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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주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칼럼: ISA와 연금계좌 활용 전략, 계좌 선택이 수익률을 바꾼다

투자를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무엇에 투자할 것인가’이다.

 

물론 좋은 상품을 고르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같은 상품에 투자해 같은 수익률을 거두더라도,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계좌에서 투자했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애써 만든 수익을 세금으로부터 지켜내는 일이다.

 

이제 투자자에게 필요한 질문은 하나 더 늘었다. ‘무엇에 투자할 것인가’에 더해 ‘어디에 담아 투자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 직장인이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절세계좌가 있다. ISA와 연금계좌다.

 

두 계좌는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목적에 맞게 활용하면 자산 형성과 노후 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이번 호에서는 직장인이 알아두면 좋은 ISA와 연금계좌의 특징과 활용법을 설명한다.

 

ISA

절세와 투자를 현명하게

 

먼저 중기 자산 형성을 위한 대표적인 절세계좌로 ISA(Individual Savings Account)가 있다.ISA는 하나의 계좌 안에서 예금, 펀드,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절세 지갑’이다.

 

일반 계좌에서는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15.4%)이 부과되지만, ISA에서는 일정 수익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초과 수익에 대해서도 낮은 세율(9.9%)로 분리과세된다.

 

ISA의 또 다른 장점은 손익통산이다. 일반 계좌에서는 투자 상품별로 세금을 계산하지만, ISA는 계좌 안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 순이익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예를 들어 A상품에서 이익이 나고 B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했다면 실제 벌어들인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는 뜻이다.

 

다만 손익통산이 계좌 안의 모든 손익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통산의 대상은 ‘과세되는 소득’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해외 주식형 펀드나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의 매매차익, 채권과 예금의 이자, ELS의 수익 등은 모두 과세 대상 소득이므로 이익과 손실이 서로 상계된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와 ETF의 매매차익은 애초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소득, 즉 ‘과세 제외’ 대상이다. 과세되지 않는 소득이니 여기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상품의 이익과 통산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상장 주식에 직접 투자한 경우는 조금 특별하다. 국내 주식의 매매차익 역시 과세 제외 대상이므로 이익은 통산에 합산되지 않는다. 반면 매매에서 발생한 손실은 예외적으로 다른 상품의 이익에서 차감해 준다.

 

이익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으면서 손실은 세금을 줄이는 데 쓸 수 있으니, 투자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인 셈이다. 같은 ‘국내 주식 손실’이라도 직접 투자는 통산되고 펀드와 ETF는 통산되지 않는다는 점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ISA에는 어떤 상품을 담는 것이 좋을까? 핵심은 ‘전략적 배치’다. 절세계좌의 효과는 원래 세금 부담이 큰 상품을 담을 때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형 ETF는 일반 계좌에서도 매매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으므로, ISA에 담아도 절세 효과가 크지 않다. 반면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는 일반

 

계좌라면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15.4%의 세금이 부과된다. 이런 상품을 ISA에 담으면 손익통산과 비과세, 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느 계좌에 담느냐에 따라 손에 쥐는 금액이 달라지는 것이다.

 

ISA는 3년 주기로 굴리는 ‘순환 전략’까지 가능하다. 의무가입기간 3년이 지나 ISA를 해지하면서 그 자금을 연금계좌로 이체하면, 이체 금액의 10%(최대 300만원)를 연말정산에서 추가로 세액공제받을 수 있다. 연금계좌의 연간 세액공제 한도(연 900만원)와는 별도로 주어지는 혜택이다.

 

그리고 ISA는 해지 후 다시 가입할 수 있으므로, 새 ISA를 개설해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3년마다 ‘ISA에서 절세하며 목돈을 만들고,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겨 세액공제를 한 번 더 받고, 새 ISA로 다시 시작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ISA는 어떤 자산을 담을지, 만기자금을 어디로 연결할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전략적 ‘투자 계좌’다. ISA를 중기 자산 형성의 출발점으로 활용하고, 이후 연금계좌와 연계해 노후자금 마련까지 이어간다면 절세와 투자를 함께 실천하는 효과적인 자산 관리 전략이 될 수 있다.

 

연금계좌

은퇴자산을 키우는 장기적 공식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대표적인 절세계좌로는 연금계좌가 있다. 연금계좌는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아우르는 말로, ‘납입 시 세액공제, 운용 중 과세이연, 연금 수령 시 저율과세 혜택’을 통해 노후자금 마련과 절세를 동시에 지원하는 대표적인 장기 자산 관리 계좌이다.

 

연금계좌의 첫 번째 혜택은 납입 단계에서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이다. 연금저축은 연 600만원까지, IRP를 포함하면 최대 연 900만원까지 납입금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인 경우 16.5%, 이를 초과하는 경우 13.2%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총급여 8,000만원인 직장인이 연금계좌에 900만원을 납입하면 연말정산에서 118만 8천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장기적인 노후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현재의 세금 부담까지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혜택은 운용 단계에서의 과세이연 효과이다. 일반 계좌에서는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면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연금계좌에서는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바로 과세하지 않고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미뤄준다.

 

당장 납부하지 않은 세금까지 함께 운용되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세 번째 혜택은 연금 수령 단계에서의 저율과세 적용이다.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그동안 발생한 운용 수익과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에 대해 이자·배당소득세(15.4%)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의 연금소득세(3.3~5.5%)가 적용된다.

 

이처럼 연금계좌는 납입, 운용, 그리고 받을 때까지 세제 혜택이 이어지는 장기 자산 관리 계좌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연금계좌에는 어떤 상품을 담는 것이 좋을까? 기본 원리는 ISA와 같다. 일반 계좌에서 세금 부담이 큰 상품을 우선적으로 배치할 때 절세 효과가 커진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이다. 일반 계좌에서는 해외 ETF의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세금이 부과되지만, 연금계좌에서는 운용 과정에서 과세하지 않고 연금 수령 시점까지 이연된다.

 

당장 세금으로 빠져나갈 돈까지 함께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수 있다.

 

반면 국내 주식형 ETF는 일반 계좌에서도 매매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절세 효과만 놓고 보면 연금계좌에 우선적으로 담을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동일한 투자 자산이라면 세금 부담이 큰 해외 ETF나 배당형 상품 등을 연금계좌에 먼저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연금계좌 운용의 목적은 단순히 세금을 줄이는 데만 있지 않다. 연금계좌는 수십 년 동안 은퇴자산을 만들어가는 장기투자 계좌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자신의 투자 성향과 목표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절세 효과를 고려해 자산을 배치하되,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균형 있게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연금 운용은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연금계좌는 단기 자금 운용이 아니라 노후 준비를 목적으로 한 장기 계좌라는 점이다.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과 운용 수익을 55세 이전에 중도인출하면 기타소득세(16.5%)가 부과되어 그동안 받은 세제 혜택의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몇 년 안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자금은 ISA에, 은퇴 이후를 위한 장기 자금은 연금계좌에 담는 식으로 돈의 사용 시기에 따라 계좌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ISA와 연금계좌는 서로 경쟁하는 상품이 아니라 함께 활용할 때 효과가 커지는 절세계좌이다. ISA로 중기 자산을 형성하고,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이전해 추가 세액공제까지 활용한다면 현재의 자산 형성과 미래의 노후 준비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원문출처>

고려아연 사보 2026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