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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 MFS] 두 개의 앱으로 완성한 디지털 금융 경험, TD Bank의 투앱 전략

서경대학교 MFS(Mobile Financial Service) 연구회는 금융정보공학과 서기수 교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연구모임으로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핀테크시장의 흐름과 동향파악을 통해서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핀테크 시장의 핵심 분야인 모바일 금융서비스에 대해서 로보어드바이저, 주식, 대출, 뱅킹, 지급결제, 중국 및 제3국가들의 모바일 앱 등 서비스 종류와 지역별로 분석해서 정리한 콘텐츠를 본 조세금융신문을 통해서 공유하고자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분야별 앱이나 회사를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의 과정과 주요 서비스와 회원가입 절차 및 메인화면의 구성 등을 분석했으며 관련 분야의 국내 경쟁 앱이나 회사도 함께 정리했다.

MFS 연구회 강상윤 연구원

Ⅰ. 서론: 캐나다인이 한 달에 22번 여는 은행 앱

 

캐나다에서 은행 앱은 하루에도 몇 번씩 열리는 생활 필수 앱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캐나다 최대 은행 중 하나인 TD Bank의 모바일 앱 ‘TD Canada’다. TD는 2026년 J.D. Power 캐나다 모바일뱅킹 앱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캐나다 5대 은행 가운데 모바일 활성 사용자 수 1위 자리를 12년째 지키고 있다.

 

2025 회계연도 기준 캐나다 내 모바일 고객은 880만 명, 연간 앱 접속은 20억 회를 넘었으며 고객 1인당 월평균 22회 앱을 열었다. 캐나다 인구가 약 4,10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캐나다인의 금융 일상을 지배하는 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TD의 정식 명칭은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The Toronto-Dominion Bank)으로, 1855년 설립된 Bank of Toronto와 1869년 설립된 Dominion Bank가 1955년 합병하며 탄생했다. 현재 북미 자산 기준 6위 은행으로 총자산 2.1조 캐나다달러, 전 세계 고객 2,810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캐나다 소매금융은 TD Canada Trust 브랜드로 운영된다. 초록색 로고와 함께 캐나다 어느 도시를 가도 가장 흔하게 마주치는 은행이기도 하다.

TD Bank 로고 (출처: TD Bank Group 공식 홈페이지)
▲ TD Bank 로고 (출처: TD Bank Group 공식 홈페이지)

 

필자가 TD를 분석 대상으로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밴쿠버에서 14개월간 생활하며 TD를 주거래 은행으로 직접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특정 기능이 아니라 TD의 독특한 앱 구조였다.

 

TD는 모든 것을 하나의 앱에 담는 국내식 ‘슈퍼앱’ 전략 대신, 은행 업무는 TD Canada 앱에서, 소비분석은 TD MySpend라는 별도의 컴패니언(Companion) 앱에서 처리하도록 역할을 분리해 두었다. 본 글에서는 이 ‘투앱(Two-App) 전략’을 중심으로 두 앱을 각각 분석하고, 국내 금융 앱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하고자 한다.

 

Ⅱ. TD Canada: ‘은행 업무’에만 집중한 본체 앱

 

TD Canada 앱을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계좌 목록과 잔액뿐이다. 광고 배너도, 쇼핑 탭도, 만보기도 없다. 하단 메뉴는 계좌(Accounts), 이체(Transfers), 입금(Deposit), 결제(Pay Bills) 등 은행 본연의 업무로만 구성된다. 화려하지 않은 대신, 사용자가 은행 앱을 여는 목적인 ‘잔액 확인과 돈 보내기’까지의 동선이 극단적으로 짧다.

TD Canada 앱 메인(계좌) 화면 (출처: 본인 TD Canada 앱)
▲ TD Canada 앱 메인(계좌) 화면 (출처: 본인 TD Canada 앱)

① 캐나다 송금 문화의 표준, Interac e-Transfer

TD Canada 앱의 핵심 기능은 캐나다 은행 공동 송금망인 Interac e-Transfer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이메일 주소나 전화번호만으로 송금할 수 있으며, 캐나다에서는 월세 납부부터 친구 간 더치페이까지 개인 간 송금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필자 역시 밴쿠버 생활 중 월세와 생활비 정산 대부분을 e-Transfer로 처리했는데, 한국의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별도 핀테크 앱 없이도 은행 앱 하나로 간편송금이 완결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Interac e-Transfer 송금 화면 (출처: 본인 TD Canada 앱)
▲ Interac e-Transfer 송금 화면 (출처: 본인 TD Canada 앱)

