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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 MFS] 일본을 지배하는 라쿠텐 경제권

커머스 생태계 결합형 모바일 뱅킹의 성과와 한계

◆ 서론

현대의 모바일 금융서비스는 단순 계좌 조회 및 이체를 넘어 쇼핑, 통신, 투자와 결제를 모두 아우르는 ‘슈퍼 앱(Super App)’ 형태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1위인 라쿠텐 은행(Rakuten Bank)은 거대한 커머스 생태계인 라쿠텐 경제권의 핵심 금융 허브 역할을 수행하며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독보적으로 선도하고 있습니다.

Rakuten Bank 로고 [출처=Rakuten Bank 공식 홈페이지]
▲ Rakuten Bank 로고

 

현금 선호도가 높았던 일본 시장에서 디지털 결제 및 모바일 뱅킹의 대중화를 이끈 핵심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라쿠텐 은행의 성장 과정과 실제 앱 사용자 경험에서 드러나는 명암을 분석하는 것은 한국 모바일 금융 앱의 현재와 미래를 보는 데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 본론

성장 배경과 특징

 

라쿠텐 은행 앱의 폭발적 성장은 철저하게 ‘라쿠텐 에코시스템(Rakuten Ecosystem)’이라는 모기업의 통합 플랫폼 전략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라쿠텐은 이커머스(라쿠텐 이치바), 통신(라쿠텐 모바일), 핀테크(카드, 증권, 은행)를 하나의 ID 체계로 묶어냈습니다. 특히 은행 앱은 이 거대한 생태계의 ‘결제 및 자금 관리 허브’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사용자가 라쿠텐 은행 계좌를 급여 계좌로 지정하거나 라쿠텐 카드 결제 계좌로 연동하면,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 혜택과 더불어 라쿠텐 쇼핑 시 포인트 적립률이 배수로 뛰는 ‘해피 프로그램(Happy Program)’을 도입했습니다. 즉, ‘금융 거래의 혜택’을 ‘실생활 쇼핑의 할인’으로 직결시킨 것이 고객들을 자사 앱으로 끌어들인 가장 큰 성장 배경입니다. 이외에도 라쿠텐 증권과의 실시간 자금 연동, 라쿠텐 페이 결제, 스포츠 복권 구매, 메신저 기반 송금 등 다양한 비금융 기능을 포괄합니다.

 

강점과 단점

 

라쿠텐 은행 앱은 기본적인 뱅킹 기능을 넘어 그룹사 서비스 연계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예적금 조회 및 이체는 물론, 글로벌 메신저 앱인 ‘Viber’와 연동한 간편 송금, 앱 내 스포츠 토토(복권) 구매, 라쿠텐 증권과의 실시간 자금 연동(머니 브릿지) 등을 지원합니다.

 

라쿠텐 뱅크 앱의 가장 큰 강점은 ‘포인트의 금융 자산화’입니다. 앱 내에서 라쿠텐 포인트를 송금 수수료로 지불하거나, 외화 예금, 투자 상품 매수에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포인트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했습니다. 이러한 포인트를 단순한 보상이 아닌 현금성 자산으로 다루고, 연계 혜택과 다른 금융서비스를 빠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최상단에 직관적으로 배치하였습니다.

 

또한 보안 측면에서도 생체 인식 로그인과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앱 내부에 통합하여 별도의 보안 매체 없이 안전하게 거래하면서도 보안 과정에서의 신속함을 챙겼습니다.

 

단점 및 사용자들이 느끼는 문제점은 생태계 연계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발생하는 UI/UX의 복잡성입니다. 앱 메인 화면에 라쿠텐 그룹의 다른 서비스(카드, 보험, 모바일 등)로 유도하는 배너 광고와 메뉴가 지나치게 많아, 직관적인 송금이나 계좌 조회라는 은행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때 수많은 마케팅 요소 사이에서 원하는 메뉴를 찾아야 하는 불편함과 시간 소요가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라쿠텐 쇼핑이나 포인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게는 앱이 복잡하고 산만하게 느껴집니다.

라쿠텐 뱅크의 메인화면, 포인트 결제, 고객 등급제, 복권·Viber 송금 등의 특수 기능과 그룹사 교차 판매 등 다양한 기능이 담겨 있다. [출처=라쿠텐 은행 앱 화면]
▲ 라쿠텐 뱅크의 메인화면, 포인트 결제, 고객 등급제, 복권·Viber 송금 등의 특수 기능과 그룹사 교차 판매 등 다양한 기능이 담겨 있다.
 

국내 앱과의 비교

 

국내 앱인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 및 토스(Toss)와 강한 유사성을 띱니다. 강력한 이커머스 쇼핑 멤버십과 연계하여 포인트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는 네이버의 생태계 확장 전략과 매우 흡사합니다. 또한 앱 내에서 특정 미션을 통해 포인트를 얻거나 자산을 관리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요소를 적극 도입한 점은 토스의 ‘만보기/포인트 받기’ 기능과 유사합니다.

 

차이점이라면 국내 IT기업의 앱들은 간편결제에서 출발해 제휴를 통해 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한 반면, 라쿠텐 은행은 정식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기반으로 커머스 생태계의 자금 흐름을 직접 통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결론

라쿠텐 은행 앱은 강력한 포인트 혜택과 그룹 생태계 결합으로 고객 확보에 성공하며 성장해왔으나 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앱이 무거워지고 사용자 경험(UX)이 파편화되는 ‘슈퍼 앱의 함정’에 빠질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메뉴를 나열하는 방식을 넘어, AI 기반의 ‘초개인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용자의 현재 맥락(쇼핑, 이체, 증권)을 AI가 파악하여, 수많은 라쿠텐 생태계 기능 중 지금 당장 필요한 기능을 맞춤형으로 띄워주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혁신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자사 생태계 안에 고객을 가두는 폐쇄적인 록인(Lock-in) 전략을 넘어, 외부 플랫폼에서도 라쿠텐 은행의 결제와 대출 기능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하는 ‘서비스형 은행’ 형태로 확장해야만 성장 한계를 돌파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쿠텐 은행의 사례는 국내 모바일 금융 시장에 매우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우선 단순한 금리 우대나 수수료 감면 수준을 넘어, 통신과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이종 산업의 포인트 및 혜택을 금융 상품과 정교하게 결합하는 보상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부분도 명확합니다. 비금융 서비스나 기능을 끌어 모으는 방식의 기능 확장은 오히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복잡하게 만들고 이용자의 시각적 피로감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국내 금융 앱들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슈퍼앱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기능을 앱 안에 담아내느냐가 아닙니다. 사용자의 일상 동선과 맥락을 정교하게 분석하여, 수많은 기능 중 고객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핵심 서비스만을 쉽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직관적인 연결성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원문출처>

조세금융신문 https://www.tfmedia.co.kr/news/article.html?no=207106(새 창 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