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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항 서경대 광고홍보영상학과 교수 칼럼: [박재항의 소소한 통찰] '젊어 보일 수 있다'는 착각과 반감


    청춘 향한 소비자 욕구 반영되는 광고

    지나치면 오히려 브랜드에 역풍 될 수도
    

    박재항 서경대 광고홍보영상학과 교수
    
    상반기 영화계 최고 히트작인 ‘좀비딸’을 지난달 서울 신촌의 한 영화관에서 친구들과 관람했다. 뒤풀이 자리를 찾아 연세로로 오니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전인 ‘고연전(연고전)’ 응원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었다. 마침 함께 영화를 관람한 친구 셋이 모두 연세대 출신이었다. 그중 한 명이 경기장에 간다고 했다. 그즈음 다른 모임에서 만난 두 학교 졸업생 중 몇몇도 몇 해째 현장 응원에 참가한다고 했다.

    선배로서 찬조금 보내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친구들이 몇 년 전부터 나타났다. 졸업생 응원단이 구성됐고, 치어리더로 나선 친구들의 사진도 SNS에 떴다. 연세대 응원단이 주최하는 ‘아카라카’ 공연이 꽤 전통이 있고 유명한데, 작년부터 졸업생 주축의 행사를 열고 있다.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20대 친구가 냉소적으로 졸업생의 아카라카를 재학생들이 뭐라고 부르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재미있으면서도 씁쓰레한 명칭이었다. ‘틀카라카’. 틀니에서 나온 말로, 나이 먹은 이들을 비하하며 쓰는 ‘틀딱’이란 말과 궤를 같이한다. 재학생들의 ‘아카라카’는 진짜 ‘재미있다’는 의미로 ‘잼카라카’라고 한다. 말장난을 넘어 일부 졸업생에 대한 조롱 및 경멸의 기운이 풍긴다. 더 심각하게는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태도도 엿보인다.
    한국만 이런 건 아니다. ‘오케이, 부머(OK, boomer)’. 2019년 11월 뉴질랜드 의회에서 25세의 젊은 여성 의원이 한 말이다. 나이 든 의원들이 야유하자, 위의 ‘오케이 부머’라는 말로 일축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원래 영어권 국가들의 30대 이하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냉소하는 말이었다. 의회에서 주눅 들지 않으며 나이 든 이들에게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에 국경을 넘어 많은 젊은이가 열광했다.

    작년에 치른 22대 한국 국회의원 선거 당선자의 평균 연령은 뉴질랜드 의회보다 7세 많은 56.3세였다. 당선자의 평균 연령이 처음 50세를 넘은 건 약 40년 전인 1987년이고, 그 이후 계속 50대를 유지했다. 2016년의 20대 국회는 55.5세, 21대는 54.9세였다. 나이는 비슷하더라도 1987년과 지금의 국회의원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좋게 말하면 권위를 내려놓고, 부정적으로 말하자면 한없이 가벼워진다. 시사 프로그램의 예능화 첨병 역할에 정치인들이 앞장서는 양태다. ‘정치는 못생긴 자들의 쇼비즈니스’라는 말이 있다. 못생긴 걸 예전에는 권위로 가리려 했다면 이제는 유행어를 쓰거나 원색적 복장 등으로 젊게 보이려 애를 쓴다. 그 노력이 너무 과하다 보니 젊은 세대의 원래 피해의식에 피로감까지 가중하고, 심하게는 앞에서 언급한 용어에서 나타나듯 짜증과 경멸 섞인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광고계에서는 상품의 실제 소비자보다 젊은 모델을 써야 한다는 불문율 같은 게 있었다. 자신을 나이보다 젊게 생각하거나 젊음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본능적 욕구에 맞춘 것이다. 60대 이상의 ‘시니어 모델’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청춘을 표방하는 ‘영포티’ 등이 나오면서 실제 소비자에게 맞는 연령대 모델들이 등장했다. 진정성이 있다고도 할 수 있고, ‘나도 젊게 살 수 있다, 젊어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본 것과 같은 냉소적 반응을 불러 해당 브랜드에 대한 반감도 일으킬 수 있다. 과하면 그렇게 된다. 과유불급이다.
    <원문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