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칼럼: [기고] 대량에서 정밀로, 개인정보 유출의 전환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이어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약 42만7000명에 달하는 회원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을 단순한 반복 사고로 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 접근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변화는 개인정보 유출의 '양'이 아니라 '성격'에 있다. 쿠팡 사례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등 기본 식별 정보가 광범위하게 노출되면서 이용자 규모 자체가 위험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듀오 사건은 규모보다 정보의 민감도에서 본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유출된 정보엔 신장·체중·혈액형, 종교, 혼인경력, 가족관계, 학력, 직장 정보 등 개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고밀도 개인정보가 포함됐다. 유출 경로 역시 차이를 보인다. 쿠팡의 경우 외부 공격이나 시스템 취약점 악용 가능성이 제기된 반면, 듀오 사건은 직원의 업무용 PC 해킹으로 내부 접근 권한이 탈취된 형태로 발생했다. 특히 보유 기간이 지난 개인정보가 삭제되지 않은 채 장기간 유지된 점은 데이터 관리가 최소 보유가 아닌 장기 축적 중심으로 운영됐음을 보여준다. 이는 의료·금융·채용 등 민감정보를 다루는 산업 전반에도 유사한 취약성이 내재해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제재 수준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듀오에 과징금 11억9700만원과 과태료 1320만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과징금을 전체 매출액의 최대 3% 범위 내에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결국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도'가 아니라 '매출 규모'가 제재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제재 수준이 제한적인 구조에서는 기업이 개인정보 보호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기보다, 사고 발생 이후 대응으로 비용을 관리하려는 유인이 작동할 수밖에 없다. 2014년 카드 3사 정보 유출 사건 이후에도 유사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이유다. 최근엔 외부 해킹보다 내부 관리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자. 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은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개인정보 최소 수집과 목적 제한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개인정보보호법(CCPA) 역시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열람과 삭제 요구권을 부여하며 기업의 데이터 통제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9월부터 '징벌적 과징금' 제도가 시행되면 중대한 위반이나 대규모 유출에 대해 과징금 상한이 매출의 3%에서 최대 10%까지 확대된다. 그러나 상한이 높아지더라도 산정 기준이 매출 중심에 머문다면, 고위험 정보 유출에 대한 제재 불균형 문제는 해소되기 어렵다. 수천만 명의 기본 정보 유출과 수십만 명의 고위험 정보 유출이 동일한 기준으로 다뤄질 순 없다. 매출 기준은 기업 규모에 따른 최소 부담 기준으로 두되, 제재 강도는 정보의 민감도와 2차 피해 가능성에 비례해 결정되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 이와 함께 보유 기간 제한, 자동 삭제, 접근 권한 최소화와 같은 기본 원칙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관리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분명하다. 개인정보 유출은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의 결과다. 제재가 위험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 반복은 불가피하다. 개인정보는 한 번 유출되면 되돌릴 수 없다. 기준은 명확하다.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얼마나 위험한가다.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장·안보전략연구소장·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yeomul@hanmail.net <원문출처> 전자신문 https://www.etnews.com/20260427000069
서경대 학우들을 위한 비교과 프로그램 총정리
서경대 학우들은 수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챙겨야 하지만, 막상 어떤 비교과 프로그램이 있는지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흩어져 있는 정보를 일일이 찾아보는 번거로움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이에, 우리 대학에서 운영 중인 주요 비교과 프로그램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했다. 자신의 관심사와 진로에 맞는 활동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AI 활용 나만의 상담 챗봇 만들기> 생성형 AI를 활용해 나만의 맞춤형 챗봇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비교과 프로그램이 CO-Working SPACE 2에서 열린다. 서경대학교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선착순 30명을 모집한다. 신청기간은 4월 13일부터 4월 29일 10시까지로, 신청은 서경포탈에서 가능하다. 프로그램은 4월 29일 수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참여 시 비교과 포인트 2포인트가 부여되며, 샌드위치와 음료가 제공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생성형 AI를 직접 활용하며 실무 감각을 익힐 수 있고, 향후 취업 준비 과정에서 관련 경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6학년도 1학기 취업연계중점대학 및 현장실습학기제 설명회> 인턴십 프로그램 설명회가 유담관 9층 Career Lab에서 열린다. 서경대학교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선착순 70명을 모집한다. 신청기간은 2026년 4월 1일부터 4월 29일 14:59분까지로, 신청은 서경포탈에서 가능하다. 프로그램은 4월 29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설명회에서는 취업연계중점대학과 현장실습학기제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참여 시 비교과 포인트 1포인트가 지급되며, 금년도 실습에 참여할 경우 매칭 가산점도 부여된다. 이번 설명회는 실질적인 취업 연계 정보를 얻고, 현장실습 기회를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6-1 E-Disc x 에니어그램 검사와 함께하는 2code 진로설계 워크숍> ‘커리어 코드분석: 나만의 진로 알고리즘 만들기’ 프로그램이 유담관 9층 Career Lab에서 진행된다. 서경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지역 청년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직무를 탐색하고 싶은 학생이나 개인별 행동 스타일에 따른 직무 매칭에 관심 있는 경우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프로그램은 이미 진행된 1~4회차와 5월 11일(5회차)과 5월 19일(6회차)에 각각 운영되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각 회차는 20명 이내로 제한되며, 신청은 회차별 진행일 1일 전까지 서경포탈을 통해 할 수 있다. 