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창작극단 하다심’의 네 번째 연극 ‘아니 근데 진짜’ 연출 심다하 학우 인터뷰

서경대학교 ‘창작집단 하다심’의 네 번째 연극 2025 ‘아니 근데 진짜’가 7월 31일(목)부터 8월 3일 (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에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연극 ‘아니 근데 진짜’는 2022년 초연을 시작으로 이번 연극에 재연한 작품으로, 몸이 굳어버린 배우, 사랑에 빠진 조연출, 지각하는 배우, 뒷담화하는 배우, 풀리지 않는 대본까지 끝없이 발생하는 문제들이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연극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본 공연은 90분간 진행되었으며, 심다하 학우가 연출을 담당했다. 나원희, 박하윤, 이원엽, 오병곤, 장윤서, 한민우 학우가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또, 박정희, 임민영, 박은서, 김용현, 김서연, 한민우, 김나원, 최혜인, 이지용, 이예지, 한서현, 김초현, 이찬용, 서유선 학우는 이번 연극을 성황리에 무대에 올리기 위해 힘써주었다.

연극 ‘아니 근데 진짜’의 작/연출을 맡았던 심다하 학우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인터뷰: ‘아니 근데 진짜’ 작/연출 담당 심다하 학우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출전공 졸업 후, 서경대학교 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창작집단 하다심’의 연극 <아니 근데 진짜>의 연출을 맡았던 심다하입니다.
– 우선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작하고 싶습니다. ‘아니 근데 진짜‘는 어떤 작품인가요? 작품의 배경과 줄거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극 <아니 근데 진짜>는 2022년 초연을 시작으로 이번에 재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창작집단 하다심‘은 공동창작으로 작품을 창작하였습니다. 모두 함께 쓰고, 함께 만들었습니다.
본 작품은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대에 올라 대사를 하기만 하면 온 몸이 굳어버리는 배우 박란희, 일을 잘하고 싶어 사랑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사랑에 빠져버린 조연출 장서은, 매일 뒷담화를 하는 배우 금대엽, 공연 일주일 전 갑자기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배우 나진주까지. 심지어 공연 당일, 모든 것이 준비된 공연장이 폭우로 침수되기까지 합니다. 모두가 이러한 난관들을 헤쳐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갈등과 고난들, 이런 상황에서 연출 신민철은 묻습니다. “연극을 왜 하세요?”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이 만연한 지금 현 시점에서, 오히려 연극은 공동체를 말합니다. 같이 살아가고, 같이 고민하며 나아가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 특히 이번 공연을 직접 각·연출을 하시면서 애정도가 상당히 높으셨을 것 같은데, 공연을 준비하며 특히 신경썼던 부분이 있었나요?
몇가지 부분이 있는데요. 첫번째로 공동창작 과정을 구성하는 데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저희 ‘창작집단 하다심‘에서는 공동창작을 구성하며 단순히 같이 쓰는 것을 넘어 창작자들의 아이디어와 경험, 삶을 녹여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다함께 규칙을 제안하고, 즉흥극을 구성하고, 삶에서 벌어졌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이 과정을 통하여 하나의 소재나 이야기에 대해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관객들이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제시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번째로, ‘함께한다‘는 것의 가치를 관객과 공유하며 단순히 연극에 대한 이야기만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닌, 삶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연극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연극하는 사람들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편입되지 않도록 모든 사람의 삶에서 공감될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담아내려 했습니다. 공연의 시작점에서, 관객은 직접적으로 ‘관객’이라는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이는 단순히 외부에 위치한 존재로서의 관객이 아닌, 공연 속 인물들과 함께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하나의 극 중 극적 존재로 위치되는 것입니다. 공연의 흐름 속에서 관객에게는 질문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답을 관객이 스스로 내림으로써, 공연은 온전히 완성됩니다. 결국 관객은 무대 바깥에서 고립된 존재가 아닌, 극의 결말부를 완성시키는 하나의 주체로서 자리합니다.

이렇게 연극 <아니 근데 진짜>는 연극이라는 것이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것’에 의미가 있음에 대한 주제로 확장됩니다.

