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주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칼럼: 2030 자산형성 사다리 놓기

요즘 2030의 삶은 팍팍하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고, 어렵게 일을 시작해도 월세와 대출이자를 내고 나면 손에 남는 돈이 많지 않다. 이전 세대에게 자연스러운 생애과정이던 결혼과 출산, 육아도 이제는 하나하나 큰 경제적 결심이 필요한 일이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정부는 지난 8월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청년의 일자리부터 자산형성, 주거, 혼인과 출산·양육까지 생애주기에 맞춘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청년에게는 미래를 위해 모을 수 있는 여력, 모은 돈을 자산으로 키울 수 있는 디딤돌, 그리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일과 돌봄을 함께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청년의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2030은 우리 경제의 생산과 소비를 이끌고 다음 세대를 만들어갈 중심 세대다. 이들이 오늘을 버티면서도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청년 개인에 대한 지원이자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재무상담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단순히 금융상품을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찾아 자산형성부터 결혼·출산·육아까지 생애과정 전반을 함께 설계하는 상담이 필요하다. 이번 호에서는 2030의 삶과 재무설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주요 제도와 상담 활용법을 살펴본다.
모을 수 있게 돕는다 ㅡ 청년미래적금
자산형성의 출발은 잘 모으는 것이다. 특히 청년에게는 한정된 소득 중 일부를 미래를 위해 꾸준히 떼어놓는 일종의 ‘강제저축’ 장치가 도움이 된다. 여기에 일정한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저축을 지속할 동력도 커진다. 청년미래적금은 청년이 꾸준히 돈을 모으도록 유도하면서 정부가 기여금을 보태 첫 목돈 마련을 돕는 대표적인 청년 자산형성 지원 제도다.
올해 6월 출시된 이 상품은 만 19~34세 청년이 3년 동안 매월 최대 50만 원을 자유롭게 납입하면 정부가 납입액의 6% 또는 12%를 기여금으로 보태준다. 월 50만 원씩 3년을 납입하면 본인이 모은 돈만 1,800만 원, 여기에 정부기여금과 이자가 더해지면 제법 든든한 첫 목돈을 만들 수 있다(이자소득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내년에는 지원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2027년 정부안에 따르면 일반형의 개인 및 가구의 소득요건을 폐지해 가입대상을 모든 청년으로 넓히고(정부기여율 6%는 유지), 우대형의 정부기여율은 현재 12%에서 15%로 높인다. 지방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청년에게는 기여율을 25%까지 높이는 별도의 우대 트랙도 신설할 계획이다. 청년이 자산을 형성하도록 돕는 동시에 지방 중소기업의 청년 인력 확보와 장기근속까지 유도하려는 취지다. 또 우대형 기여율 확대는 올해 가입자에게도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 이자 제외 금액이며, 이자소득은 비과세임. 2027년 정부안 기준으로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음. 우대형은 일정 소득요건을 충족하는 중소기업 재직자·신규 취업자 및 소상공인 대상임
2027년 정부안대로 일반형의 소득요건이 폐지되면, 만 19~34세 청년이라면 소득과 관계없이 매월 최대 50만 원을 모으면서 정부 지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 지원을 동력 삼아 ‘강제저축’의 습관을 만들고, 이를 첫 목돈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2030 청년 상담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자산형성 수단이다.
모은 돈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ㅡ 생산적금융 ISA
청년미래적금으로 첫 목돈을 만드는 것이 자산형성의 시작이라면, 그다음 과제는 모은 돈을 어떻게 키워갈 것인가이다. 저축만으로는 자산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목돈이 마련된 뒤에는 장기투자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이때 눈여겨볼 제도가 2027년 도입 예정인 생산적금융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다.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국내 자산에 장기투자하는 전용 계좌인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국내 상장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해외 지수 추종 ETF 제외), 국민성장펀드 등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을 한도 없이 전액 비과세한다. 연간 2,000만 원, 총 2억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만 15~34세 청년 가운데 총급여 7,500만 원(종합소득금액 6,3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납입액의 10%(연 85만 원 한도)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이 청년에게 특히 의미 있는 부분은 청년미래적금과의 연계다. 청년미래적금, 청년도약계좌 등의 만기자금을 생산적금융 ISA에 일시납할 수 있도록 하여 3년간 모은 목돈이 곧바로 비과세 장기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산형성의 사다리를 연결한 셈이다.
