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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2026 산업체 연계형 캡스톤 디자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 프로젝트 ‘PROCRUSTES’ 성황리 개최···작·연출 정수연 학우 인터뷰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의 2026 산업체 연계형 캡스톤 디자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 프로젝트 ‘PROCRUSTES’가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공연은 4월 10일(금) 오후 8시와 11일(토)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 서경대학교 북악관 8층 스튜디오 810에서 진행됐다. 예매는 4월 3일(금) 오후 1시부터 @sku_planning, @sku_p.ject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지된 링크로 가능했다.

 

‘PROCRUSTE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기억을 잃은 사회부 기자 ‘언약’이 약혼자 ‘윤성’의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폐쇄된 정신병원에서 벌어진 잔인한 인체 실험과 그 이면에 감춰진 충격적인 진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뇌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기억과 감정, 배신이 얽힌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에서 관객에게 인간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성찰할 여지를 남긴다.

이번 작품은 정수연 학우가 작·연출을 맡았으며, 탁윤규, 배이지, 안다빈, 한성민, 김신비, 천서연, 이인수, 황인태 학우가 몰입감 높은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연극 ‘PROCRUSTES’의 작·연출을 맡은 정수연 학우를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비하인드와 해석을 들어보았다.

 

□ 인터뷰: ‘PROCRUSTES’ 작·연출 공연예술학부 연출전공 4학년 정수연 학우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경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출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수연입니다. 2026 산업체 연계형 캡스톤 디자인 학습자 주도형 창작 프로젝트 <PROCRUSTES>의 작·연출을 맡았습니다.

 

– PROCRUSTES는 어떤 작품인가요? 작품의 배경과 줄거리를 소개해주세요.

PROCRUSTE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자신의 집을 찾은 손님을 침대에 눕힌 뒤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나 머리를 자르고 작으면 사지를 잡아 늘여 죽이는 악당입니다. 작품이 던지는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상징적으로 담아내는 이름이라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언약은 최근의 기억을 모두 잃은 채 병원에서 깨어난 사회부 기자입니다. 동료 대현으로부터 약혼자이자 선배인 윤성의 죽음을 전해 듣고, 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과거 자신이 취재하려 했던 정신병원 관련 제보 메일과 윤성이 남긴 의문의 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언약은 윤성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기 위해 폐쇄된 정신병원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윤성의 동생 다성과 마주치며, 이곳이 단순한 병원이 아닌 불법 체류자와 고아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인체 실험을 자행하던 장소였음을 알게 됩니다.

조사를 이어가던 언약은 더욱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합니다. 자신이 어린 시절 사망한 뒤 인공 장기 이식과 기억 세뇌를 통해 재창조된 첫 번째 실험 성공체라는 사실, 그리고 대현 역시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존재로서 자신을 감시해온 관리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언약은 모든 비극을 끝내기 위해 대현의 본체를 제거하고 시스템을 파괴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윤성이 사실은 실험 기록을 차지하기 위해 언약의 기억과 감정을 이용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결국 언약은 다시 수술대 위에 오르며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이 작품은 ‘인간 존재를 구성하는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억인지, 혹은 영혼이라는 비가시적 정체성인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우리를 이루는 요소들 – 기억, 신체, 이름, 타인의 인식 –이 하나씩 흔들릴 때, 과연 어디까지를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주인공은 약혼자의 죽음과 함께 잃어버린 기억의 흔적들을 따라가며 자신이 믿어왔던 선택과 관계, 정체성마저 무너지는 경험을 합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통해 ‘나’가 되는 것인지, ‘나’를 구성하는 요소 중 무엇이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작연출을 맡으며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작품에 다양한 실험이 등장하는 만큼, 각 실험의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고 현재 공간의 위치와 규모를 관객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제시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팀 전체가 함께 고민하며 방향을 찾아가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무대적으로는 사실감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병원이 피에 잠식된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벽체에 UV 용액을 도포했고, 총기, 방독면, 수액팩, 링거 폴대, 주사기 등 소품 역시 현실감 있게 구현했습니다. 수조 영상과 환자 차트 영상 역시 실제 의료 기록물처럼 보일 수 있도록 제작했으며, 여러 레이어와 스피커 4대를 활용한 서라운드 음향으로 입체감을 더했습니다. 레이저와 조명에서는 지문 인식과 발자국, 폭발 및 사이렌, 혈흔 표현을 위한 UV 조명, LED 형광등으로 장면의 긴장감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작품 전반의 주제와 추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컨셉, 그리고 완성도를 위해 각 파트 디자이너분들께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주셨습니다.

– 준비 과정에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극작 과정에서 존재론, 심신이원론, 기억의 연속성, 테세우스 배 역설 등 사상적 질문들을 바탕으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관객이 납득할 수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복합적이고 정답이 없는 개념들을 3주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하나의 해석으로 유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또 작중 액션 씬이 꽤 잦았는데, 배우들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실제처럼 보이도록 연출하는 점 역시 큰 고민이었습니다.

 

– 공연 이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번 작품으로 젊은 연극제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보라아트홀에서 공연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작·연출가님에게 PROCRUSTES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요?

지금까지 열일곱 편의 학교 공연에 참여하며, 마침내 저도 졸업 공연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겨울방학 동안 스태프와 배우를 데려오기 위해 다른 프로젝트 연출들과 고군분투했던 일부터, 첫 리딩, 30분 가량의 몸 풀기 시간에 가장 진지했던 우리들, 큰일났음을 깨닫고 새벽 연습을 했던 날, 연습 대신 한강으로 도망갔던 날, 극장에 셋업된 무대와 조명 음향 영상 레이저를 함께 보고 감탄했던 순간, 반응이 좋았던 학부생 오픈 리허설, 기술 문제로 마지막 날 공연을 중단했을 때, 그러나 재공연하게 되었을 때…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든 일들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아직 연극제가 남아있어 완전히 끝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도, 왜인지 벌써부터 허전한 마음이 들고 정리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연극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사랑, 범죄, 행복, 운명적인 결정이 이루어진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주는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일들이 벌어진 무대는 계속 남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함께한 배우, 스텝, 교수님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품을 준비하며, ‘삶은 여행의 일부이지만 존재마다 고유한 결을 가진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각각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공연을 위해 모였다는 사실이 때로는 힘들게도, 또 큰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초봄, PROCRUSTES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홍보실=조가연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