참여자에게는 프로그램 이수 시 자기계발역량 비교과 포인트 2포인트가 제공된다. 또한 진로 방향 설정과 직무 탐색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세한 특강 내용은 서경포탈 내 비교과프로그램 메뉴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자기소개서 특강] 2026-1학기 온라인 현직자 직무클래스> 현직자가 직접 들려주는 ‘직무특강’과 인사 담당자의 노하우를 담은 ‘자소서 특강’이 마련됐다. 서경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지역 청년(만 34세 이하)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실무 중심의 직무 이해와 자기소개서 작성 역량을 높이고 싶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신청은 3월 24일부터 각 클래스 시작 2일 전까지 서경포탈을 통해 가능하며, 중복 신청도 허용된다. 자소서 특강은 5월 11일과 5월 15일, 직무특강은 5월 12일, 13일, 14일에 각각 진행되며, 모든 프로그램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운영된다. 직무특강은 마케팅·MD, AI, 영업·해외영업, SW개발, 전략·기획(BM), 데이터분석 등 다양한 분야 중 원하는 직무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각 클래스별 우수 참여자 2명에게는 잇다 AI 인성검사 쿠폰이 제공되며, 프로그램 이수 시 비교과 포인트 2포인트도 지급된다. 이번 특강은 현직자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직무 이해도를 높이고, 실질적인 취업 준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대플] 2026학년도 1학기 기업 및 직무분석 가이드> 취업전략과 채용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온라인 특강이 진행된다. 기업 분석과 직무 분석 방법을 배우고 싶은 학생이나, 보다 전략적인 취업 준비 과정을 알고 싶은 경우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서경대학교 재학생과 지역 청년 모두 참여 가능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비대면으로 운영되며 ZOOM을 통해 진행된다. 전체 일정 중 1회차는 이미 마무리되었으며, 2회차는 5월 13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신청은 5월 11일 오후 4시까지 가능하다. 참여 시 비교과 포인트가 제공되며, 취업 준비에 필요한 핵심 정보와 방향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26-1 진로 탐색 원데이 워크숍 – 커리어 피팅 데이(Career Fitting Day)> 자신의 진로가 무엇인지 고민 중이거나, 전공·진로 탐색부터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설계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서경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지역 청년까지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유담관 9층 Career Lab에서 진행되며, 총 2회차 중 1회차는 이미 마무리됐다. 2회차는 5월 15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모집은 선착순 30명으로, 신청은 5월 13일 오후 11시 59분까지 가능하다. 참여자에게는 비교과 포인트 3포인트가 제공되며, 진로 방향을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로 설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문/상경 계열> 마케팅(직무) 중심 포트폴리오 전략 마케팅·IT·디자인 분야 현직자가 참여하는 ‘합격을 부르는 포트폴리오 특강’이 진행된다. 재학생은 물론 취업을 준비 중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직무별 포트폴리오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이들에게 열려 있다. 이번 특강은 비대면 실시간 강의로 운영되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총 3일간 진행되며, 5월 19일(화)에는 인문·상경 계열을 위한 포트폴리오 전략, 20일(수)에는 공학 분야의 기술 역량 구조화, 21일(목)에는 디자인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 다뤄진다. 모든 강의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 각 과정 별 하루 전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직무별 특성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을 구체적으로 익히고, 실전 취업 준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다. <"No라고 말해도 괜찮아" 대인관계 집단 프로그램> ‘나의 경계선 점검 및 경계선 세우기 연습’ 프로그램이 청운관 5층 학생상담센터에서 진행된다. 자기표현과 관계 속 경계 설정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5월 21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선착순 6명만 모집한다. 신청은 4월 13일 9시부터 5월 18일까지 가능하다. 참여 신청은 학생상담센터를 통해 할 수 있다. 역할극을 활용해 실제 상황에서 경계선을 설정하는 연습을 진행하며, 프로그램 이수 시 비교과 포인트 2포인트가 제공된다. 일상 속 관계에서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건강한 소통 방식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비교과 프로그램들은 진로 탐색부터 취업 준비, 실무 역량 강화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학생들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각 프로그램은 실질적인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방향을 구체화하고, 준비 과정을 한층 체계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관심 있는 분야와 필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참여한다면, 앞으로의 진로 설계와 취업 준비에 있어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보실=조가연 학생기자>
[서경대 카드뉴스]카피킬러·GPT 킬러 도입 안내 및 이용 방법
<홍보실=최가은 학생기자>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2026학년도 1학기 산업체 연계형 캡스톤 디자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 프로젝트 세 번째 공연 성료···작·연출 최윤지 학우 인터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가 2026학년도 1학기 산업체 연계형 캡스톤 디자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 프로젝트’의 세 번째 공연 <Blank>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4월 10일 오후 6시와 11일 오후 4시, 양일간 서경대학교 북악관 8층 북악홀에서 진행됐으며, 예매는 4월 3일(금) 정오부터 공연 당일까지 이어졌다. <Blank>는 공연예술학부 연출 전공 24기 최윤지 학우가 작·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공백’과 그 관계를 둘러싼 감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극은 ‘가족 대행 서비스’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가까운 사이일수록 전하지 못했던 감정과 말의 공백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무대에는 연기 전공 심민섭, 이상훈, 이지우, 이민석 학우가 출연해 각자의 개성과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배우들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도 섬세한 감정선과 호흡을 유지하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고, 장면마다 긴장감과 여운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결과물 발표를 넘어, 학생들이 창작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예술적 역량을 확장하는 데 의미를 더했다. 