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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가요”…‘고물가’ 속 교회 아침식탁, 청년 마음 녹인다

성천교회 ‘모닝 브레드’ 사역 가보니
성복중앙교회 아침 식사 지원도 있어
‘모닝 브레드’ 봉사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성천교회 카페에서 손가락 하트를 보이고 있다.
‘모닝 브레드’ 봉사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성천교회 카페에서 손가락 하트를 보이고 있다.

고물가로 한 끼 식사조차 부담이 되는 시대, 교회가 청년들의 아침을 책임지며 조건 없는 환대로 응원에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교회에서 준비하는 식탁의 따뜻함이 취업 한파와 진로 고민 등으로 얼어붙은 지역 청년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지난 16일 새벽 서울 성북구 성천교회(선정규 목사) 1층.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하게 빵을 구운 냄새가 공간을 채웠다. 식탁 위에는 수프와 스크램블드 에그, 식빵, 시리얼과 과일, 커피와 음료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등교하기 전에 들른 대학생들은 각자 접시에 음식을 담아 자리에 앉았다. 학생들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대전화로 기사를 확인하며 음식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봉사자들의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를 뒤로한 채 학교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교회가 운영하는 ‘모닝 브레드’ 풍경이다.

 

성천교회는 매 학기 화요일과 목요일에 무료 아침 식사를 나누고 있다. 하루 평균 40명 안팎의 대학생들이 찾고, 봉사자 10여명이 이른 시간부터 준비에 나선다. 인근 대학과 가까운 입지를 고려해 2019년부터 시작된 이 사역은 청년들과 유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곳에서 만난 서경대 컴퓨터공학과 재학생 도윤재(23)씨는 “지난달부터 매번 오고 있다”며 “북적북적한 분위기도 좋고, 밥도 맛있고, 무료라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점심은 시간 맞추기 어렵고 저녁은 피곤해 거를 때가 있어 아침밖에 못 먹는 경우가 많다”며 “여기서 아침을 해결하니까 하루가 훨씬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사역을 이끄는 선정규 목사는 “요즘 청년들은 스펙을 많이 쌓아도 취업이 쉽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며 “이 사역이 작은 응원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타지에 나간 우리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환대와 대접을 받는다면 부모들의 마음도 좋지 않겠느냐”며 “그 마음으로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유학생 아셀 우테바이씨가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성천교회 카페에서 식사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아셀 우테바이씨가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성천교회 카페에서 식사하고 있다.

교회는 이 사역을 전도의 도구로 삼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선 목사는 “식사를 제공한다고 해서 교회 나오라고 말하지는 말자고 늘 강조한다”며 “순수하게 청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 사역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고민도 필요하다. 교회 측은 대학 학사 일정에 따라 이용 인원이 크게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 음식 준비량을 조절하고 있다. 또 사역 초기에는 이용자가 적어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 목사는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알려지지 않아 학생들이 적게 오기도 한다”며 “지속해서 운영해야 입소문이 나고 자리를 잡는다”고 조언했다.

 

봉사팀장 홍희란(48) 집사는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안부를 나누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오랜 기간 찾은 학생들이 ‘1학년 때 왔는데 벌써 4학년이 됐다’고 메시지를 남겼을 때 가장 큰 의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따뜻한 아침 식탁을 내어주는 교회는 더 있다. 서울 성복중앙교회(길성운 목사)는 평일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지역 청년과 유학생을 위해 무료 아침 식사 사역을 펼치고 있다. 교회는 매일 3~4가지 반찬과 과일, 국 등을 준비한다. 식사 봉사는 ‘만나팀’이 맡아 순번제로 운영된다. 봉사자 6~7명은 매일 새벽 5시부터 모여 식사를 준비한다.

 

교회는 경제적 부담을 갖는 대학생과 유학생들의 아침 식사를 돕기 위해 시작했다. 김희정(64) 권사는 새벽 만나 사역 초창기부터 함께한 봉사자다. 그는 3년 전부터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매일 새벽 3시에 기상해 새벽기도가 끝나면 식사를 준비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씨 뿌리는 사람’이라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김 권사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벽에 일어나 이곳을 찾는 청년들이 내 자식처럼 반갑고 기특해 이 사역을 멈출 수가 없다”며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성복중앙교회 새벽만나 봉사자들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성복중앙교회 새벽만나 봉사자들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원문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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