 

② 수표를 카메라로 입금하는 Mobile Cheque Deposit

여전히 수표(Cheque) 문화가 남아 있는 북미에서는 급여나 환급금을 종이 수표로 받는 일이 흔하다. TD Canada 앱은 수표 앞, 뒷면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만으로 입금을 완료하는 모바일 수표 입금 기능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접할 일이 없는 기능이지만, 지점 방문 없이 수표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 생활자에게는 체감 효용이 매우 큰 기능이다.

 

③ 신용점수 조회와 투자 연계

TD Canada 앱은 신용점수(Credit Score) 무료 조회 기능을 제공하며, 최근 1년간 고객들이 앱에서 생성한 신용점수 리포트만 1,500만 건에 달한다. 또한 간편투자 앱 TD Easy Trade와 연동되어 예금과 투자 자산을 함께 조회할 수 있다. 다만 투자·보험 등은 별도 앱과 역할을 나누고 있어, 뱅킹 앱 자체는 끝까지 가볍게 유지된다는 원칙이 일관되게 지켜진다.

 

한 가지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은 계좌 유지 수수료다. 캐나다 은행들은 입출금 계좌에 월 단위 수수료를 부과하며, TD 역시 플랜에 따라 월 수수료가 발생하고 일정 잔액을 유지해야 면제된다. 무료 계좌가 당연한 한국과 달리, 캐나다에서는 ‘은행 서비스는 유료’라는 인식이 기본값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Ⅲ. TD MySpend: 소비분석을 위해 존재하는 ‘두 번째 앱’

 

TD의 진짜 차별점은 여기서 시작된다. 국내 은행 앱들이 소비분석 기능을 앱 안의 하위 메뉴로 넣어두는 것과 달리, TD는 소비분석에 아예 독립된 앱 하나를 통째로 내어주었다. TD Canada 앱과 자동으로 연동되는 컴패니언 앱 TD MySpend는 계좌·카드 거래내역을 실시간으로 받아와 오직 ‘내 소비를 보여주는 일’만 수행한다. 이 앱에서는 이체도, 결제도 할 수 없다. 순수하게 소비 인지(認知)를 위한 앱이다.

TD MySpend 화면의 Spending Insights Meter (출처: 본인TD MySpend 앱)
▲ TD MySpend 화면의 Spending Insights Meter (출처: 본인TD MySpend 앱)

MySpend의 기능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실시간 거래 알림이다. 카드를 긁는 순간 푸시 알림으로 지출이 표시되어 소비를 즉각적으로 인지하게 만든다. 둘째, 자동 카테고리 분류다. 모든 거래가 식비, 교통, 쇼핑 등으로 자동 분류되며 사용자는 거래를 필요(Needs)와 욕구(Wants)로 나누어 관리할 수도 있다.

 

셋째, 홈 화면의 소비 미터(Spending Insights Meter)다. 이번 달 지출이 나의 평소 월평균 지출과 비교해 많은지 적은지를 게이지 하나로 보여주는 기능으로, 예산을 직접 설정하지 않아도 ‘평소의 나’가 기준선이 된다는 점이 영리하다.

 

넷째, 위시리스트(Wish List) 저축 목표다. 목표 금액을 설정하면 과거 저축 습관을 바탕으로 목표 달성 시점을 예측해 준다. 이 외에도 매일 아침 원하는 시간대에 전날 소비 요약을 받아보는 데일리 다이제스트(Daily Digest) 기능이 있다.

TD MySpend의 카테고리별 지출 분석 화면 (출처: 본인 TD MySpend 앱)
▲ TD MySpend의 카테고리별 지출 분석 화면 (출처: 본인 TD MySpend 앱)
투앱 전략의 의도는 명확하다. 뱅킹 앱은 거래를 위해 짧게 들어왔다 나가는 공간으로, 소비분석 앱은 내 돈의 흐름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공간으로 분리한 것이다. 기능을 한 앱에 쌓아 올리는 대신, 사용 맥락이 다른 두 경험을 물리적으로 나눈 설계다. 덕분에 TD Canada 앱은 12년째 캐나다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은행 앱이면서도 여전히 ‘가장 단순한 축’에 속하는 앱으로 남을 수 있었다.
 
