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규열 경영학부 교수: [전규열 칼럼] 3년 2개월 만의 美 금리 인상...연준이 다시 돈줄을 죄는 이유는?
단발성 금리인상이 아닌 만큼 ‘고금리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기존 연 3.7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단행된 인상으로 연준이 1년 만에 다시 통화 긴축 기조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번 회의에서는 의결권을 가진 12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한 후 처음 단행한 금리 조정이 인하가 아닌 인상이 되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정치적 부담을 무릅쓴 채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연준이 다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끈적한 물가(Sticky Inflation)’ 때문이다. 최근 이란 전쟁 격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공급 측면의 물가를 다시 자극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4% 상승하고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오르는 등 물가 둔화(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주춤해졌다. 이에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3.7%로 상향 조정했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물가 잡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8월 비농업 일자리가 16만 2,000개 늘어나 시장 예상치를 대폭 상회하고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1.2% 증가하는 등 미국 경제의 소비와 고용 지표는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3%로 올리고 실업률 전망치는 4.3%에서 4.1%로 낮추며, 경제가 고금리를 버텨낼 체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는 전망을 제출한 18명 중 16명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위원들의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4.1%로 제시되어, 연내 10월이나 12월 FOMC 회의에서 한 차례 더 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워시 의장은 정책 경로를 사전에 제시하지 않는다는 소신에 따라 점도표 제출에 참여하지 않았다.
미 연준의 긴축 전환은 우리 금융시장과 가계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미 금리 격차 확대와 환율 불안이다.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 7월과 8월 연속 인상을 거쳐 연 3.00%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미 연준의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0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5.04%까지 치솟는 등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세를 보였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100.45로 0.9% 뛰었다. 넓어진 금리 격차와 강달러 현상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자극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시중금리 상승과 대출 이자도 부담이다.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반영해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예상 범위 상단이 3.80~4.20%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이에 연동되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주택담보대출 및 신용대출)도 동반 상승해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을 가중하게 된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부담이다. 국제유가 불안과 글로벌 고금리 환경 속에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역시 통화긴축 기조를 쉽게 완화하기 어려운 만큼, 오는 11월 및 내년 2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동시에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가계와 개인 투자자 모두 ‘위험 관리’를 최우선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 중이라면 금리 상방 압력에 대비해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여유 자금이 생길 때 원금을 우선 상환해 이자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환율과 시장 금리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이므로 과도한 대출(레버리지)을 활용한 투자는 자제하고, 현금 흐름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보수적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은 단발성이 아닌 물가 안정을 향한 긴축 장기화의 신호탄일 수 있다. 우리 가계와 기업 모두 ‘고금리의 장기화’라는 현실에 맞서 더욱 단단한 재무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전규열
경영학 박사
폴리뉴스 부사장 겸 편집국장
국회입법지원위원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중소벤처부 자문위원(전)
공감신문, 뉴시안 대표이사(전)
<저서>이것만 알면 경제인싸 외 다수
<원문출처>
폴리뉴스 https://www.pol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3361(새 창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