– 이번 공연의 전반적인 준비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 ‘창작집단 하다심‘은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에 선정되어 창업 지원금을 활용하여 공연을 제작하였습니다. AI를 활용하여 공동창작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또 작품을 창작하였습니다.
공동창작 과정을 통해 즉흥극, 연극 놀이, 규칙 수립 등의 활동을 하여 작품의 의미를 구성하고, 장면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생시키고, 끊임없이 변주가 가능하도록 장면을 구성하였습니다. 스스로 만들어낸 공동체 내에서 규칙과 목표 아래 창작과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집단을 지향하며 창작되었습니다. 예술이 가지는 가치는 인간 사회가 가졌던 가치가 소실될 때, 소실된 가치를 다시 언급하고, 구축하는 과정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연극은 단순히 감상 되는 예술품이 아니라, 창작자와 관객 모두가 직접 ‘지금 여기’에서 함께 존재하며 공감하고 움직이는 예술입니다. 그 직관적인 힘은 공동체적인 창작 구조를 통해 발생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의 인물들은 공동체 내에서 충돌하고, 포기하고 싶어하면서도 끝내 함께 질문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 공연을 준비하시면서 힘들었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공동창작으로 작품을 만들어가며 각 창작자가 가진 언어가 다를 때, 그걸 무대 위에 하나의 언어로 정렬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제안한 아이디어와 의견, 각자의 경험을 단순히 하나의 길로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진 상태로 공통의 방향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언제나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걸어가는 길은 같되, 바라보는 시선은 다면화될 수 있도록 많은 토론과 토의를 수반하여 작품을 창작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진짜‘라는 에피소드에서 배우 ‘나진주‘는 공연 일주일 전에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죽였다‘느니, ‘내가 사실, 간첩이야‘라느니 얼토당토 않은 이유들을 대며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이에 대한 결말을 구성하며 정말 많은 토론이 있었습니다. 누구는 “나진주가 공연을 하지 않는 하나의 이유가 꼭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누구는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다. 나진주는 정말 이유를 모르고, 이유같은 건 그저 설명일 뿐이다“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두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혔습니다.

거기에서 이유가 필요하다고 말한 배우가 했던 말이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아주 깊은 곳에 이유가 있다니까!!” 작품은 이유를 모르는 것으로 결론이 나지만, 그 배우의 대사는 작품 안에 녹아들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희는 작품 창작 과정을 실제로 대본 안에 넣기도 하고, 거기에서 발생한 논쟁 자체를 관객과 함게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 공연 이후, 연출가님의 계획이 궁금한데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이번 재연을 바탕으로 작품을 더 다듬어 좋은 기회를 마련하여 페스티벌, 창작 사업 등을 통해 또 다시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입니다. 연극 <아니 근데 진짜>는 무한히 변화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는, 저와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현 시대와 순간, 생각들을 반영하며 끝없이 변주될 것입니다. 그 때마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향해서 나아가는 작품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계획으로는 석사과정의 마지막 학기여서 논문을 준비 중입니다.

– 각·연출가님에게 연극 ‘아니 근데 진짜‘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나요?
‘연극, 그리고 삶‘이라는 것 위에서 우리는 ‘의미‘를 찾기 위해서 분투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순간은 정말 발생되기 어려운 기적이면서도, 이미 발생되고 있는 현존인 것 같습니다. 어느 공연 날, 제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쁘고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질문이 관객에게 주어지고, 그 답을 고민하는 관객들을 보며 즐거웠습니다. 그 특별한 순간을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아니 근데 진짜>는 저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공연을 함께한 배우, 스텝, 교수님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금은 부족하고 취약한 부분들을 함께 이해하고 나아가고 분투해주신 배우, 스탭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함께한다는 것의 가치를 믿고 그것이 의미 있음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의 시간과 노력이 연극이 되었고, 우리의 태도가 이 작품의 윤리가 되었습니다. 매번 든든한 지지와 도움을 아끼지 않고 보내주시는 교수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안전망과 도전 사이에서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덕분에 연극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람해주신 관객 여러분께 모두 감사합니다. 관객 여러분과 함께 했기에, 작품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창작집단 하다심‘은 함께 만든다는 가치와 약속을 지키며, 연극을 ‘하다‘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홍보실=장유빈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