한편, 〈Blank〉의 작·연출을 맡아 공연을 기획하고 이끈 공연예술학부 연출 전공 24기 최윤지 학우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인터뷰: 〈Blank〉 작·연출 최윤지 학우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번 학습자 주도형 프로젝트 <Blank>의 작·연출을 맡은 연출 전공 24기 최윤지입니다. - <Blank>는 어떤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극 <Blank>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생긴 공백을 중심으로, 그 틈에 ‘가족 대행 서비스’가 개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야기는 아버지의 집에서 시작됩니다. 이 공간은 소파, 식탁, 냉장고 등 가족의 흔적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로 채워져 있지만, 정작 사람의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 건조한 곳입니다. 모든 것이 정리되어 있지만, 그 정돈됨이 오히려 외로움을 더욱 부각시키는 공간입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패밀리 케어 서비스’ 광고를 보게 되고, 이끌리듯 신청하게 됩니다. 이후 아들 대행과 어머니 대행이 집에 들어와 함께 식사를 하고, 생일을 챙기며, 일상의 돌봄을 제공합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가족’이라는 틀 안에 다시 위치시키며 결핍을 채워줍니다. 하지만 실제 아들과의 관계는 쉽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걱정하지만, 그 표현은 다정함보다는 의무나 확인처럼 전달됩니다. 결국 아들은 대행 가족과 아버지가 함께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 쌓여 있던 감정이 폭발합니다. 이 작품은 가족을 대체할 수 있는가를 묻기보다, 관계가 남아 있을 때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말을 했어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작품입니다. -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관계가 아직 남아 있을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완전히 포기한 관계가 아닙니다. 문제는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전달되는 방식이 계속 어긋난다는 점입니다. 아들은 현실적인 방식으로 아버지를 챙기지만, 아버지가 원했던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함께 있어주는 태도였는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아버지 역시 외로움과 서운함을 직접 표현하지 못한 채 대행 가족을 들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가까운 관계일수록 왜 표현을 미루는지, 왜 필요한 말은 하지 못하는지에 대해 묻고 싶었습니다. - 연출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가짜 가족의 자연스러운 다정함’과 ‘진짜 가족의 어색한 불편함’을 대비시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대행 가족은 아버지에게 필요한 말을 정확하게 해줍니다. 아버지가 외롭지 않게 말을 걸고, 식사를 챙기고, 생일을 축하하고, 작은 루틴까지 만들어줍니다. 그 장면들은 관객이 보기에 따뜻하고 편안하게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아버지가 왜 그 관계에 기대하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진짜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있는 장면은 일부러 조금 불편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둘은 서로를 걱정하지만, 말이 부드럽게 오가지 않습니다. 아들의 걱정은 잔소리처럼 들리고, 아버지의 침묵은 거절처럼 보입니다. 두 사람 모두 마음이 없는 게 아닌데, 표현 방식이 계속 어긋납니다. 이 대비가 선명해야 관객이 단순히 “아버지가 잘못했다” 혹은 “아들이 잘못했다”라고 판단하지 않고, 두 사람 사이에 남아 있던 감정의 복잡함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출적으로도 집이라는 공간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이 집은 가족이 살았던 공간이지만, 지금은 너무 정돈되어 있고 조용합니다. 저는 그 집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생긴 공백을 보여주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 준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나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 작품이 어느 한쪽만의 잘못으로 보이면 안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분명 아들의 자리에 다른 사람을 들입니다. 아들의 입장에서는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역시 단순히 아들을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말하지 못했던 외로움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사람입니다. 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걱정합니다. 하지만 그 걱정이 아버지에게는 다정함보다 간섭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건, 인물들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대립 장면은 감정이 크게 터지는 장면이라 조심스러웠습니다. 아들이 화를 내는 장면이지만, 그 안에는 “내가 왜 밀려났는가”라는 상처가 있어야 했고, 아버지가 소리를 지르는 장면 역시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나도 편하고 싶었다”라는 외로움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그래서 연습 과정에서 배우들과 이 인물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그 말 안에 어떤 서운함과 미안함, 애정이 섞여 있는지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단순히 싸우는 장면이 아니라, 두 사람이 처음으로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는 장면으로 접근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인물들이 쉽게 판단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관계를 붙잡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보이길 바랐습니다. - 공연을 본 관객들의 반응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가족 대행 서비스라는 설정은 낯설었는데, 결국 너무 현실적인 가족 이야기처럼 느껴졌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이 소재의 특이함만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가족 대행 서비스는 분명 낯선 장치이지만, 그 장치를 통해 드러나는 감정은 굉장히 현실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오히려 다정하게 말하지 못하는 순간, 걱정하면서도 상대를 상처 주는 방식으로 표현하게 되는 순간, 서운하지만 먼저 말하지 못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가 서비스를 해지하고, 아들에게 물 잔을 건네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는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그 장면에는 거창한 사과나 완전한 화해가 없습니다. 