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2026 통합형 공연예술 창의융합 인재양성 프로그램 정기공연 성료···연출 유지영 학우 인터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의 2026년도 통합형 공연예술 창의융합 인재양성 프로그램 첫 번째 정기공연 <로베르토 쥬코>가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공연은 5월 13일(수)부터 16일(토)까지 4일간 서경대학교 북악관 8층 북악홀에서 진행됐으며, 평일 오후 7시와 토요일 오후 3시에 관객들과 만났다. 예매는 5월 6일(수) 오후 12시부터 @sku_planning, @sku_p.ject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지된 링크로 가능했
<로베르토 쥬코>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으로 규정할 수 없는 존재를 통해 인간 본성과 사회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파편화된 15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극은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벗어나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을 교차시키며 전개된다. 작품은 친부 살해 후 탈옥한 ‘쥬코’가 방황 속에서 여러 인물들과 얽히며 폭력과 혼란을 반복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끝내 감옥 지붕 위에서 태양을 바라본 채 투신하는 결말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이번 작품은 유지영 학우가 연출을 맡았으며, 남민석, 김대윤, 김유림, 신우창, 전민석, 이은빈, 황주영, 김세린, 김예진, 민병규, 정승웅, 김민주, 지시현, 전형원, 김서하, 원빈, 정윤진, 최주혁, 조예진, 박민수, 이보열, 정윤혁, 조민채, 최지후 학우가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극 <로베르토 쥬코>의 연출을 맡은 유지영 학우를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비하인드를 들어보았다.
□ 인터뷰: <로베르토 쥬코> 연출 공연예술학부 연출전공 4학년 유지영 학우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출 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유지영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공연예술학부 2026년도 통합형 공연예술 창의융합 인재양성 프로그램 정기공연 <Roberto Zucco(로베르토 쥬코)>의 연출을 맡았습니다.
– 먼저, 로베르토 쥬코라는 작품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작품의 배경과 함께 줄거리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프랑스의 천재 극작가 베르나르-마리 콜테스의 유작인 <로베르토 쥬코>는, 실존했던 연쇄살인마인 ‘로베르토 수코’에게서 영감을 받아 쓰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자가 선도 악도 아닌, 규정될 수 없는 하나의 신화적 인물로 승화되는 방식을 파편화된 15장의 장면들을 통해 제시합니다. 작중 ‘로베르토 쥬코’를 제외한 모든 인물은 본인의 이름이 아닌 ‘여자아이’, ‘부인’ 등 익명으로 불리며, 작품은 전통적인 서사구조를 거부하고 다층적인 각도에서 모든 인물들을 조명하며 전개됩니다.
작품은 친부 살해로 감옥에 수감된 쥬코가 현대적인 철책들을 통과하여 탈옥에 성공하게 되면서 시작합니다. 집으로 돌아간 쥬코는 자신을 막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여자아이의 순결을 앗아간 뒤 형사 또한 살해합니다. 이후 쥬코는 감시망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살리거나 죽이며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게 됩니다. 그러나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던 쁘띠 시카고에서 여자아이와 재회한 쥬코는 다시 감옥에 수감되고, 감옥의 지붕 위에서 탈옥을 외치다 태양을 바라보며 투신하며 마무리됩니다.
–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이 작품을 통해 쥬코가 휩쓸고 간 뒤 남은 자들의 실존적 불안과, 지극히 개인적이기에 의도가 불분명한 선택들, 그리고 절대 우리가 될 수 없는 익명 뒤에 숨은 타자들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작품 속 쥬코의 행적은 이성적인 사고로는 이해 불가능하며, 그의 무동기적인 범죄는 방향성이 묘연하기에 그를 더욱 신화적 인물로 접근하게 합니다. 그러나 작품은 쥬코라는 가해자에게 범죄의 서사를 부여하고 그를 영웅화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통해 매일같이 다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온전한 자아 혹은 욕망을 간직하는 것이 얼마나 하찮고 불합리한 것인지, 그렇기에 얼마나 필사적인지를 탐구하는 것을 중심으로 두었습니다. 각 인물의 충동에 관여하는 심리적 요인인 내면세계를 메인 테마로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긍정이나 부정의 평가가 불가능한 영역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내고자 하였습니다.
– 연출을 맡으며 특히 중점적으로 고민하거나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천재 극작가의 유작인 만큼, 굉장히 어렵고 난해한 작품이었기에, 감각적이고 설득력 있게 장면들을 풀어가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각 장별 컨셉과 미장센에 차별점을 두었지만, 이 모든 장면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결과적으로 관객분들께서 이 작품을 그저 보는 것이 아닌 오감을 활용하여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어려움이나 고민이 있었을까요?
모든 장면을 고민했지만, 특히나 18명의 배우뿐 아니라 6명의 앙상블까지 24명의 배우를 무대 위에 올리고, 미학적으로 가치 있는 그림들을 만들어내는 것에 많이 힘을 썼던 것 같습니다. 무대 위는 배우들만으로 채워지지 않고, 무대미술, 조명, 음향, 영상 등 다양한 테크니션들을 통해 종합적으로 완성되기에, 연습실 안에서 무대 위에 있을 그림들을 상상했고, 극장에 가서는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하여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만큼의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께서 힘썼던 그림들을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공연을 통해 연출가님 본인에게도 새롭게 남은 감정이나 변화가 있었나요?
이전 작품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프로젝트 <North Tell Gia>에서 작·연출로 호평을 받았는데, 이 기대에 부응하는 게 약간의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도 연출적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아닌 압박감이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공연을 올렸을 뿐 아니라, 학생으로, 하나의 인간으로 성장한 프로덕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연습실 안에서 저와 함께 석 달을 동고동락하며 함께 성장한 배우들과 연출부, 그리고 SM에게 크나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공연을 마친 지금, 앞으로의 활동이나 계획도 궁금합니다.
좋은 기회로 예비예술인 지원사업에서 작연출의 기회를 얻어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입니다. 세 개의 전시와 하나의 공연을 연결하는 형식의 프로젝트인데,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방식의 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규모가 큰 사업인 만큼 부담도 있지만, 믿고 맡겨주신 만큼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 졸업하고자 합니다.
– 연출가님께 로베르토 쥬코는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게 될 것 같나요?
굉장히 큰 규모의 프로덕션이었던 만큼, 많은 배우분과 스태프분들이 함께해주셔서 더 특별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외부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규모의 작품을 학교라는 환경 안에서 안전하게 시도하고 완성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제가 1학년이었던 시절부터 교수님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학교생활에서 친구보다 동료를 만들라 한 말이 가장 깊게 다가왔던 작품이었습니다. 졸업 이후에도 공연을 계속하고 싶지만, 공연예술이 종합예술인 만큼 혼자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장르이기에, 이번 프로덕션을 통해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행복하게 공연하며 앞으로 저와 공연을 함께 할 분들을 많이 만난 작품인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 배우, 스태프, 그리고 지도 교수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어려운 대본을 바탕으로 극을 올리는 것 같은데 이번에도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이 부족하고 미숙했을 텐데 믿고 따라와 준 스물네 분의 배우분들, 너무나 사랑스러운 우리 연출부와 SM, 무대팀, 조명팀, 음향팀, 영상팀, 기획팀, 의상팀, 분장팀, 연기 스태프/크루 분들에게 가장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이승복 교수님, 임선희 교수님, 힘든 순간마다 곁에서 큰 힘이 되어주신 심다하 조교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끝까지 자신을 잃지 않고, 스스로를 향해 나아가는 한 해를 보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홍보실=조가연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