 인력 기반을 다져야 한다. 늦게 출발했지만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여 그동안 해외로 유출되었던 우리나라 사건과 외국인 간의 해사사건도 유치하여 국부창출의 기회로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지역 대학도 해사법원에 필요한 인재 양성 방안을 조성하여 해사전문가를 배출해야 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인천에 해사법원을 유치하였다. 기초단체장과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은 자기 출마지역에 해사법원 설치를 주장하며 서명운동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제 지방선거용 정치적 이슈로 몰아가지 말아야 한다. 법원행정처는 국회에서 ‘접근성을 고려해 교통 요지에 독립 청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미 피력한 바 있다. 구조적으로 1심은 해사법원에서 2심은 고등법원이 처리한다.
법조계도 사법 인프라 전반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청사 위치는 정부의 결정에 맡기고 인천지역사회는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인천 내에서 군·구의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 정부가 추진하는 로드맵에 지장을 주고 유치전 가열로 인해 청사신축이 지연된다. 아무런 이익도 없는 불필요한 유치전으로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출발도 못 해 경쟁력에서 부산에 밀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김광석 서경대학교 물류유통학과 특임교수
<원문출처>
인천일보 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7602(새 창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