대신 아버지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아주 작게 태도를 바꾸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그 어색하고 투박한 행동이 오히려 두 사람 다운 해소처럼 느껴지기를 바랐습니다. -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는데,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공연이 무대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계속 장면을 고치고, 배우들과 이야기하고, “이 인물이 왜 지금 이런 말을 했을까”, “이 말이 정말 분노에서 나온 걸까, 아니면 서운함에서 나온 걸까”를 같이 고민했는데, 그 과정이 끝났다는 게 생각보다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결과물로서의 공연도 중요하지만, 그 공연에 도달하기까지 배우들과 함께 인물을 이해하고, 장면을 발견하고, 조금씩 무언가를 성취해 나가는 과정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걸 이번 작업을 통해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Blank>는 저에게 관계 안의 침묵을 들여다보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겉으로는 가족 대행 서비스라는 소재가 먼저 보이지만, 제가 더 집중하고 싶었던 것은 그 서비스가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관계의 틈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완전히 포기한 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아직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에 더 어렵고 불편한 관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작품을 더 발전시킨다면, 두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서로에게 서툴러졌는지, 어떤 말들이 생략되었고 어떤 감정들이 쌓였는지를 더 세밀하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는 원래 작품을 만들 때 인물의 선택과 윤리적 공백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어떤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그 선택이 정말 잘못이라고만 말할 수 있는지, 혹은 그 안에 이해할 수밖에 없는 외로움이나 결핍이 있는지를 계속 따라가고 싶어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아버지가 가족 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결과만 보면 비판받을 수 있지만, 저는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감정과 태도를 더 깊이 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는 이 부분을 더 발전시켜서, 관객이 단순히 “누가 잘못했다”가 아니라 “나는 관계가 아직 남아 있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를 질문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또한 연출적으로는 ‘가짜 가족이 주는 편안함’과 ‘진짜 가족이 주는 불편함’의 대비를 더 정교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대행 가족이 등장하는 장면은 너무 따뜻해서 오히려 이상하고, 진짜 아들과 아버지가 마주하는 장면은 불편하지만 그 안에 분명한 애정이 남아 있는 방식으로요. 저는 앞으로도 이런 미세한 감정의 결, 말하지 못한 마음, 관계 안에서 생기는 균열을 무대 위에서 탐구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이번 공연은 그 방향을 다시 확인하게 해준 작업이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을 함께한 배우분들, 스태프, 그리고 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이번 공연은 함께한 모든 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글을 읽고, 믿고, 무대 위에 세워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쓴 굉장히 개인적인 글을 읽어주시고, 그 안의 인물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주신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 안에서 출발한 이야기였지만, 대본을 드린 이후부터는 이 인물들이 더 이상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인물들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우분들은 저의 첫 번째 아버지, 어머니, 아들이 되어주셨습니다. 제가 글로만 상상하던 인물들이 배우분들을 통해 실제로 숨 쉬고, 밥을 먹고, 침묵하고, 화내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작품이 비로소 제 손을 떠나 무대 위에서 살아가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물들을 쉽게 판단하지 않고, 각자의 외로움과 서운함, 미안함을 끝까지 이해하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기억은 제가 앞으로 작업을 계속해나가는 동안에도 오래, 아마 평생 간직하고 살아갈 것 같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관계와 공백을 담아내는 중요한 공간이었습니다. 그 한 가정을 무대 위에 만들어내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애써주신 스태프분들이 있었기에 이 공연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무대, 조명과 소리, 공연의 흐름을 지켜준 모든 손길들이 모여서 연극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연을 지탱해 주신 스태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연습 참관해 주시고, 좋은 피드백과 말씀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작업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을 얻었습니다. 제가 확신하지 못하던 순간마다 작품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자극제가 되어주셨고, 동시에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셨습니다. 작품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에게는 정말 행복했던 순간들로 남아 있는 작업입니다. 함께한 분들은 어떠셨을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이 작품을 준비한 시간이 오래도록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제가 쓴 개인적인 이야기가 함께 읽히고, 함께 고민되고, 함께 완성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이 공연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홍보실=최가은 학생기자>
[BAVP] (1)모두 모바일 퍼스트 외쳤지만…‘진심’ 신한 SOL뱅크, ‘말로만’ iM뱅크
