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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규열 경영학부 교수: [전규열 칼럼] 금리 인상 시작되나...반도체 호황 속 가려진 서민 경제

수출은 웃고 내수는 울고…K자형 경제 심화
가계부채·고금리 충격, 정책 공조가 해법
‘지금이 타이밍’ 한은 판단…취약계층 보호가 관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8일 서울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매달 통장에 찍히는 대출 이자에 한숨을 쉬는 직장인,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주부, 매출 감소를 걱정하는 자영업자의 목소리가 일상이 됐다.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채권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7월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긴축 복귀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이후 일관되게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과거 한은이 신중한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해 왔다면, 신 총재는 보다 선제적이고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해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히며 강한 정책 신호를 시장에 전달했다. BIS 시절 연구를 인용해 “인플레이션 대응은 늦는 것보다 과감한 대응이 낫다”고 강조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금리 인상 필요성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우선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를 웃돌며 한은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한은 역시 올해 물가 전망치를 2.2%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중동 리스크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 안팎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이는 다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실제 수입물가지수는 8개월 연속 상승세다.

 

반면 경기 측면에서는 금리 인상을 감내할 여력이 생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은 2.6% 수준으로 예상되며, OECD와 IMF 역시 같은 수준으로 전망치를 올렸다.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통화 긴축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

문제는 이런 ‘거시지표의 개선’이 모든 경제 주체에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며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금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주택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이른바 ‘빚투’ 현상도 재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 가계대출 증가 폭은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미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6%를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경우 최종 금리는 3.25~3.5%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가계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나고,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자영업과 내수 경기가 먼저 타격을 받는 구조다.

 

현재 한국 경제는 ‘반도체 중심 성장’이라는 착시 속에 있다. 수출 대기업은 호황을 누리지만, 건설·내수·자영업 부문은 여전히 부진하다. 고용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내수 기반 고용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출이 경제를 지탱하는 동안, 체력이 약한 부문부터 흔들리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 인상은 물가와 금융 불균형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정책 효과는 통상 1년 이상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지금의 금리 인상 충격은 내년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사이 취약계층이 먼저 버티지 못할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통화정책과 함께 정부의 보완 정책이 필수적이다. 금리 인상 기조는 유지하되, 고금리 부담을 직접적으로 받는 계층에 대한 ‘핀셋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금융당국이 고위험 투자상품을 점검하고, 취약 투자자 보호에 나선 것은 긍정적 신호다. 과도한 투기 자금을 억제하고 실물경제로 자금 흐름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하며,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증시 호조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나며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아울러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불법 금융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현장 중심 대응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내수 부진을 완화하기 위해 일자리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결국 고금리 환경을 버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안정적인 소득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 인상이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민생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지는 정책 조합에 달려 있다. 통화 긴축과 재정·금융 지원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금리 인상의 효과는 경제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규열
경영학 박사
폴리뉴스 편집국장 겸 부사장
국회입법지원위원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자문위원(전)
공감신문, 뉴시안 대표이사(전)
<저서>이것만 알면 경제인싸 외 다수

 

<원문출처>

폴리뉴스 https://www.pol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6763(새 창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