청년 상담에서도 이 연결을 처음부터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청년미래적금의 만기를 최종 목표로 삼기보다 ‘3년간 강제저축으로 목돈 만들기 → 만기자금을 ISA로 옮겨 투자하여 자산 키우기’까지 하나의 자산형성 계획으로 설계하는 것이다. 어렵게 만든 목돈을 소비해 버리는 대신, 이렇게 자산을 키워보는 경험은 앞으로 이어질 긴 자산형성 여정의 든든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결혼과 출산 앞에서 주저하지 않게 돕는다
모으고 키우는 자산형성의 사다리가 놓였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청년이 결혼과 출산 앞에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주저하지 않도록 돕는 일이다. 청년에게 결혼과 출산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한 번에 들어가는 큰돈 때문만은 아니다. 결혼으로 달라지는 각종 지원 조건, 출산과 육아로 인한 소득 감소, 일과 돌봄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이 결혼, 출산, 양육을 따로 떼어 보지 않고 하나의 생애과정으로 연결해 지원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혼 단계에서는 우선 경제적 부담을 직접 덜어주는 지원이 신설된다. 2027년 1월 이후 혼인신고를 한 부부에게 소득과 관계없이 생애 한 번 100만 원의 혼인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결혼이 오히려 주거 계획에 불리하게 작용하던 이른바 ‘결혼 페널티’도 완화된다. 그동안 정책대출은 혼인 후 부부 합산소득을 기준으로 심사해, 결혼 전에는 각각 소득요건을 충족하던 두 사람이 혼인신고 후에는 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해 10월부터 기존 신혼부부 합산소득 기준에 더해, 부부 중 한 명이 일반가구 소득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정책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가구 소득기준은 보금자리론 연 7,000만 원, 디딤돌대출 6,000만 원, 버팀목대출 5,000만 원 이하다.
출산과 양육 단계의 지원은 더 커진다. 2027년 7월부터 기존 첫만남이용권과 부모급여 등을 개편한 ‘아이맞이지원금’이 도입된다. 첫째 1,000만 원, 둘째 1,200만 원, 셋째 이상은 1,500만 원을 출생 후 1년 동안 네 차례에 나눠 지급하며, 지방우대지역은 각각 50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의 지원도 강화된다. ‘아동기본수당’을 도입해 월 20만 원, 지방우대지역은 월 30만 원을 지급하고, 0~1세 아동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하면 월 3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지급연령은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에는 13세 미만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여기에 아이 몫의 자산형성도 지원한다. 출생부터 만 18세까지 부모와 정부가 함께 자녀 명의 펀드에 적립·투자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가 내년 하반기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 지원 규모는 가구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화된다.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는 부모 납입 여부와 관계없이 연 120만 원을 지원받고, 중위소득 50~100% 가구는 부모가 연 50만 원을 넣으면 정부가 100만 원을(1:2), 중위소득 100~150% 가구는 부모 100만 원에 정부가 100만 원을(1:1) 매칭한다. 중위소득 150%를 넘는 가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 아이맞이지원금과 아동기본수당 개편안은 2027년 정부 예산안 기준이며, 지급 대상과 기준은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음
일과 돌봄을 함께 이어갈 수 있게 돕는다
일과 돌봄을 병행하기 위한 제도도 한층 촘촘해졌다. 올해 8월 20일부터는 자녀의 방학이나 질병·사고로 인한 입원 등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이 생겼을 때 연 1회, 1주 또는 2주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단기 육아휴직이 도입되었다. 9월 18일부터는 이른바 ‘배우자 지원 3종 세트’도 시행되었다. 임신 중인 배우자에게 유산·조산 등의 위험이 있는 경우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 배우자 출산휴가는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로 확대되어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배우자가 유산·사산한 경우에는 5일 범위의 별도 휴가도 신설되었다.
오는 11월 27일부터는 연간 6일의 난임치료휴가 중 유급 기간도 기존 2일에서 4일로 늘어난다. 이러한 변화는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한 부담을 한 사람에게 집중시키지 않고, 부부가 함께 일과 돌봄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모으고, 키우고, 가정을 꾸리고, 일과 돌봄을 이어가는 과정은 따로 떨어진 일이 아니다. 흩어진 제도를 청년의 생애과정 위에서 하나로 연결해주는 것, 그것이 지금 2030을 만나는 재무상담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원문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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