가장 우수한 앱과 부진한 앱에는 신한은행 앱과 iM뱅크 앱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전문은행들 앱은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BAVP(BANKING APP VALUE PERFORMANCE) 기획은 은행 앱을 줄 세우는 ‘단순 흥밋거리’를 넘어서 ‘국내 모바일 뱅킹 경쟁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옮겨가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평가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다. 7개 시중은행 앱과 3개 인터넷전문은행 앱을 비교한 결과, 인터넷전문은행 앱들이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모바일 금융 혁신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걸 고려하면 더욱 의외였다. 서경대학교 MFS(Mobile Financial Service) 연구회 소속 연구원들의 힘을 빌린 이번 조사는 예금·대출·투자·보험 등 금융상품을 한 앱 안에서 폭넓게 다루고 있는지, 조회·이체·자산관리 같은 핵심 기능을 빠르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거래 과정에서 정보 전달과 보안 장치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등을 살폈다. ‘상품·기능·장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넘어서 ‘얼마나 탁월하게 구현했는지’에 방점을 둔 것으로, 소비자 경험의 폭과 깊이를 함께 살폈다는 말이다. 업데이트와 단말기 환경에 따라 앱 경험은 달라질 수 있지만, 같은 시점(3월 27일)에 주요 은행 앱을 동일한 흐름으로 비교했다는 점에서 이 기획은 ‘현재 시장의 방향을 읽는 자료’로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기획에서 신한은행 앱(신한 SOL뱅크)은 종합 기준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신한 SOL뱅크는 편리성에서 발군의 모습을 보였고, 가독성 및 보안성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았다. 특정 기능 하나가 튀는 대신 ‘이용자가 일상에서 자주 찾는 금융 업무를 끊김 없이 잘 연결하는 구조’, 즉 생활형 금융 플랫폼 성격이 강점으로 파악됐다. 이런 움직임은 현재 은행 앱들의 대체적인 방향성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은 오는 6월 그룹 금융 계열사 통합 기능을 더 강화한 ‘뉴 슈퍼SOL’ 앱 출시를 준비 중이고, KB국민은행 앱(KB스타뱅킹)은 자연어 기반 AI 검색과 실시간 번역 기능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 앱(하나원큐) 역시 올해 2월 ‘더 빠르게, 더 맞춤형’을 목표로 새 단장을 마치고 개인화 메뉴, 검색 확대, AI 연금투자 솔루션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부진은 그래서 더 의외였다. 생활형 금융 플랫폼 기치를 이들 은행에서 먼저 내세웠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앱(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앱(케이뱅크), 토스뱅크 앱(토스)은 신속성 영역에서 여전히 강점을 보였다. 하지만 종합 평가에서는 상황이 바뀌었다. 빠른 실행이나 간결한 송금 같은 장점만으로는 상품의 폭, 서비스 통합성, 개인화, 보안 신뢰를 포함한 시중은행들의 전체 경험 설계를 이기기 어려웠다. 흥미로운 건 최근 실적만 놓고 보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다만, 그럼에도 소비자 경험에서 시중은행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장기적으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강점이라 여겨지던 플랫폼 경쟁력이 ‘이름값’ 계급장을 떼고 보니 생각보다 높지 않아서이다. 가장 부진한 성적을 받은 iM뱅크는 ▲다양성 ▲편리성 ▲신속성 ▲가독성&보안성 등 4개 대분류 평가 항목 가운데 어느 곳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유일한 은행이어서 별도로 짚을 만하다. 세부 항목 전반에서 상위권 서사를 만들지 못했고, 그 결과 종합 성적에서는 꼴찌를 기록했다.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이 줄곧 ‘앱이 곧 은행인 시대’라 주창해 왔지만, 실행력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골고루 평가 항목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신한 SOL뱅크와 이에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iM뱅크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인터넷전문은행 앱들을 보면 이번 평가는 다음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은행 앱 경쟁 주도권이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점차 멀어져 ‘잘 준비된’ 시중은행 슈퍼앱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이다. 상품 다양성과 사용 편의, 처리 속도, 보안 신뢰를 한 앱 안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묶어내느냐가 더 중요해졌고, 선명한 경쟁력을 위해서는 모든 부문에서 높은 수준의 완성도가 필요해졌다. <원문출처> 포춘코리아 https://www.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297
서경대학교 이정규 인성교양대학 교수 칼럼:참고 이겨 내는 힘이 실력이다
젊은 장병들을 만날 때 가끔 식사나 커피 값을 몰래 내주기도 한다.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젊은 군인들이 고마워서다. 일반전초(GOP)에서 복무하던 20대 군인 시절의 어느 날이 문득 생각났다. 철책부대를 방문한 육군본부 장군에게 “어깨에 빛나는 별이 부럽습니다”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분은 “내 별을 자네의 청춘과 바꿀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꾸고 싶네”라고 하셨다. 그만큼 여러분의 청춘은 소중하다. 30대 힘들었던 유학 시절을 견뎌 냈던 원동력은 군에서 몸과 마음으로 체득한 ‘참고 이겨 내는 힘’이었다. 뙤약볕이 내리쬐던 흙먼지 속에 전투복이 소금에 절여졌던 유격훈련, 공수훈련장에서 목이 쉬도록 구호를 외치며 뒹굴고 비행기에서 겁 없이 뛰어내렸던 첫 낙하산 강하, 전방의 비포장길을 밤새 행군하고 새벽에 부대에 복귀할 때 정문에서 들려오던 군악에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 이렇게 유격과 공수훈련, 행군으로 단련된 정신력과 체력이 나도 모르게 실력이 됐다. 유학 시절 책상 앞에 편안하게 앉아 공부하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힘이 매일 연구실에서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버티게 했다. 또 전역 후 풀코스 마라톤을 몇 번이고 완주할 수 있는 큰 힘이 됐다. 소중한 젊은 날 힘든 군 생활이지만 무엇을 배워 사회로 진출해 성공할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몸과 마음으로 익혀야 할 것 중 하나가 ‘참고 이겨 내는 힘’이다. 참고 이겨 낸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젊기에 더 어렵다. 불합리하고 비인간적일 때도 있기에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많다. 참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참을 인(忍)’ 자가 설명해 준다. ‘마음 심(心)’ 자 위에 ‘칼 도(刀)’가 올라가 있다. 그러나 참고 이겨 내는 자가 성공한다. 순간적인 ‘화’나 당장의 ‘만족’을 잘 참고 이겨 내 더 큰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 젊은 당신에게 꼭 필요한 실력이다. 월터 미셸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의 마시멜로 실험은 교육학·심리학 분야에서 유명하다.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1개를 주고 15분 동안 먹지 않고 잘 참으면 2개를 주기로 하고 실험자는 밖으로 나갔다.