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칼럼: [서기수의 경제+] 금리는 아직 내려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올해 하반기 금융시장의 핵심 질문은 “언제 금리가 내려가느냐”가 아니라 “왜 금리가 생각보다 잘 내려가지 않느냐”이다.
최근까지 많은 투자자들은 물가가 둔화되고 경기가 식으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채권 가격은 상승하며, 주식시장도 유동성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번 하반기 금리 전망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다소 불편하다. 금리는 아직 내려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저물가와 양적완화의 시대가 끝났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중앙은행이 시장의 왕이었다. 경기 둔화가 나타나면 금리를 내리고, 국채를 사들이며 장기금리를 낮췄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는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고, 국채 발행도 늘어나고 있다. 중앙은행은 과거처럼 국채를 대규모로 사주는 주체가 아니라 오히려 보유 자산을 줄이는 방향에 있다.
결국 시장이 더 많은 국채를 직접 소화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장기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한다. 이것이 바로 기간프리미엄의 부활이다.
둘째, 물가의 위험이 단순한 소비자물가지수보다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가, 중동 리스크, 관세, 공급망 비용, AI 투자에 따른 전력 수요와 설비투자 확대가 동시에 작동하면 물가는 예상보다 끈질기게 버틸 수 있다.
중앙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일시적인 유가 상승 자체가 아니다. 소비자와 기업이 “앞으로도 물가는 계속 높을 것”이라고 믿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이때 기업은 가격을 선제적으로 올리고, 근로자는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한다.
그러면 서비스 물가와 임금 상승 압력이 다시 강해져 금리 인하 명분은 약해진다.
셋째, 미국 경제가 고금리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시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았고, 재정지출과 AI 중심의 설비투자는 경기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력 인프라 투자는 단순한 기술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투자 사이클로 작동하고 있다. 경기가 무너지지 않으면 연준은 서둘러 금리를 내릴 이유가 줄어든다.
결국 하반기 미국 금리는 “빠른 인하”보다 “높은 수준에서 오래 머무는” 흐름이 기본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금리도 비슷한 구조에 놓여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AI 수출 회복, 내수 개선, 재정 확대, 환율 부담, 물가 재상승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국고채 금리는 3분기와 4분기에 다시 상승하는, 이른바 ‘나이키형 경로’를 보일 수 있다. 즉 잠시 쉬었다가 다시 올라가는 모양이다.
따라서 채권 투자는 “이 정도 금리면 무조건 장기채를 사야 한다”는 접근보다 훨씬 정교해야 한다.

이러한 시장 전망에서 자산운용 전략의 핵심은 네 가지다.
첫째, 예금과 단기채, MMF, 단기 우량 회사채를 활용해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고금리 국면에서는 무리하게 위험자산 비중을 키우기보다 확정 수익과 유동성을 동시에 챙기는 전략이 유효하다.
둘째, 채권은 장기물 일괄 매수보다 2년 이하 단기 캐리와 5년물 중심의 분할매수가 바람직하다. 특히 금리가 급등하거나 물가 지표, 금통위, 미국채 매도 압력이 확인된 이후 나누어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주식은 금리 하락 수혜주보다 고금리와 구조적 성장에 동시에 견딜 수 있는 업종을 골라야 한다.
넷째, 달러와 금, 인프라 관련 자산을 일부 편입해 지정학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투자 유망 종목은 크게 네 그룹으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반도체와 AI 인프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메모리 업황, AI 서버 투자 확대의 직접 수혜주다.
둘째는 전력기기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 일렉트린은 AI 데이터센터와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의 수혜가 기대된다.
셋째는 금융·보험주다. 고금리 장기화와 밸류업 정책이 결합될 경우 KB금융, 신한지주, 삼성생명, 삼성화재 같은 대형 금융주는 배당과 자본정책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
넷째는 방산·조선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은 국방비 확대, 특수선, 에너지 운반선, 글로벌 안보 재편의 수혜 후보군이다.
다만 결론은 단순히 “주식을 사라”가 아니다. 하반기 시장은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시장이 아니라 높은 금리에 적응해야 하는 시장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공격보다 균형, 예측보다 대응, 장기채 몰빵보다 분할매수, 테마 추격보다 실적 확인을 우선해야 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 가격은 편해지겠지만, 금리가 높은 상태로 오래 머물면 실적이 없는 기업과 과도한 부채를 가진 자산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2026년 하반기의 투자 원칙은 명확하다. 현금흐름은 짧게 확보하고, 채권은 타이밍을 나누며, 주식은 AI·전력·금융·방산처럼 구조적 이익이 확인되는 분야로 압축해야 한다.
금리의 브레이크가 아직 확실히 풀리지 않았다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는 반드시 안전벨트가 필요하다.


[프로필]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
(현)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
(현)서울시민대학 사회경제분야 자문교수
(전)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
<원문출처>
조세금융신문 https://www.tfmedia.co.kr/news/article.html?no=205475(새 창 열림)