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규열 경영학부 교수: [전규열 칼럼] "기준금리 3%대 시간문제"...더 늦기 전에 금리 리스크 관리해야
반도체 초호황 덕에 성장 자신감 얻은 한은, ‘물가·환율’ 잡기 올인
겉으론 성장하지만 속으론 타들어 가는 취약 차주와 변동금리 대출자들
정부의 돈 풀기와 한은의 돈 조이기… 엇박자 정책 속 해법 마련 시급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3년 6개월 만에 통화 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완전히 전환한 것이다.
수치만 보면 미세한 조정이지만,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는 금리 인상이 곧바로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대출 1억 원 기준으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는 약 25만 원 늘어난다. 3억 원이면 75만 원, 5억 원이면 125만 원이다. 이미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고,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경우 8%대 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이 부담이 일회성이 아니라 누적된다는 점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영향은 더 크다. 가계대출 규모를 감안할 때 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이자 부담은 약 3조 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그만큼 소비 여력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며, 내수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는 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유지하고 있고, 생활물가는 약 3.4%까지 올라 체감 부담이 크다.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통화 긴축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둘째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에 근접하면서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이는 다시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금리를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금융안정이다. 수도권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가계대출 증가 흐름도 확대되고 있다. 금리 인상은 과도한 대출과 자산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신호로 볼 수 있다.
성장 여건도 영향을 미쳤다. ‘호황의 역설’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가 3%대 성장을 자신할 만큼 좋아졌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지니 한국은행도 ‘성장’보다는 ‘물가 안정’과 ‘환율 방어’에 집중할 여력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갖는 한계도 존재한다. 금리 인상의 부담은 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정책 금리 격차는 1.25%포인트에서 1% 포인트로 줄어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 압력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반면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가계와 취약 차주에게 부담이 가중된다. 이자 부담 증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자영업과 내수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정책 간 엇박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확장 재정을 통해 경기를 보완하려 하고,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방향이 엇갈릴 경우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또한 환율, 에너지 가격 등 외부 요인에 따른 물가 상승은 금리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통화정책의 효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향후 금리 경로도 부담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3.25~3.5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수준 자체가 한 단계 올라가는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결국 이번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그 후유증 또한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후 대응이다. 취약 차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가계의 금리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재정과 통화 정책 간 조율을 통해 정책 효과를 높여야 한다.
금리 인상은 더 이상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0.25%포인트의 변화가 가계의 소비와 삶의 질을 바꾸는 현실이 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금리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준비다.

전규열
경영학 박사
폴리뉴스 부사장 겸 편집국장
국회 입법지원위원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공감신문, 뉴시안 대표이사(전)
<저서>이것만 알면 경제 인싸 외 다수
<원문출처>
폴리뉴스 https://www.pol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7342(새 창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