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을 때 잘 참아 2개를 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SAT 성적, 결혼·인생의 행복과 성공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는 경영학에서도 적용돼 만족 지연 능력이 주식 투자에서의 성공과 연관됐다고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손해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 안목으로 가치 투자에 성공한 그룹은 ‘만족 지연 능력’이 높은 그룹이었다. 최근 뉴스에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한 60대가 자주 매매하는 20대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다는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워런 버핏은 부자로 성공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10세 때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면서 주식 6주를 매수해 주당 5달러를 남기고 매도했으나 얼마 후 200달러로 올랐다. 그로 인해 인내심을 갖고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곧 투자의 원칙이 됐다. 그는 “금전적 성공은 천재성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른 습관의 문제”라며 “젊은 시절 올바른 습관을 기르면 여러분은 후회하거나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는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여러분이 군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매일 몸과 마음으로 배우고 익히는 ‘참고 이겨 내는 힘’은 결코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원문출처> 국방일보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60427/1/ATCE_CTGR_0050020000/view.do
유가·운임 동반 상승에 계약 리스크까지…이란 전쟁 여파에 글로벌 물류 '비상'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물류망이 흔들리고 있다. 중동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협이 확대되며 선박 통행이 급감하고, 물자 이동 전반에 차질이 발생하는 모습이다. 현재 상황은 물리적 봉쇄를 넘어선 '사실상 마비' 상태에 가깝다. 공격 가능성과 나포 위험, 보험 제한 등 복합적인 리스크로 인해 선사들이 운항을 기피하면서 항로가 열려 있어도 실제 운송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쟁 여파는 에너지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선박 연료비 부담이 커졌고, 이는 곧 해상 운임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류비 전반이 상승 압력을 받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일부 선박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장거리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운송 거리와 시간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추가 연료비와 운영비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운임 상승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비용 구조 변화는 기존 계약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이미 운임이 확정된 장기 운송 계약의 경우 급등한 연료비와 운항 비용을 반영하기 어려워 선사와 화주 모두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구간에서 '마이너스 운송'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해상 물류 차질은 항공 운송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선박 운송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서 항공 물류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항공 운임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항공 운송은 처리 물량에 한계가 있어 해상 물류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산업계 전반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와 부품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제조업 생산 차질 우려가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납기 지연과 비용 증가라는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 특히 에너지, 석유화학, 자동차 등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닌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로 보고 있다. 전쟁이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더라도 해상 운송로를 통해 전 세계 물류가 연결된 만큼, 그 여파는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물류비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선제적 리스크 대응과 운송 전략 재편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원문출처> 청년일보 https://www.youthdaily.co.kr/news/article.html?no=218102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2026 산업체 연계형 캡스톤 디자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 프로젝트 ‘PROCRUSTES’ 성황리 개최···작·연출 정수연 학우 인터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의 2026 산업체 연계형 캡스톤 디자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 프로젝트 ‘PROCRUSTES’가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공연은 4월 10일(금) 오후 8시와 11일(토)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 서경대학교 북악관 8층 스튜디오 810에서 진행됐다. 예매는 4월 3일(금) 오후 1시부터 @sku_planning, @sku_p.ject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지된 링크로 가능했다. ‘PROCRUSTE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기억을 잃은 사회부 기자 ‘언약’이 약혼자 ‘윤성’의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폐쇄된 정신병원에서 벌어진 잔인한 인체 실험과 그 이면에 감춰진 충격적인 진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뇌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기억과 감정, 배신이 얽힌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에서 관객에게 인간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성찰할 여지를 남긴다. 