Ⅳ. 직접 써본 TD: 장점과 한계
 
-장점: 기능이 적어서 오히려 빠르다

14개월간 사용하며 체감한 TD의 가장 큰 장점은 역설적이게도 ‘기능이 적다’는 것이었다. 앱을 여는 순간 잔액이 보이고, 세 번의 터치 안에 송금이 끝난다. 이벤트 팝업이나 상품 광고가 사용 동선을 가로막는 일도 없다. 여기에 MySpend의 실시간 알림이 결합되면, 별도의 가계부 앱 없이도 소비 습관이 자연스럽게 관리된다. 지출 직후 울리는 알림과 평소 대비 소비 게이지는 ‘이번 달에 너무 썼다’는 감각을 숫자가 아닌 직관으로 전달해 준다.

 

-한계: 유료 계좌, 그리고 두 앱을 오가는 번거로움

한계도 분명하다. 첫째, 앞서 언급한 월 계좌 유지 수수료는 무료 뱅킹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진입 장벽이다. 둘째, 투앱 구조의 이면인 번거로움이다. 소비 내역을 보다가 이체를 하려면 앱을 갈아타야 하고, 두 앱을 모두 설치하고 관리해야 한다.

 

셋째, 최근 MySpend 앱은 서비스 불안정과 함께 일부 기능이 TD Canada 본앱으로 통합되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실제로 앱스토어 리뷰에서는 접속 시 본앱으로 리디렉션된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별도 앱을 유지·보수하는 비용이 투앱 전략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Ⅴ. 결론: ‘다 되는 앱’과 ‘잘 되는 앱’ 사이에서

 

국내 은행 앱들은 슈퍼앱 경쟁 속에서 배달, 쇼핑, 알뜰폰까지 끌어안으며 ‘다 되는 앱’을 지향해 왔다. 반면 TD는 은행 앱이 잘해야 할 일을 둘로 정의하고, 각각에 최적화된 그릇을 따로 만들었다. 은행 업무는 빠르게 끝내는 것이 미덕이고, 소비분석은 천천히 들여다보는 것이 미덕이라는, 사용 맥락에 대한 통찰이 구조 자체에 반영된 것이다.

 

물론 MySpend 기능이 본앱으로 통합되는 최근 흐름을 보면, 투앱이라는 형식 자체가 정답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TD가 소비분석이라는 기능에 부여한 ‘지위’다. 국내 은행 앱에도 소비분석 기능은 대부분 존재하지만, 수많은 메뉴 사이 어딘가에 묻혀 있어 존재조차 모르는 사용자가 많다. TD는 같은 기능에 독립된 앱을 내어줄 만큼의 무게를 실었고, 그 결과 소비분석은 ‘있는 기능’이 아니라 ‘쓰는 기능’이 되었다.

 

국내 금융 앱에 주는 시사점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경쟁력은 기능의 개수가 아니라, 핵심 기능까지 도달하는 동선의 설계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담은 앱과 하나를 확실히 해내는 앱 중 사용자가 매달 22번씩 다시 여는 쪽은 후자였다. 기능을 더하는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국내 은행 앱들이 참고해야 할 것은 TD가 무엇을 ‘넣었는가’ 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냈는가’ 일 것이다.

 

[참고 자료]

1. TD Stories, “TD Ranks #1 in Customer Satisfaction with Mobile Banking Apps in JD Power 2026 Canada Study” (2026.06.04) — https://stories.td.com/ca/en/news/2026-06-04-td-ranks-231-in-customer-satisfaction-with-mobile-banking-app(새 창 열림)

2. TD Stories, “TD earns top spot in JD Power banking rankings in Canada” (2026.07) — https://stories.td.com/ca/en/article/td-mobile-app-jd-power(새 창 열림)

3. TD Canada, “Ways to Bank | TD MySpend” — https://www.td.com/ca/en/personal-banking/solutions/ways-to-bank/td-myspend(새 창 열림)

4. TD Canada, “How to navigate the TD MySpend app” — https://www.td.com/ca/en/personal-banking/how-to/td-app/navigate-td-myspend(새 창 열림)

5. TD Bank Group, 2025 Annual Report — https://www.td.com/ca/en/about-td/for-investors(새 창 열림)

 

<원문출처>

조세금융신문  https://www.tfmedia.co.kr/news/article.html?no=206415(새 창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