이번 작품은 정수연 학우가 작·연출을 맡았으며, 탁윤규, 배이지, 안다빈, 한성민, 김신비, 천서연, 이인수, 황인태 학우가 몰입감 높은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연극 ‘PROCRUSTES’의 작·연출을 맡은 정수연 학우를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비하인드와 해석을 들어보았다. □ 인터뷰: ‘PROCRUSTES’ 작·연출 공연예술학부 연출전공 4학년 정수연 학우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출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수연입니다. 2026 산업체 연계형 캡스톤 디자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 프로젝트 <PROCRUSTES>의 작·연출을 맡았습니다. - PROCRUSTES는 어떤 작품인가요? 작품의 배경과 줄거리를 소개해주세요. PROCRUSTE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자신의 집을 찾은 손님을 침대에 눕힌 뒤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나 머리를 자르고 작으면 사지를 잡아 늘여 죽이는 악당입니다. 작품이 던지는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상징적으로 담아내는 이름이라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언약은 최근의 기억을 모두 잃은 채 병원에서 깨어난 사회부 기자입니다. 동료 대현으로부터 약혼자이자 선배인 윤성의 죽음을 전해 듣고, 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과거 자신이 취재하려 했던 정신병원 관련 제보 메일과 윤성이 남긴 의문의 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언약은 윤성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기 위해 폐쇄된 정신병원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윤성의 동생 다성과 마주치며, 이곳이 단순한 병원이 아닌 불법 체류자와 고아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인체 실험을 자행하던 장소였음을 알게 됩니다. 조사를 이어가던 언약은 더욱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합니다. 자신이 어린 시절 사망한 뒤 인공 장기 이식과 기억 세뇌를 통해 재창조된 첫 번째 실험 성공체라는 사실, 그리고 대현 역시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존재로서 자신을 감시해온 관리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언약은 모든 비극을 끝내기 위해 대현의 본체를 제거하고 시스템을 파괴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윤성이 사실은 실험 기록을 차지하기 위해 언약의 기억과 감정을 이용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결국 언약은 다시 수술대 위에 오르며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이 작품은 ‘인간 존재를 구성하는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억인지, 혹은 영혼이라는 비가시적 정체성인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우리를 이루는 요소들 - 기억, 신체, 이름, 타인의 인식 –이 하나씩 흔들릴 때, 과연 어디까지를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주인공은 약혼자의 죽음과 함께 잃어버린 기억의 흔적들을 따라가며 자신이 믿어왔던 선택과 관계, 정체성마저 무너지는 경험을 합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통해 '나'가 되는 것인지, '나'를 구성하는 요소 중 무엇이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작연출을 맡으며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작품에 다양한 실험이 등장하는 만큼, 각 실험의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고 현재 공간의 위치와 규모를 관객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제시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팀 전체가 함께 고민하며 방향을 찾아가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무대적으로는 사실감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병원이 피에 잠식된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벽체에 UV 용액을 도포했고, 총기, 방독면, 수액팩, 링거 폴대, 주사기 등 소품 역시 현실감 있게 구현했습니다. 수조 영상과 환자 차트 영상 역시 실제 의료 기록물처럼 보일 수 있도록 제작했으며, 여러 레이어와 스피커 4대를 활용한 서라운드 음향으로 입체감을 더했습니다. 레이저와 조명에서는 지문 인식과 발자국, 폭발 및 사이렌, 혈흔 표현을 위한 UV 조명, LED 형광등으로 장면의 긴장감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작품 전반의 주제와 추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컨셉, 그리고 완성도를 위해 각 파트 디자이너분들께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주셨습니다. - 준비 과정에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극작 과정에서 존재론, 심신이원론, 기억의 연속성, 테세우스 배 역설 등 사상적 질문들을 바탕으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관객이 납득할 수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복합적이고 정답이 없는 개념들을 3주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하나의 해석으로 유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또 작중 액션 씬이 꽤 잦았는데, 배우들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실제처럼 보이도록 연출하는 점 역시 큰 고민이었습니다. - 공연 이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작품으로 젊은 연극제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보라아트홀에서 공연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작·연출가님에게 PROCRUSTES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요? 지금까지 열일곱 편의 학교 공연에 참여하며, 마침내 저도 졸업 공연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겨울방학 동안 스태프와 배우를 데려오기 위해 다른 프로젝트 연출들과 고군분투했던 일부터, 첫 리딩, 30분 가량의 몸 풀기 시간에 가장 진지했던 우리들, 큰일났음을 깨닫고 새벽 연습을 했던 날, 연습 대신 한강으로 도망갔던 날, 극장에 셋업된 무대와 조명 음향 영상 레이저를 함께 보고 감탄했던 순간, 반응이 좋았던 학부생 오픈 리허설, 기술 문제로 마지막 날 공연을 중단했을 때, 그러나 재공연하게 되었을 때...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든 일들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아직 연극제가 남아있어 완전히 끝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도, 왜인지 벌써부터 허전한 마음이 들고 정리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연극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사랑, 범죄, 행복, 운명적인 결정이 이루어진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주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일들이 벌어진 무대는 계속 남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함께한 배우, 스텝, 교수님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품을 준비하며, ‘삶은 여행의 일부이지만 존재마다 고유한 결을 가진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각각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공연을 위해 모였다는 사실이 때로는 힘들게도, 또 큰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초봄, PROCRUSTES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홍보실=조가연 학생기자>
서경대 교원창업 벤처기업 ㈜에이아이콘, 중기부 디딤돌 R&D 선정
서경대학교 교원창업 인공지능 기업 ㈜에이아이콘(대표이사 김대연 교수, 서경대 AI 소프트웨어전공/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디딤돌)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선정을 계기로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제작 자동화 기술의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김대연 교수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R&D 과제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 기획과 사업화 준비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에이아이콘은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콘텐츠 제작 공정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이번 과제를 통해 웹툰 제작 공정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향후 영상과 게임 등 다른 분야로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과제에는 웹툰 제작사 제이큐코믹스가 참여해 현장 데이터와 제작 노하우를 지원한다. 위탁연구기관인 서경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이미지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AI 모델 고도화와 문화기술(CT) 기반 인재 양성에 참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이아이콘 김대연 대표는 "AI 기술을 통해 반복적인 수작업 비효율을 줄이고, 창작자가 예술적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과제를 계기로 제작 공정 개선과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문출처> 조선일보 https://biz.chosun.com/industry/business_info/2026/04/23/J4SWDSVH35CMVLK6ONHCJL25EY/ <관련기사> 아이티비즈 https://www.it-b.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910 대학저널 https://dhnews.co.kr/news/view/1065571463773997 조선비즈 https://biz.chosun.com/industry/business_info/2026/04/23/J4SWDSVH35CMVLK6ONHCJL25EY/?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폴리뉴스 https://www.pol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29634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칼럼:동맹도 국익도 해칠 ‘민감정보’ 노출[포럼]
기자에게 취재원 보호는 생명선과도 같다. 이는 단순한 직업윤리를 넘어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은 때로 특종을 포기하면서까지 취재원을 지킨다. 이러한 원칙은 정보활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보기관에서 출처 보호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된다. 정보활동은 흔히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비유된다. 하지만 양자는 맞물려 있다. 정보를 수집하는 ‘창’은 휴민트(HUMINT·인간정보)와 테킨트(TECHINT·기술정보)로 나뉜다. 특히 북한과 같은 폐쇄 체제에서는 그 난도(難度)가 극단으로 높아진다. 외부 접근이 거의 차단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휴민트를 부식(扶植)하는 일은 오랜 시간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작업이다. 테킨트 또한 제한된 신호와 환경에서 고도의 기술과 정밀 분석을 요구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있다. 2008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건강 이상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던 당시, ‘스스로 양치질을 할 정도로 회복됐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외부로 흘러나왔다. 단순한 건강상태 설명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북한 내부에 접근 가능한 고급 휴민트의 존재를 시사하는 신호였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확보한 ‘창’도 단 한 번의 노출로 무력화될 수 있다. 휴민트는 출처가 드러나는 순간 정보망이 무너지고, 협력자는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테킨트 역시 신호정보 수집 방식과 감청 범위, 위성 감시 능력이 드러나면 상대는 즉시로 통신 체계를 바꾸거나 위장·기만 전술을 가동한다. 그 결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구축한 정보 자산은 순식간에 효용을 잃기 때문에 노출 여부 판단 기준은 엄격할 수밖에 없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 관련 “구성에서 90% 우라늄 농축”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이러한 원칙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미국이 이를 민감정보 유출로 규정해 정보 공유를 일부 중단하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대북 정보 유출’이라며 항의했다는 보도는 사안의 민감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및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 내용이라고 해명했지만, 여기에는 평안북도 ‘구성(龜城市)’이 적시되거나 ‘90% 농축’은 언급되지 않은 데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도 그런 보고서를 쓴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외려 확산되고 있다. 향후 대북 협상에 쓸 수 있는 비밀 카드를 미리 공개해 버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결국 정보의 경쟁력은 ‘창’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었느냐 못지않게, 그것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하고 유지하느냐에 좌우된다. 특히 한국은 테킨트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상호 신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지난 2월 개봉된 류승완 감독의 영화 ‘휴민트’는 한 정보 요원이 자신의 첩보원을 지키기 위해 생명의 위험까지 무릅쓰는 모습을 통해 정보 세계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첨단 수단이 아무리 정교해도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정보망은 무너지고, 축적된 자산은 한순간에 무력화된다. 그리고 그 여파는 단순한 정보 손실을 넘어, 동맹의 신뢰까지 뒤흔드는 치명적 파장을 일으킨다. <원문출처> 문화일보 https://www.munhwa.com/article/11584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